TRSㆍCT-T 놓고 치열한 쟁탈전

「우리라고 빠질소냐」.정보통신대전에 뛰어든 중견그룹들이 내던진 출사표다. 적자생존의논리가 지배하는 게 기업경영의 세계. 따라서 치열한 경쟁에서 뒤처지면 도태되는 것이 운명이다. 그 불꽃튀는 「서바이벌게임(생존게임)」의 각축장에서 크고 작은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정보통신업 진출을 활로로 택한 것이다.이들은 이익이 되기만 하면 하나의 고지를 놓고 경쟁을 벌이던 라이벌그룹과의 「오월동주」도 불사한다는 각오로 전투에 임하고 있다. 주파수공용통신(TRS) 전국사업권을 놓고 경합을 벌이는 한화그룹 및 국제전화에 참여하는 롯데그룹이 동부그룹과,개인휴대통신(PCS) 전국사업자를 노리는 데이콤이 TRS사업에 뛰어든 기아와 각각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들여오는 기술이 곧 국내의 표준”비단 국내업체들만의 제휴가 아니다. 외국업체들과의 짝짓기도 열심이다. 새로운 통신서비스의 기술기반이 거의 전무하거나 취약해외국업체들과의 기술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통신사업권을 준비하는 D사의 한 관계자는 『들여오는 기술이 곧 국내의 표준으로자리잡는다』며 『따라서 협력·제휴한 외국업체의 기술정도가 바로 사업자선정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이들이 무주공산의 주인이 되기 위해 각축을 벌이는 곳은 주파수공용통신, 국제전화, 회선임대, 발신전용무선전화(CT-2), 무선데이터통신, 무선호출 등 새로 사업권자를 선정하는 통신사업분야.특히 대그룹들이 PCS에 침을 흘리느라 다른 통신서비스에 소홀한틈을 타 중견그룹들은 나머지 분야를 놓고 군웅할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이 가운데 가장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전쟁터는 바로 「주파수공용통신」인 TRS(Trunked Radio Service). 한장의 전국사업권을 놓고 아남 동부 한진 금호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이미 기술을 보유한 외국업체들과 활발히 제휴하면서 사업권획득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동부는 에릭슨, 기아는 모토로라, 아남은 지오텍등 외국의 TRS기술보유업체들과 손을잡았다.각 지역별로 사업권을 획득하기위한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한보그룹 임광그룹 두원그룹 태일정밀 한국전자 선진 등이 수도권 지역사업권을 놓고 경합중이며 보성건설 남양건설 라인건설이 광주·전남지역사업권을 다투고 있다. 또 동아타이어 동방그룹 세방기업등이 부산·경남지역사업권을, 화성산업 대성그룹등이 대구·경북지역의 사업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북지역은 쌍방울그룹이, 제주지역은 지역건설업체인 우진건설과 세기건설이 사업참여를준비하고 있다.중견그룹과 지역연고기업들의 TRS 참여열기에 대해 일부에서는『TRS가 기업이나 단체 등을 주요 서비스대상으로 하는데다 공중전화망(PSTN)과의 접속을 허용치 않아 사업성이 그리 높지않다』는회의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참여기업들은 국내에서TRS운영경험을 쌓은 후에 동남아등 해외시장으로 진출한다는 전략을 갖고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이미 한국통신과 데이콤 등 2개 사업자가 시장경쟁을 벌이고 있는국제전화사업의 신규사업자는 경쟁이 아닌 가부심사만으로 사업자선정이 판가름나게 됐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고합 대륭 롯데 아세아 해태등 5자연합과 일진-한라연합, 동아그룹등 8개사가 대연합을 결성했기 때문이다. 이들 8개사는 한국글로벌텔레콤이라는 이름으로 국제전화서비스사를 설립키로 하고 사업권선정이란 무혈입성만을 기다리고 있다.무선데이터통신사업은 이번 사업자선정에서 PCS나 TRS 등에 비해비교적 관심이 비껴간 통신서비스이지만 시장성이 좋은 분야로 손꼽히는 사업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자료에 의하면 가입자 수가 서비스초년도인 97년에 1만2천여명에서 매년 50%씩 증가, 2004년에는1백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될 정도였다. 현재 대한무선통신 한국컴퓨터 한보그룹 진로그룹 자네트시스템 삼보컴퓨터등이 공식적인 참여를 선언했다.일반 유선전화와 이동전화시장의 틈새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되는 CT-2의 경우 한국통신과 무선호출 제2사업자 이수화학등이 참여한다. 특히 제2무선호출업자들은 기존서비스와 연계한 사업전개가쉬울 뿐더러 PCS정착까지 시간이 걸려 상당기간 휴대폰시장을 잠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도권, 한 장의 티켓을 점령하라단 한장의 티켓이 배정된 수도권무선호출사업에는 동원산업 청구대륭정밀 전방 남경그룹 남성 흥창물산 대유통상등이 참여를 준비중이다. 이들은 무선호출기보급률이 무선호출시장성장의 한계인4명당 1명꼴인 25%에 육박하고 있어 먹을 수 있는 파이의 크기는크지않지만 무선호출사업을 발판으로 정보통신사업에 진출한다는장기적인 포석으로 사업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정부의 초고속정보통신망구축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제한을 두지않아 거의 무한경쟁에 가까운 시장구조를 갖추게 될 무선회선임대사업에는 한국전력 도로공사 철도청 송유관공사 등이 참여한다.기업들의 통신사업권획득을 위한 열띤 접전과 함께 통신장비공급을둘러싼 통신장비업체들의 발걸음도 부산하다. 통신장비시장의 규모를 보면 주파수공용통신이 3천억원, 무선데이터사업이 3천억원,CT-2 3천억원 등 모두 1조원의 시장규모로 추산되고 있다.디지털TRS장비시장에 삼성전자가 에릭슨사와, LG전자는 모토로라사와, 아남산업은 지오텍사와 손을 잡고 선점경쟁을 벌이고 있다. 무선데이터사업의 경우 유니콘전자 한국컴퓨터 진우통신 에릭슨등이시스템공급에 나섰다. CT-2에는 장비와 단말기를 놓고 삼성전자,프랑스의 다소사와 손을 잡은 삼우통신, 영국의 오비텔사와 제휴한제일정밀 등이 장비공급전에 참여하고 있다.◆ 새롭게 떠오르는 통신서비스주파수공용통신1채널로 130명까지 동시통화…혼신없어흔히 교통방송통신원들의 차량용 송수신기를 생각하면 된다. 서비스방식에 있어 기존의 무전기와 비슷하지만 통화권이 기지국을 중심으로 무전기의 2km정도에 비해 TRS는 최대 50km에 이른다. 게다가 혼신이 없고 보안성이 뛰어나다는 특징이 있다.특히 제한된 주파수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즉 1개의 주파수채널로 1대 1통신은 물론 최대1백30여명까지 동시에 통화를 할 수 있는 통신서비스다. 따라서 주로 그룹통신에 이용된다. 게다가 일반 공중전화망과의 상호접속과팩시밀리·데이터전송등 비음성서비스도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는서울올림픽때 각국 보도기관을 위해 통신지원용으로 처음 도입·운영됐다.◆ 무선데이터 통신싼 설치비로 언제 어디서나 데이터 교환움직이는 도중에 무선통신으로 음성이 아닌 데이터를 주고받아야하는 경우 가장 적합한 통신서비스다. 양방향 통신서비스로 노트북컴퓨터와 이동전화의 기능을 합한 것으로 보면된다. 따라서 무선데이터통신은 저렴한 설치비로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데이터 교환및 정보검색이 가능한 첨단통신서비스다.86년 스웨덴 PTT사에 의해 처음 상용서비스로 제공됐으며 다른 선진국에서는 90년대 들어서면서 자리를 잡았을 정도로 역사가 짧은통신서비스다. 하지만 용도가 다양해 서비스가 매년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발신전용 휴대전화(CT-2)이동전화보다 싼 시설비, 싼 요금 장점CT는CordlessTelephone 즉 무선전화기를 의미한다. CT-1이라 할 수있는 기존 무선전화기의 통화가능범위가 매우 좁은데 반해 전화기로부터 반경 2백m정도에서도 통화가 가능할정도로 통화권역이 확장된 통신서비스다. 다만 원래의 CT-2는 이름 그대로 수신은 안되고발신만 가능한 이동전화다. 즉 보행자가 기지국으로부터1백~2백m이내의 장소에서 발신통화를 할 수 있는 발신전용전화로옥내이용중심의 가정용무선전화를 옥외이용까지 가능토록 발전시킨것이다. CT-2의 특징은 우선 기존 휴대폰에 비해 단말기의 기능이단순해 소형 경량이고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다는 점이다. 단말기출력이 무선전화기와 동일한 소출력방식으로 축전지수명이 긴 장점도갖고 있다. 그러나 CT-2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요금. 기존전화망에 간단히 기지국만 부착하면 서비스가 가능해 가입자당 시설비가 저렴해 저가의 통신료에 의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CT-2는 원래 영국에서 처음 상용화됐으나 뿌리를 내리지못하고 오히려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시장에서 서비스가 꽃을 피우고 있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