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최땐 7백5억 남는다"

월드컵 축구대회는 스포츠의 제전이라고 하지만 그 내면은 「돈 잔치」다. 상업성에 물든 것으로 치자면 그 또한 메월드컵?을 차지할만 하다. 98년 프랑스 대회부터는 개최국을 결정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로 아예 「상업성」을 추가해 월드컵의 성격을 더욱 극명히드러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다른 조건이 엇비슷하면 보다 많은 수입이 예상되는 나라를 대회 유치국으로 지정하겠다는 것이다.월드컵 대회에서 이처럼 「상업성」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FIFA가 처음부터 끝까지 행사 일체 및 돈 줄을 주관하고 「챙겨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FIFA 입장에서 볼 때 보다 장사가 잘 될 것으로 보이는 후보국의 손을 들어주겠다는 의도는 이해할 만하다.이 점에서 월드컵은 대회 조직위와 IOC가 수입을 결정하는 올림픽과는 큰 차이가 있다. 실상 월드컵의 LOC(Local OrganizingCommittee·대회 조직위)나 개최국의 축구협회는 조직과 운영 등모든 측면에서 FIFA의 결정과 통제에 따르도록 되어있는대리인(executive agent)일 뿐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LOC에 돌아오는 수입이 미미한 것은 결코 아니다. FIFA의 재무규정은 월드컵 대회의 순수익 가운데 30%를LOC에 배당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어 86년 멕시코 대회의 경우1천1백만달러, 90년 이탈리아 2천2백만달러, 94년 미국 2천9백만달러의 순수익을 각각 기록했다. 그 외에도 부대사업에 따른 마케팅수입이 있으며 국가 전체의 차원에서는 계량화하기 힘든 경제적 부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한 번의 월드컵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성과는 얼마나 될까. 이 계산은 다소 복잡하다.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서 생각해야하는데 우선 FIFA가 주도적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있고, 그 다음FIFA와의 「협의 아래」LOC가 마케팅 활동을 벌여 올리는 수입이있다.먼저 FIFA가 주도적으로 벌이는 사업의 수입을 분석해보면 다음과같다. 월드컵 대회의 총수입은 △매 경기 입장권 판매 수입 △TV 방영권 판매수입(FIFA) △경기장 광고권 판매수입(FIFA) 3가지다.이 가운데 입장권은 LOC가 해당국의 소득 수준이라든가 축구열기등을 감안해 가격, 좌석 등급, 국내외 배분 및 판매 등에 관한 지침을 수립한 뒤 이를 FIFA에 통보,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 때LOC는 FIFA측에 전 대회보다 높은 판매 보증금을 제시해야만 한다.또 TV 방영권 판매 및 광고사업 등 월드컵 대회와 관련된 사업의마케팅 권리 역시 FIFA가 독점적으로 소유하는데 이 권리는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이렇게 해서 들어온 총수입은 일단 FIFA의 재정에 편입됐다가①FIFA 기금(총수입의 25%) ②대회개최와 관련된 비용(총수입의9%+α) ③참가국(본선 진출국) 및 대회조직위 (LOC) 수익(순수익의각 70%, 30%)으로 분류 지출된다. (뒷면 표)◆ FIFA, 1천2백억 기금·1천9백억 순이익LOC가 벌어들이는 수입은 ①FIFA에서 받는 수입(순수익의 30%) ②대회조직위의 수익 사업에서 얻는 수입 ③기타 수입으로 구성된다(물론 개최국은 자동 본선 진출국이므로 경기를 가진 횟수에 따라별도의 배당금도 받게 된다). 수익사업은 △공식후원사업, 공식공급업체 지정, 상품화권자지정 등 휘장 사업 △조직위 운영기금 형성을 위한 매체광고 사업 △기념주화·메달·우표 등의 기념품 판매사업 △복권발행사업 △기타 기부금·금융수입 등으로 나뉘며,이 사업은 FIFA 또는 FIFA가 지정한 대리인과 협의해서 수행하게된다. 결국 이렇게 볼 때 월드컵의 수입을 좌우하는 것은 입장권을 얼마로 책정하느냐와 FIFA 및 FIFA가 지정하는 대행업체인ISL사(International Sports & Leisure)의 사업 수완에 달려있다고할 수 있다. 특히 입장권 가격은 싸게 할 경우 많은 관중을 끌어모으는 효과는 있으나 전체 수입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반면 높은가격을 책정할 경우 관중동원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양자를 조화시킬 최적의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FIFA로서는 (실무적으로는 LOC) 가장 큰 과제라고 할 수 있다.KDI(한국개발연구원)는 최근 이와 같은 조건 아래 2002 월드컵이어느 정도의 경제성이 있을 것인지를 연구,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주최국의 LOC는 총 4천15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3천3백10억원이 지출돼 7백5억원의 순 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FIFA로부터 받는 개최국 수익금은 5백97억원).이는 88 서울 올림픽때의 순수익 규모 약 5백억원보다 2백5억원이많은 금액이다. 서울 올림픽에서는 23개 종목에 9천4백여명이 출전하고 총 수입이 8천4백10억원이었던 데 반해, 월드컵은 단일 종목만으로 올림픽을 능가할 정도의 큰 사업성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또 FIFA는 4천8백28억원의 수입에 1천2백7억원의 기금 조성,1천9백91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개최국의 수익은 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 비해 3.5배, 94년 미국 월드컵에 비해 2.6배 가량 더 늘어난 것이다.KDI의 계산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평균 입장요금(2등급기준)은 약 6만 1천원으로 계산하고 예선에서 결승까지의64게임(본선 참여국이 32개국으로 늘어남에 따라 경기수도늘어남)에 모두 3백52만 4천명이 관람하는 것으로 가정했을 경우2천1백61억원이 들어온다 (관중수는 10개 도시에서 경기가 열리고매경기 매진이 됐을 것을 가정해 산출. 미국 대회때의 실제 입장객수 3백60만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기자석, 귀빈석, 장애인석 등 무료 입장객이 있으므로 이들을 제외한 순수 입장객 수입은1천9백45억6천만원(2억5천2백70만달러·1달러=7백70원)이 된다는계산이다. 이는 94년 미국월드컵때의 8천4백만달러보다 3배 가량늘어난 금액이다.◆ 약 22만명 고용증대효과도 누려또 TV 방영권 판매 수입은 FIFA의 상업 수완에 따른 것이기는 하나90~94년간 경기당 수입 증가율 35.6%를 적용해1천5백85억원(2억5백84만달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광고 수입은같은 방식으로 경기당 수입 증가율 51%를 적용할 경우 1천2백96억원(1억6천8백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한편 LOC가 벌어들이는 수입 규모 역시 FIFA와 거의 비슷한 것으로나타났다. 우선 마케팅 사업에서 가장 비중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기념품 판매의 경우 7백40억원의 수입이 기대되고 있고 복권사업을통한 수입도 7백4억원 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공식 ○○○」가 될 휘장 사업은 4백91억원의 수입을 가져다 줄것으로 기대된다. 휘장 사업이란 월드컵 대회의 공식 명칭, 휘장, 마스코트등을 기업의 광고와 선전판촉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하고 그 대가로 대회 개최에 필요한 금전 및 물자를 조달받는 사업이다.하지만 마케팅 활동을 보다 강화하고 대회운영상의 경비를 가급적줄이는 방향으로 대회를 운영할 경우 흑자 규모를 더욱 확대시킬수 있다. 특히 해외 홍보의 강화는 조직위의 수입을 증가시킬 뿐아니라 관광객의 유치, 한국산 상품의 이미지 제고, 등 유형 무형의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월드컵 대회를 개최할경우 대회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수입만으로도 상당한 수익을 올릴수 있다는 것이 KDI의 분석이다. 하지만 대회개최의 효과는 비단여기에 그치는 게 아니라 국민경제 전체에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치게 된다.즉 대회 개최를 위해서는 경기장과 숙박시설의 확충을 위해 신규투자가 발생하게되고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소비지출도 크게 늘어나게 되는데, 경제는 순환하면서 전후방 연관효과를 미치게 되므로이에 따른 생산 및 고용의 증대가 있게 된다. KDI측은 복잡한 수식과정을 거쳐 그 효과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월드컵 대회의개최로 인한 투자와 소비지출은 1조3천6백89억원이지만 이 지출이경제의 파급경로를 거치면서 생산유발액이 5조7백억원, 부가가치유발액이 2조3천2백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또 투자와 소비 지출의 증가로 인한 신규수요의 일부는 4천6백억원의 해외 수입을 유발시킨다. 아울러 이러한 생산으로 인한 고용증대효과는 약 22만명이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이밖에 수치화하기는 어렵지만 대회 예선이 지역에서 분산 개최되므로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발전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수출및 관광산업 등 개별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경제적 효과 못지 않게 국제적 위상 제고, 스포츠와 문화교류의 확대, 관광산업의 진흥, 제품의 이미지 제고 등도 손에 잡히지는 않지만 분명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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