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속의 빈곤' 전문가다운 전문가 부재

신규통신사업권의 수주전은 내노라하는 국내기업들이 모두 뛰어든각축전. 그만큼 각 기업들의 우수한 정보통신인력의 확보경쟁은 치열하다. 당연히 통신업계에 몸담고 있던 사람들의 주가는 「부르는게 값」이랄 정도로 치솟았다. 그나마 아무리 「이 잡듯이」뒤져도핵심기술인력은 국내에서 구경할 수 없고 결국 외국에서 모셔와 「한수지도」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같은 상황은 상대적으로높은 기술을 요하는 개인휴대통신(PCS)분야에서 더욱 심하다.지난해 중반이후 통신사업권획득을 위해 전담조직을 구성한 국내기업들은 대대적인 인력보강에 나섰다. 주요 핵심포스트의 경우 그전부터 해당기업에 터를 잡은 엔지니어들이 차지하고 있지만 실무를추진하고 있는 인력은 『대개의 기업이 불과 3~4개월전부터 서둘러만든 조직』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우선적인 영입대상은 한국통신이나 데이콤 신세기통신등 기존 유·무선통신사업체의 인력이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등 연구기관에 몸담고 있던 인력도 주요타겟이 됐다.개인휴대통신(PCS)부문에 도전하고 있는 LG는 지난해 초 유완영전무를 영입했다. ETRI에서 전전자교환기의 개발주역으로 일했으며이후 한국통신에서 PCS연구개발단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현대그룹도 홍성원박사를 부사장으로 모셔왔다. 육사에서 공학을 전공한 인물로 교수와 청와대경제비서관을 거쳐 ETRI책임연구원 KIST교수 등을 역임했다.대우그룹의 PCS사업은 최영상 부사장(정보통신사업단장)이 책임지고 있으며 대우통신의 교환기전문가인 김천명 전무, 아주대 대우고등기술연구원에서 근무했던 박정근 박사가 팀장으로 합류해있다.삼성은 현대전자 한국PC통신등 정보통신분야에서만 경력을 쌓아온데이터시스템의 남궁석 사장을 중심으로 체신부(현 정보통신부)출신의 김영기 상무, KIST출신의 서병문 이사로 진용을 짰다.효성그룹은 제2이동통신사업자선정시 동부그룹컨소시엄을 총괄했던인물을 책임자급으로 영입했으며 금호에서는 물리학교수출신인 김효근 박사와 역시 서울대출신의 전기공학박사로 중소기업도 운영하고 있는 홍재영 박사가 사업추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편 데이콤은 ETRI에서 이동통신개발팀장을 맡았던 최각진 팀장에게 선봉장역할을 맡기고 있다.◆ 국내 실무전문가 ‘품질보증’에 불신그러나 간판급 인사들은 차치하고라도 각기업이 혈안이 돼 영입한실무전문가들의 「품질보증」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실정이다. 치열한 인재확보경쟁에도 불구하고 그 내막을 잘 아는 사람들은 『심하게 얘기하면 전문용어 몇 개만 알고 있어도 스카우트되는 상황이었다』며 『그들이 진짜 전문가들이라면 왜 외국엔지니어들이 들어와 컨설팅을 하겠느냐』고 반문한다. 연구소인력은 그야말로 연구를 하는 사람들인데다 통신업체인력들역시 첨단통신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을 입안하는데 역부족이다. 결국 『첨단통신분야에서는 사업계획서를 읽어보고 종합적인 검토와 문제점을 지적해주는 일마저 외국의 컨설팅기관에 의뢰할 정도』로 실질적인작업은 외국엔지니어들이 담당하고 있는 처지다. 그도 그럴것이 『PCS 영입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서울 지형의 높낮이를 정밀산출해 이를 바탕으로 분석모델에 대입함으로써 통화성공률 등을 계산할 수 있으나 국내에는 이에 필요한 기술적 노하우가 전무하다』는설명이다. 효성텔리콤의 한 관계자는 이에따라 『사업계획서를 하루이틀 검토하는데만도 10만달러정도 들고 대여섯명의 외국엔지니어들이 오면 대개 3~4주 기술자문에 5억~6억원정도를 거둬가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전했다.각기업들마다 사업계획서를 최종제출하는 단계까지 1백~2백억씩이들어가는데 이 가운데 최소 3분의1은 외국으로 나가게 될 것이란추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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