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업체 난립속 'Big3'가 주도

동부증권 조사부에 근무하는 홍성수씨. 강원도 동해가 고향이다.지난 3월 2백여만원을 들여 펜티엄급PC를 구매했다. 지금까지 사용하던 386PC는 동해시에 있는 동생에게 보내줄 예정이다. 그는 현대택배 종로영업소에 전화를 걸어 동해에 배달할 수 있는가를 문의했다. 「파손되지 않게 포장해야 한다」는 전제하에 24시간 이내 배달할 수 있다는 답변을 얻었다. 배달가격은 8천원.홍성수씨의 사례에서처럼 최근 문앞에서 문앞까지(Door to Door)소화물을 배달해 주는 택배(특송)업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전화 한통이면 전국 어느 곳이나 배달해 주는 편리함 때문에 이용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다품종 소량생산에 따른 기업의 물류비증가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택배(특송)가 각광 받는다.택배 또는 특송의 법률상 명칭은 「소화물일관수송사업」. 자동차운수사업법은 택배 또는 특송을「30kg 이하의 소량화물을 송화주의문앞에서 수화주의 문전까지 운송사업자가 책임지고 접수 포장 수송 배달하는 일관수송서비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마디로 개인이나 기업의 소화물을 한진이나 대한통운같은 운송업자가 전국 어느 곳이나 최대 48시간내에 배달해 주는 운송사업이다.이같은 택배시장에 처음 진출한 업체는 한진. 지난 92년 6월 「한진택배」라는 상호로 택배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후 대한통운 현대물류 동서배송운수 경동화물 등이 건설교통부로부터 면허를 취득,현재 16개업체가 영업중이다.「소화물일관수송사업」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5개 이상의 시·도에 영업소와 영업소부대시설을 구비해야 한다. 화물취급소를 연결하는 전산망도 필수적이다. 또한 화물을 수집하고 배달하는 3톤이하의 밴형화물자동차를 30대 이상 갖춰야 한다.웬만한 중소업체는 이같은 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워 용달이나 상업서류송달면허로 택배사업에 참가하고 있다. 현재 이같은 면허로 택배업에 진출한 중소업체는 1백여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판매물 전문배송업체인 한국특송, 미도파백화점의 물량을 배달하는제트라인, 롯데백화점 주문물량중 강북지역의 배송을 맡고 있는 예스코리아, 대우계열사 제품의 배송을 담당하는 썬익스프레스 등이대표적인 예다.지난해 각종 운송배달시장은 4천5백억원대로 추정된다. DHL UPS 등다국적 기업이 90%을 차지하고 있는 국제택배업과 우체국 철도의소화물을 포함한 액수다. 최시형 한진 택배계획팀장은 『특송시장만 놓고 본다면 8백억원정도로 추산되며 한진 대한통운 현대물류3사가 이들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 3사는지난해 평균 1백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올해는 각각 3백억원으로 예상매출액을 올려 잡았다. 초기 투자가많다보니 아직까지 적자상태를 면치 못했다. 삼영물류 한국특송 제트라인 등 대표적 중소특송업체들은 3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알려졌다.◆ 과다경쟁으로 규정요금 80%선서 계약대기업과 중소업체가 난립한 택배시장 최대의 현안은 가격질서를회복하는 것이다. 택배물량에 비해 기업체가 많다보니 가격덤핑이치열하다. 업체간 과다 경쟁으로 택배업계 전체가 자승자박 상태에놓여 있다.지난 92년 교통부와 전국화물연합회가 협의해서 결정됐던 소화물일관수송요금이 4년이 지나도록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오히려 규정요금의 80%선에서 계약이 이뤄지는 실정이다.대한통운 특송사업부 전기성 차장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현행 신고제에서 업계간 자율결정방식으로 바꿔야한다』고 주장하면서 『향후 시장전망이 너무 좋기 때문에 적자를감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격경쟁에서 중소업체들이 탈락, 조만간 택배시장이 새롭게 재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전 차장의 말처럼 국내택배업계 종사자들은 향후 택배시장의 전망을 매우 낙관하고 있다. 한진물류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취급될 소화물량은 모두 1억3천만개. 97년에는 1억6천만개,2천년에는 2억6천만개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액으로환산하면 2천년 택배시장은 1조 5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여기에다 자가용차량이 담당하는 소화물이나 대도시를 정기적으로운행하는 노선화물중 잠식가능한 것까지 감안한다면 그 수요는 더욱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통신판매 CATV주문물량의 폭증도 이같은 낙관적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시장전망이 좋다보니 대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홍성원 현대물류 택배사업팀장은 『택배산업은 기본적으로 네트워크 사업이기 때문에 막대한 투자비를 들여 물류시설 정보망 영업인력 등을 확보해야 한다』며 『양질의 택배서비스로 외국업체와 경쟁하기위해서는 대기업참여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대형 3사는 대규모 화물터미널의 건설과 화물자동분류기의 도입 그리고 화물추적정보망 등을 확보하는데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한통운만 하더라도 2002년까지 2천억원을 투자, 「anything수탁,anything 집화, anything배달, communication관리」를 실현한다는계획이다. 또한 현대물류도 올해말 완공예정으로 구로에 화물터미널을 짓고 있다. 현대물류측은 구로터미널에 화물자동분류기를 도입, 신속한 배송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마련한 상태다. 또한 소화물을 직접 수집하거나 배달하는 영업사원의 교육에도 세심한 주의를기울이고 있다. 특히 후발업체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모든 화물차량에 TRS(주파수공용통신)시스템을 설치, 신속 정확한 배송체제를 완비했다.◆ ‘빅3’ 이외기업, 기업물량 배송에 치중이들 대기업 택배업체들이 주목하는 분야는 기업특송시장. 컴퓨터전자부품 의류업체에서 나오는 물량을 이들 업체의 대리점이나 직영점에 배송해 준다. 이같은 기업물량이 한진 대한통운 현대물류3사의 총취급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70% 이상이다. 면허받은16개 업체중에서도 이들 3사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특송업체들이 기업물량 배송에 치중하고 있다. 물론 중소업체의 경우는 더 말할 나위없다.이상근 삼영물류 이사는 개인택배가 발전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일본의 경우 책이나 과일 등을 택배로 선물보낼 정도로 택배문화가일상화됐지만 국내는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편』이라고 전제한뒤 『일본에서는 CVS(편의점)나 쌀집 등에서 개인택배물건을 취급하는데 반해 국내에서는 개인물량을 취급하는 대리점이나 영업소가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실제로 대한통운과 한진택배는 지난해 2천여개의 소화물 취급점을확보하려고 했으나 목표달성에 실패했다. 1천원도 안되는 수수료에비해 시간제약과 업무부담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결국 한진은 직영 영업점 체제로 전환했고 대한통운은 올해중 9백개의 취급점을확보하는 것으로 목표를 수정했다.대기업의 적극적 진출앞에 중소특송업체들의 자구노력도 활발하다.중소업체간 협력방안과 대기업과 새로운 관계정립 등 다양한 활로를 모색중이다.가장 적극적으로 검토되는 것이 공동터미널과 공동작업장 확보, 직송차량 공동운영, 지방지사 및 대리점의 공동관리다. 공동투자를통해 개별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덩치를 키우자는 방안이다. 이같은 업무협력에서 더 나아가 업체간 합병 등도 시도되고 있다.◆ 중소택송업, 지방지사 공동관리등 활로 모색물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협력방안도 새롭게 모색되고 있다. 중소기업 자체 상호 및 상표를 포기하고 대기업체의 특정지역 배송을전담하는 업체로 전환하는 것이 모색되고 있다.현대물류 기획팀 정해성 대리는 『현대물류는 전국 주요 거점만 확보한 후 이 거점을 중심으로 하는 배송망은 지역 중소택배업체에맡길 것』이라고 향후 조직운영계획에 대해 설명했다.한편 이같은 대기업과 중소업체간 대립 갈등에도 불구하고 행정규제 완화에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택배업체들은 이구동성으로 과도한 행정규제가 국내택배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지적한다. 이들의 불만사항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화물자동차의 도심지 진입규제와 소화물집배차량에 대한 주정차 단속 등을 들 수있다.경동화물자동차의 조호현 전무는 『현행 법규상으로는 3톤트럭의도심지 운행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3톤 트럭을 대신해서 1톤 트럭3대를 운행하고 있다』며 이는 결과적으로 교통혼잡을 줄이는 본래의 취지와 모순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소화물일관수송업 면허를 취득하기가 너무 까다로운 것도 단골로지적되는 메뉴. 삼영물류같은 견실한 중소특송업체도 이들 조건을충족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중소특송업체들은 면허가 없기 때문에정부소화물 배송업자 입찰에서 배제되는 불이익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국내택배시장 주도업체한진택배초창기 택배시장 이끌어…국내최초 전세계 서비스망 구축지난 92년 6월부터 「한진택배」라는 브랜드로 국내 택배시장을 주도해 왔다. 주력사업인 수출입화물 대량화물의 성장이 둔화되자 잠재적 발전가능성이 높은 소화물시장에 진출했다. 올해 예상매출액은 약 3백억원. 초기투자금액이 큰 만큼 아직까지 적자상태다.초창기 택배시장을 이끌었다는 자부심으로 경쟁업체와 명확히 구별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경영방침을 세웠다. 올해부터 「고객공감 물류서비스」라는 기치아래 개인택배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한단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국 1백여개의 영업망을 통해24시간내 배달서비스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특히 경쟁업체와 달리대한항공을 이용한 당일서비스를 개발했다. 부산 서울의 경우 아침10시에 접수된 소화물은 당일 배달된다. 나아가 대한항공 한진해운과 연계한 전세계 서비스망을 구축,경쟁업체와 차별화를 시도한다.현대물류배송및 소화물 보관 가공에 염두…95년부터 TRS시스템 정착연간 4조원에 달하는 현대그룹 전체물동량을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 복합운송 소화물일관수송(택배업)창고보관업에 주력하고 있다. 택배업은 지난 94년부터 참가하고 있다. 단순한 배송이 아닌 소화물의 보관 가공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올해말 구로터미널이 완성될 경우 하루 5천박스 처리능력을 확보한다. 70여개 전국 주요영업망과 아시아나 항공의 19개 항공노선을연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물류는 24시간 전국배송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또한 정확하고 신속한 배송을 위해 지난 95년 3월부터 모든 화물차량에 TRS시스템을 정착시켰다.대한통운2002년까지 2천억원 투자…95년 소화물 리콜제도 도입지난 93년 4월 「이리이리」라는 상표로 특송시장에 참여했다.2002년까지 2천억원을 투자, 국내 1위의 특송사업체로 발전한다는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터미널과 정보망 그리고 운반차량을 늘리는 데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올해 예상매출액은 3백억원이며 초기 투자가 줄어드는 97년부터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쌍용컴퓨터 아남반도체 삼성전자 대우통신 국민카드 위너스카드 등이 주요고객이다. 도서지방을 제외하고 전국 어디나 24시간내 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특송업체 최초로 소화물 리콜제도를도입, 약속시간보다 늦게 배달할 경우 요금을 환불해 주고 있다.영업지점 33개와 소화물취급점 9백40여개를 확보하고 있다. 집배차량 4백30대와 지간선용차량 70여대 그리고 국제특송용 40대 등 모두 5백80여대의 화물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과 기업물량 비율은 3대7 이다.삼영물류‘서비스질로 경쟁’…소화물 일시보관및 물류가공서비스 제공지난해 특송부문 30억원을 포함, 총 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중소특송업체중에는 상위권에 드는 업체로 가격면에서 대기업보다 높게 받는 편이다. 서비스질로 경쟁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배달사고 때도 약관에 규정된 50만원 한도가 아니라 전액 실비로 배상한다.총 2백20여대의 차량중 특송부문에 1백대를 투입하고 있다. 주요거래처는 삼성전자 쌍용컴퓨터 포스데이타 삼천리자전거 등이다.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 12개도시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벽지산간을 제외한 주요도시는 24시간 배달한다. 중소업체로는 드물게 임직원을 해외 특송업체에 연수보내는 등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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