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부품 국산화율 96% 넘었다

국내승용차의 부품국산화율은 얼마나 될까. 승용차 생산 세계 6위의 위상에 맞게 부품산업의 토대를 확보하고 있는가.티코 엘란트라 세피아 등 중소형 자동차의 부품국산화율은 98%를상회한다. 반면 뉴그랜저 포텐샤 아카디아 등 비교적 수요가 적은대형자동차의 국산화율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적게는 60%대에서최대 80%대에 머물고 있다. 승차감과 안전도를 선호하는 최근 구매형태를 본다면 중대형 자동차의 부품국산화율을 높이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자동차부품산업의 자립없이는 완성차 업계의 발전도 요원하다는 것을 보여준다.자동차부품산업은 완성차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평균 2만여개 들어가는 부품이 제대로 기능해야 완성차가 잘달릴 것은 명약관화하다. 부품산업이 완성차 가격에 미치는 영향력도 절대적이다. 원가의 50% 이상을 부품가격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고급차량일수록 국산화율 현저히 저하정부는 이같은 부품산업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하고 체계적인발전대책을 마련해 왔다. 지난 94년말 발표된 「자동차부품산업 발전전략(XC-5 Project)」이 대표적인 예다. 2천년까지 총 18조원을투자, 선진국과 동일한 기술능력을 확보한다는 것이 골자다.「XC-5 Project」와는 별도로 지난해 5월 발표한 자본재산업 육성대책의 일환으로 자동차부품산업의 경쟁력 확보방안이 강구되고 있다. 이 대책에 따라 지난해 11개 업체가 자본재 전략품목 연구개발업체로 선정됐다.이들 업체는 연 6.5%의 금리(2년거치 5년 상환)로 최대 20억원까지지원받는다. 두원정공의 디젤엔진용 인젝션펌프, 기아전기의 축전기, 대흥공업의 액체방입형 방진고무, (주)적고의 밸브 등이 지난해 지정된 품목들이다.이들 업체중 (주)대기는 자동차 윈도 레귤레이터(유리창문이 상하로 움직이게끔 잡아주는 틀)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지난해 3백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기는 주상품인 윈도 레귤레이터의 부가가치를 높인 하드탑윈도 레귤레이터 (Hard Top WindowRegulator:무개차나 스포츠카에서 사용되는 고급부품으로 섀시없이유리문을 상하로 움직이게끔 고정하는 틀)의 연구개발 업체로 지정됐다. 연구개발기간은 95년 10월부터 올 11월까지며 통산부로부터12억 8천만원을 지원받았다. 이것에다 자체적으로 마련한 7억2천만원 등 총 2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대기, 하드탑윈도 레귤레이터에 20억 투자『무개차나 스포츠카에 사용되는 만큼 첨단 기술을 요구한다. 아직국내에서 개발한 업체는 없으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50% 이상의 연구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완성될 경우 기아자동차의「포텐샤」후속모델인 「TⅢ」에 장착할 예정이다. 』(오건식 대기기획실 과장)오 과장은 개발에 성공할 경우 3백여억원에 달하는 하드탑윈도 레귤레이터시장에서 일본제와 멋진 승부가 기대된다고 언급한다. 가격과 기술면에서 하등 뒤질게 없다는 얘기다. 대기는 도요타 닛산미쓰비시 등 일본제의 4분의 1 수준인 2만5천원에 공급할 수 있다고 밝힌다. 기술력도 일제를 95% 이상 따라 잡을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인다.업계의 부품국산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부품 수입액은 매년증가하고 있다. 93년 1조원을 돌파한 이후 94년 1조2천억원 95년1조9천억원 등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나라별로 분류하면 일본이 8천8백억원으로 전체 수입액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독일(3천8백60억) 미국(3천2백억) 등의 순이다.품목별로 보면 변속기가 최대 수입품. 변속기 이외에도 지난해 2천만 달러 이상 수입된 자동차부품은 모두 18개다.변속기(3천5백20억원) 조향장치(2천5백20억원) 가솔린엔진(1천9백억원) 등의 순이다.변속기와 조향장치가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자체기술이 없기 때문.부품업체와 공동으로 알파엔진과 자동변속장치를 개발한 현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완성차업체들이 전량 수입품을 사용하고 있다.다만 기아는 세피아와 아벨라에 국산 변속기를 정착하고 있다.대일무역역조와 수입초과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 부품국산화율을높이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부품설계능력 향상에 역점을두고 있다. 지난 89년부터 93년까지 부품국산화에 성공한 경우는모두 4천6백여건으로 8억달러 상당의 수입대체효과를 가져왔다.이같은 가시적 성과에도 불과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않다.우선 자동차부품업체의 영세성이 문제된다. 국내 자동차부품업체수는 94년말 기준으로 1천5백여개. 업체당 평균 1백30여명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다. 이들 부품업체의 매출액은 평균 70억원. 일본부품업체의 70%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지속적이고 대규모 투자를하기 어려운 형편이다.국내 부품업체의 60%가 완성차업체중 한 업체와 거래하고 있다. 모기업에 대한 종속이 심할 수밖에 없고 신제품을 개발하더라도 판매망 확대에 한계가 있다.『승용차엔진의 진동방지용 고무를 개발하는데 대우 기아 쌍용에서납품을 받아줄지 의심스럽다』는 대흥공업 문재홍 상무의 말은 이같은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술파급력이 큰 품목을 집중육성,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품목 선정의 취지가 반감된 셈이다.전략품목 선정시 완성차업계 의견 반영 안돼그러나 통산부 자동차조선과의 한 관계자는 『자본재 전략품목 선정시 완성차 업체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후의 판매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부품공용화의 미비도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항. 부품업체의 전문화 대형화를 가로막는 방해요소로 작용한다. 납품업체의 원가절감과 대형화의 전제로 이미 지난 4월초 현대 기아 대우 쌍용 등 완성차업체는 파워안테나 담배라이터 오일필터 등 5개부품을 공용화하기로 합의했다. 올해말까지 5개를 더 추가하기로 의견일치를 보았다.하여튼 2천년까지 선진국 수준의 기술력 확보와 부품업체의 대형화전문화를 달성하겠다는 정부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업계와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니 인터뷰 / 김봉택 샬롬엔지니어링 사장회사명(샬롬은 히브리어로 안녕하세요라는 문안인사)에서 나타나듯이 샬롬엔지니어링의 김봉택 사장은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그는 종교적 신앙을 발판으로 최고의 품질과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으로키우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 샬롬엔지니어링은 지난해 55억원의 매출을 올려 1억 5천만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샬롬엔지니어링의 주요 생산품과 납품처는.전동차 자동검사장치인 ARS와 자동정지장치인 ATS 등을 주로 생산한다. 기관사의 실수로 인한 대형사고를 방지하는 장치들이다.86년 이전까지만 해도 전량 수입해 쓰던 것을 국산화한 것이다. 기관차용은 전량 국산화하는데 성공했고 전동차용은 현재 개발중이다. 이들 이외에도 다수의 전동차 사전검사장치와 실험기를 생산하고 있다. 철도청 지하철공사 등이 이들 제품의 주된 구매처다.▶ 신제품과 신기술개발을 위한 R&D비는전체 종업원이 50여명에 달한다. 이중에서 연구인력은 20여명이다.매년 3억 정도를 R&D에 투자한다. 절대액으로 보면 적지만 매출액과 비교할 때 상당한 수준이다. 그동안의 기술성과를 바탕으로 오는 5월에 ISO9001을 신청할 계획이다.▶ 현재 생산중인 자본재 전략품목은.지난해 자본재 전략품목으로 선정된 것이 「차륜 찰상검사장치」다. 쉽게 설명하자면 기차가 역에 들어올 때 가끔씩 쇠마찰음 소리가 나는데 이는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장치로 검사원의 육안검사를 대체하는 제품이다. 연구개발기간은 지난해 11월부터 98년 3월까지로통산부로부터 지원받은 10억원과 자체 조달한 7억원 등 모두 17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자금지원이 기술개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가.한푼이 아쉬운 중소업체로서는 자금을 배당받는 자체가 이익이다.또한 공공기관이나 정부에 입찰하는 경우에도 도움을 받는다. 다만자본재 전략품목 생산업체로 선정돼도 담보가 없으면 은행에서 돈을 타 쓰기가 어려운 것이 안타깝다.▶ 개발완료시 외국제품과 경쟁이 가능한가.이들 제품은 선진국에서도 이제 막 상용화되고 있다.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기술력에서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다만 이 장치에 들어가는 센서는 자체 개발하기 어려워 수입품을 사용하고 있다. 그외에는 우리가 낫다. 가격경쟁력도 물론이다. 훨씬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 개발이 완료되면 중국이나 인도 동남아 시장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첨단기술이라 눈독을 들이는 대기업들도 적지 않을텐데.현대정공과 대우중공업 등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이들의 참여를 막을 방도가 없기에 기술력으로 정면 승부하겠다. 고객들의 필요를 제때 충족시켜준다면 대기업과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 자금지원 이외에 통산부에 바라고 싶은 것은.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서 개발하더라도 판매가 보장되지 않으면 곤란하다. 다행히 우리는 철도청에서 구매의사를 밝히고 있기에 개발에만 전력하고 있다. 하지만 전략품목생산업체로 선정한 만큼 판매까지 보장해 줬으면 한다. 또한 기술지원에도 관심을 보여야한다.중소기업의 기술력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대기업 주도의 기술개발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향후 관심을 두고 있는 품목은.항공기 선박 등의 이동상황을 파악하는 「이동물체 감시시스템」의개발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조만간 연구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시장성과 사업성도 좋고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중소업체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미니 인터뷰 / 박상록 두원정공 사장지난 74년 설립이후 디젤엔진용 연료분사장치 생산업체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해 온 두원정공. 지난해 1천6백억원의 매출액과43억원의 경상이익을 실현했다. 이는 94년에 비해 20% 정도 증가한액수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32% 늘어난 약 2천2백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단체협상중이라 눈코 뜰새없다는 박상록 두원정공 사장은 일년중태반을 안성과 아산의 공장에 머물면서 기술개발과 품질향상운동을주도하는 현장중시형 경영자다.▶ 두원정공에서 생산하는 주요 자동차부품은.두원정공은 디젤엔진의 핵심부품인 연료분사장치 즉 연료분사펌프및 노즐, 노즐홀더 등을 전문생산하는 업체다. 이밖에도 디젤엔진용 펌프와 각종 시험계측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 제품의 주요납품처는 현대 기아 아시아 대우자동차 등이다.▶ 안성과 아산공장의 자동화정도는.디젤엔진의 가장 핵심부분을 생산하고 있어 부품의 정밀도를 높이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공장자동화는 필수다. 현재 가공에서 조립까지 전과정의 90% 정도 자동화했다.▶ 외국과 비교해 볼 때 두원정공 제품의 품질수준은연료분사장치는 고도의 기술력과 공장설비 및 공정의 관리기법이요구된다. 예를 들면 허용오차가 3/10,000mm일 정도로 초정밀도를요구한다. 두원정공은 일본(ZEXEL사)과 기술제휴한 이래 20년간 축적된 노하우로 국내업체중에서는 독보적인 존재다. 설계기술을 제외한 응용기술과 제조기술은 독일 일본과 대등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기술개발을 위한 R&D투자내역을 소개한다면.지난해 1천6백억원의 매출중에서 80여억원을 R&D비로 투자했다.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를 넘는다. 올해는 2천2백억원중에서1백1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매출액 대비 R&D비 5%는 국내업체중에서도 높은 편이다. 또한 지난 88년부터 기술연구소를 설립, 운영해 오고 있다. 현재 80여명의 연구원을 확보하고 있으나 올해말까지 1백여명으로 증원할 방침이다.▶ 현재 통산부가 고시한 자본재전략품목중에서 생산하고 있는 품목과수입대체효과는.자본재 전략품목으로 생산하는 것은 원료분사장치(Fuel InjectionSystem)계통이다. 이들 품목의 기술자립도는 올해 95% 수준이며2천년까지 1백%를 목표로 연구중이다. 이를 제품을 본격적으로 양산하게 될 경우 5백여억원의 수입대체효가 기대된다.▶ 두원정공의 완성차 업체에 대한 납품조건과 2차하청업체에 대한 결제조건은.현대 기아 아시아 등 완성차업계는 두달짜리 어음결제를 하고 있고삼성자동차만 현금으로 지불한다. 우리회사에 납품하는 2차하청업체에 대해서는 2달만기 어음으로 지불하고 있다.▶ 완성차업체의 부품업체 지원수준에 대한 만족여부.대체로 만족하는 편이다. 다만 완성차업체가 부품업체를 합리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양자간에 원활한 의사교류와 정보공유를 위한 정보망을 구축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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