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자금, 부동산으로 유입 조짐

일반적으로 금리가 내리면 돈은 금융권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은행에 돈을 맡겨봤자 남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대신 다른 실물자산을 찾아 움직인다. 이것이 돈이 움직이는 패턴이다.자본이 보다 큰 이익을 쫓아 움직이는 실물자산 가운데 가장 많은관심이 몰리는 것은 단연 부동산. 연세대 경제학과서승환교수(40)는 『일반적으로 금리가 인하되면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그 유동성자금이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을 쫓아 움직인다는것이 경제학상의 이론』이라고 말했다.특히 부동산시장의 자본수익률 즉 땅값상승률이나 주택가격상승률등이 금리보다 크면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의 유입은 더욱 활발해진다고 서교수는 덧붙였다. 이를 뒷받침하듯 지난 92년 2/4분기이후 하락세에 접어들었던 땅값과 91년 2/4분기이후 하락세를 보여온주택가격이 최근 반등 또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시중 금리하락으로 생긴 여유있는 유동성자금이 부동산시장을 향해이동하려는 조짐은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특히 15대 총선으로 풀린 넉넉한 자금이 흡수되지 않고 시중에 그대로 남아있어 금리하락에 따른 자금이동과 함께 부동산시장을 자극하려는 징후가 보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부동산 컨설팅사나중개업소를 통해 최적의 투자상품을 찾으려는 방향으로 나타나고있다.체인형 부동산전문거래업소인 (주)코리아랜드의 강경란이사(45)는『부동산시장의 오랜 침체를 깨고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이많아지면서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특히 마땅한 재테크수단이 없는 상태에서 부동산시장이 유력한 재테크수단으로 떠오르며 금리하락과 선거로 풀린 넉넉한 자금들이부동산시장으로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이사는 또 『부동산투자에 대한 문의가 평소보다 20∼30%정도 늘어났으며 전원주택등과같은 기획상품쪽이 두드러진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부연설명했다.21세기컨설팅(주)의 컨설턴트인 전미정부장도 『은행에 돈을 맡겨봤자 금리가 자꾸 떨어져 별 이익을 못 얻는 사람들의 전화문의가하루에 10여건씩 온다』고 말했다. 전부장은 또 『특히 선거 후에갑작스레 문의전화가 늘었다』고 덧붙였다.◆ 넉넉한 자금으로 내집마련 수요 늘어나금리하락과 선거로 풀린 유동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향하고 있다는징후는 또 다른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바로 넉넉해진 자금으로내집을 마련하거나 보다 큰 집으로 옮기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1만2천5백여세대의 아파트가 미분양된 채 남아있다. 주택건설협회의 한 관계자는 『많을 때는 15만세대까지 육박했었지만 최근들어 미분양아파트의 소진이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미분양아파트의 소진에 금리하락도 한몫을 했을 것이라는 것이 (주)코리아랜드 강이사의 설명이다.그러나 금리하락에 따른 유동자금의 부동산시장유입은 아직은 미미한 정도라는 것이 부동산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넉넉해진 유동자금때문에 부동산시장을 부지런히 노크는 하지만 실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정도는 아니라는 말이다.금리하락이 최근의 현상이어서 당장 부동산시장을 달구거나 자극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시중자금이 풍부해졌어도 부동산으로의 자금유입을 철저히 감시하고 있어 막상 부동산시장으로 시중의 여유자금이 드러내놓고 움직이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도 한 이유다.미주하우징의 김영수사장(38)은 『부동산투자마인드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분간 실거래보다는 호가수준에서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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