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 전략품목 집중개발 '땀'

「전동기」 「발전기」 「변압기」지난해 국내 전기업체가 2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는데 일조한 품목들이다.지난해 국내 전기업계의 대외수출액은 10억 6천만 달러였다. 반면수입은 30억 달러, 94년의 23억 달러에 비해서 30% 가까이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20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이들 3개품목이 20억 달러의 적자중 절반을 차지한다. 이들 3품목의 적자액은 각각 전동기(3억2천만 달러) 발전기(2억7천만 달러)변압기(2억 7천만 달러) 이다.나라별로는 일본이 15억 달러로 총수입액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그 다음이 미국(6억 5천만 달러) 독일(2억 8천만 달러) 순이다. 일본에서 수입하는 제품으로는 발전기 전동기 등중전기기(14억달러)가 주종을 이룬다. 이밖에도 변압기나 차단기전기용접기 등이 일본에서 들어오는 주요 수입품목이다.◆ 중소업체 개발제품 판매촉진정책 절실전동기의 대일수입이 증가하는 것은 핵심소재의 국산화가 부진하기때문. 윤활유 전동축 절연재료 센서류 등 전동기 제작에 필요한 소재를 전적으로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발전기도 본체와 보조기기의 제작기술 국산화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러나 설계와 유지보수기술의 수준은 뒤떨어져 있다. 발전기 내부에 들어가는 여자기 계통은 해외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변압기도 소재 및 소재관련기술의 자립도가 65%에 불과하다. 설계기술과 절연자료는 전량 해외에서 들여온다.완제품만 무역역조가 심각한 것은 아니다. 일본에 대한 기술의존도도 위험할 정도로 높다. 80년 이후 도입한 기술의 태반이 일본에서들여왔다.이같은 핵심기술의 대일의존도를 줄이고 부품자립도를 높이기 위해서 자본재전략품목으로 집중육성하고 있다.정부는 지난해 「산업용 교류모터(한국전기공업」 「전동기속도 제어기( LG산전)」 「승용차 용접 JIG(조흥전기」 등을 전략품목으로선정했다. 올해는 「자기상호 유도방식 전력절감장치」「다용도 가스개폐기」「에어컨용 소형직류전동기 」등 모두 18개를 전략품목으로 고시됐다.업계도 정부의 지원책에 힘입어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중에 2천3백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기업체들이 영세해서 한계가 있다. 연구투자비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를 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또한 신기술을 개발하고 싶어도 전문개발인력이 부족해 애로를 겪고 있다. 업계 자체만으로는 힘들다는 얘기다.조흥전기 손정호 기술부 차장은 『전략품목개발시 중소업체의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하는 것도 좋으나 대학이나 연구소와 상호 연계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조흥전기는 국립공업기술원과 공동으로 용접JIG를 개발하고 있다.기술지원과 판매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중소기업이 저렴한 이자로 자본재 전략품목을 개발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외부차입금과 자기자본으로 개발한 전략품목의 판매보장과 기술지원까지 해 준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다.』(하원철 수영전기 기술부장)지난해 「DSP기술을 이용한 고효율 고주파 정류기」연구지원업체로선정된 수영전기 하 부장의 소망은 중소전기업계 공통의 바람을 대변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힘들게 개발한 제품이 시판되기도 전에 대기업 참여와 외국업체들의 공세로 사장될 것을 경험적으로 잘알고 있다.물론 WTO(세계무역기구)체제에서 정부의 지원을 무한정 기대할 수는 없다. 싫든 좋든 중소기업도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길 요구받고있다. 이에 대처하지 못하면 생존하기 힘들다. 하 부장이 이를 모를리 없다. 하지만 지난해 1백80억원의 매출을 올린 중소업체가 한품목의 연구개발비로 4억원을 투자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컴퓨터 전원장치를 생산하는 아세아 전기의 이재호 부장은 『6억여원을 들여 자본재 전략품목으로 지정된 제품을 개발중이지만 판매가 보장되지 않아 솔직히 두렵다』며 이에 대한 정책적인 배려가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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