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재 없는 10대선진국 공염불"

1769년은 인류 과학문명의 발달역사에 큰 획을 그은 중요한 한해였다. 이 해에 영국에서는 미래의 운명을 규정짓는 두가지 물건이 발명됐다.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과 리처드 라이트의 방적기가 그것이다. 이 두가지 물건의 탄생은 산업혁명의 도래가 가까워졌음을알리는 신호였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1775년에는 존 윌킨슨에 의해 공작기계가 발명됐고 또 다시 10년이 지난 1785년에는 에드문드라이트에 의해 현대식 직기가 발명됨으로써 과거 인간의 육체노동에 의존하던 생산방식은 기계에 의한 생산방식으로 바뀌게 됐다.1769년에서 2백년이 지난 1950년대 우리나라 산업은 그야말로 황무지나 다름없던 상태였다. 1960년 우리나라의 GNP총액은 19억달러,1인당 GNP는 79달러, 수출은 3천3백만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불과 35년후인 95년에 GNP 4천5백17억달러, 1인당 GNP 1만76달러, 수출 1천2백51억달러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라인강에만 있는줄 알았던 경제기적이 한강에서도 일어났고 국민 모두가 기적이실현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우리 경제가 순조롭게 발전할 경우2001년에는 1인당 GNP 2만달러, 수출 2천5백억달러가 달성된다고한다.◆ 생산요소 고비용구조 심화로 산업구조 취약그런데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게 있다. 우리가 공장건설에 필요한 생산설비와 제품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아직도 해외, 특히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기계류와 부품, 즉 자본재의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작년 한해동안 무려 1백67억달러에 달했다. 올들어서도 지난 2월까지 21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 선진국으로 진입하면서 생산요소의 고비용구조가 심화돼 경공업의 경쟁력은 급속히 약화되고 있는 반면 산업구조는 선진국에 비해 극히취약한 실정이다.정부에서는 작년 5월 우리나라 자본재 산업의 만성적인 대일 무역적자 구조를 개선하고 산업을 고부가가치 구조로 전환해 하루빨리선진경제권으로 진입하기 위해 「자본재육성대책」을 추진하기로했다. 이 대책은 자본재의 수요, 생산, 품질, 산업기반 및 국제화측면에서 범정부적으로 마련한 종합대책이다. 21세기를 대비해 우리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자본재산업을 새로운 수출전략산업으로육성하자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이 대책에 따라 작년에는 40개 과제를 추진했으며 올해도 정부 8개부처에서 수요 및 생산기반확대, 품질보증업무 강화, 기술·인력및 정보지원, 외국인투자의 적극 유치 등 5개 전략별로 28개 과제를 중점 시행할 계획이다. 특히 자본재의 수출산업화에 기여할 수있도록 서울 인근지역에 자본재를 전문적으로 전시할 수 있는 전시장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국산기계류에 대한 자금지원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난 4월 1일부터 영업을 시작한 연합할부금융이 외화대출이나 상업차관 등 양질의 해외자금을 재원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민간부문에서도 10대 그룹별로 자본재 국산화 계획을 수립·추진하고 있다. 대한상의와 전경련등 12개 민간단체들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동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다.자본재 산업은 가격보다는 기술과 품질이 중요하고 기술습득에 장시간이 소요돼 일부 선진국이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산업은 선진국의 경우 2백년에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지만 우리는 불과30여년의 경험밖에 없는 실정이므로 자본재 산업의 경쟁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민간과 정부가 합심해 오랜기간 노력해야 한다.다행히 자본재 산업을 둘러싼 주변산업이 그동안 상당수준에 올라섰고 우리의 기술력도 어느정도 높아졌으므로 자본재 산업육성을위해 노력한다면 현재 대일수입이 수출의 2배 수준에서 2000년에는1.5배로 낮아지고 2005년에는 균형수준에 근접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1세기 우리가 10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본재 산업의 육성에 성공해야 한다. 이를위해 정부는 정부대로 노력해야 하며 민간기업에서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자본재의 국산화를 촉진하고 국산개발된 자본재를 믿고 사서 써줌으로써국산자본재가 설 땅을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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