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러 개발에 사활 건다

CNC(컴퓨터수치제어)선반, 머시싱센터 등 공작기계를 업계사람들은「기계를 만드는 기계」 「기계의 어머니」라고 부른다. 기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작기계를 통해야 하고 공작기계의 성능이전체 기계의 품질을 좌우하는 중요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작기계의 자립화정도는 한 나라 기술수준을 평가하는 척도로 종종 사용된다.기계산업에서 이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공작기계산업분야에서 우리나라는 그동안 꾸준한 성장을 해왔다. 총생산규모는 6천8백60억원(94년말기준)으로 세계 10위의 생산국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공작기계산업의 현주소는 속빈강정상태라는 것에 업계관계자들은 결코 이의를 달지 않는다.◆ 컨트롤러, 일기업 세계시장 90% 점유공작기계의 국산화율은 현재 50%정도이다. 특히 핵심부품인 컨트롤러의 국산화는 거의 미미해 우리 공작기계산업의 앞날은 낙관을 불허한다.컨트롤러는 다름아닌 공작기계의 머리로서 원가의 절반을 차지하는중요부품. 그런데 이 분야에서는 컨트롤러는 파낙사등 일본의2~3개 기업이 세계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이로인해 국내업계가 생산하고 있는 대부분의 CNC선반 컨트롤러는일본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일본업체가 컨트롤러 공급가격을 올릴경우 덩달아 제품가격이 상승하는 구조적인 취약성을 안고 있는 것이 우리 공작기계산업의 현주소이다. 이는 곧바로 대일무역수지적자로 연결된다.따라서 국내 공작기계업계는 국산컨트롤러 개발에 사활을 걸어야하는 입장이다. 자본재산업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이런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대우중공업과 현대정공등 대기업이 총대를 메고 나섰다. 대우중공업은 지난해 일본도시바사와 공동으로 32비트급 첨단 CNC컨트롤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컨트롤러는 기존 제품과는 달리 명령어입력방식과 대화형 자동프로그래밍방식을 채택한 것이 특징으로연간 5백억원이상의 수입대체효과가 기대되고 있다.현대정공은 독일 지멘스사의 기술을 도입, 기존 컨트롤러 기능을대폭 강화한 「하이트롤 킹」 CNC선반을 지난 22일 열린 서울국제공작기기전에 선보였다. 「하이트롤 킹」은 일본 기술이 아닌 독일기술을 도입, 기술다변화를 꾀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그러나 이 두회사의 개발도 외국 기술도입선을 통해 일부분만 국산화했다는 점에서 선진기술에 근접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현대정공 공작기계부 김동철부장은 『일본을 100으로 했을 때 기계부문의 격차는 90정도로 근접해 있으나 컨트롤러부문은 30~40에 불과하다』면서 컨트롤러를 하루빨리 국산화하지 않는한 만성적인 대일무역적자 해소는 요원하다고 말했다.◆ 서보모터, 국산화됐으나 품질 낮아컨트롤러국산화가 이처럼 중요한 과제임에도 우리 내부의 움직임은그리 매끄럽지를 못하다. 독자모델에 심혈을 기울여야함에도 일부업체는 외국제품을 그대로 들여와 판매,업계의 기술개발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어느 산업부문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공작기계산업에서도 국산제품의 품질신뢰성이 낮다. 공작기계에서 컨트롤러 다음으로 중요부품인 서보모터의 경우 국내에서 한국산업전자 (주)통일등이 국산화에성공, 공급을 하고 있으나 기능에 있어 선진국제품과 차이가 나 애용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대우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공작기계의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추세여서 잠시도 안주할 수 없다』며 연구개발비의 지속적인 확대를 통해 국산제품의 신뢰성을 제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첨단전자산업과 공작기계산업간에 연계를 긴밀히 해나가는 것도 필요한 실정이다. 공작기계가 초정밀을 다투는 업종인 관계로 전자등관련산업과의 연계가 필요하나 우리는 거의 「따로 국밥」식으로움직이고 있다.공작기계산업의 목표는 분명하다. 컨트롤러의 국산화이다. 현재 업계와 정부는 2000년에는 기필코 국산화를 기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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