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총본산'으로 중심잡기 '진땀'

비자금사건으로 의기소침했던 전경련이 차츰 기력을 회복해 나가고있다. 전경련은 그동안 비자금사건이 터진 뒤 속앓이가 이만저만이아니었으나 최근 분위기를 일신,새로운 재계상정립에 나서고 있다.현재 전경련이 안고 있는 최대과제는 비자금사건으로 실추될대로실추된 재계의 위상을 올바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이같은 차원에서 전경련은 지난 2월 정기총회에서 올바른 정경관계의 정착과 경영풍토의 일대쇄신을 주요골자로 한 기업윤리헌장을 선포,새로운재계상정립에 대한 출사표를 던졌다.문제는 이를 어떤 방식으로 전재계로 확산시켜 실천해 나가야 하느냐는 것이다. 모든 헌장이 그렇듯 구체적 실천강령이 따르지 않는한 자칫 「선언」으로 그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위상 높일 대외활동 적극 전개전경련은 이에따라 윤리헌장을 선포한 뒤 곧바로 산하에 경영풍토쇄신특별위원회를 구성,구체적 실천방안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전경련 한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경단련이 윤리헌장을 제정한 뒤에도 대형입찰비리는 끊이지 않았다』며 이같은 전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특위에서는 구체적 실천방안마련에 역점을 둘 방침이라고 말했다.윤리헌장제정과 함께 전경련이 학계,전문경영인이 중심이 된 「글로벌 2000년 추진위원회」(가칭)를 구성, 한국경제의 비전만들기를모색하고 있는 것도 대외 이미지개선방안중의 하나다.한국경제위상을 높이기 위한 대외활동도 활발히 펼친다는 것이 전경련의 복안이다. 동남아 개발도상국의 젊은 경영인 및 관리들을초청,우리나라 경제개발 경험을 전수해온「경제인국제교류사업(IMEX)」을 확대해 국가경제의 이미지개선에전경련이 일조를 한다는 것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 2차례에 걸쳐실시됐으나 올해는 4차례 실시된다.그동안 내부에 머물러 왔던 시선을 밖으로 돌려 국제사회에서 한국경제실상을 알리기 위한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연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메콩강개발세미나. 말레이시아 국제경제협력회의, 29차 태평양경제협의회등 모두 6건의 국제회의를 주최하거나 참가했다.대외적인 이미지개선과 더불어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내부조직정비와 운영틀을 마련하는데도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전경련은 지난해3본부 11실체제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 정책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기존 조사 3개부서를 경쟁력강화실,산업정책실,규제완화실,금융재정실,경제조사실등 5개실로 확대개편해 정책본부산하에두었다. 최근 정책본부는 정책1,정책2본부로 다시 세분화됐다.전경련이 이처럼 정책부문을 강화하고 나선데는 나름대로 이유가있다. 과거 전경련은 정부정책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높았으나 이제는 이런 관행에서 탈피,정책대안을 제시하는 경제단체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정부가 추진중인 신재벌정책과 신노사정책에 대해 이달들어 전경련이 기조실장회의와 회장단회의 등을 통해 「색깔」을 드러내고 있는 것도 이 흐름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전문경영인 목소리 반영하겠다’『전경련은 과거 군사정권시절 정치자금창구로 이용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이제는 국가경제적 입장에서 바람직한 정책대안을 제시해 나가야 한다.』(S그룹 한 관계자)회장단의 회춘도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전경련회장단은 그동안 창업세대중심이었으나 최종현회장이 취임한 이후 이 구도는 바뀌었다.창업 1.5세대인 최회장은 2세회장들의 회장단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 연령층은 대폭 낮아졌다. 회장단에 선임된 뒤 좀처럼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건희삼성그룹회장이 회의에 종종 참석하고김석준쌍용그룹회장, 조양호한진그룹부회장 등이 올 정기총회에서부회장단에 선임된 것은 최회장 취임이후의 변화된 전경련의 모습이다.이에앞서 전경련은 비오너회장인 김만제포철회장,김선홍기아그룹회장을 부회장으로 영입, 「사기업 오너들의 단체」라는 이미지를 씻고 명실공히 재계총본산에 걸맞는 진용을 갖추었다.전문경영인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펼쳐지고있다. 이미 주요 그룹 기조실장회의를 정례화했으며 특별한 사안이있을때는 관련 임원의 회의를 수시로 소집, 정책개발에 활용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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