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에 한국패션 알리는 것이 사명"

김영주씨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밀라노 컬렉션에 참여하고 있는 디자이너다. 세계적인 슈퍼모델 클라우디아 시퍼를 동양인 디자이너로는 처음으로 무대에 세웠다고 해서 전세계 언론에 화제가 되기도했다. 현재 파라오란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김영주씨를 만났다.▶ 밀라노 컬렉션에 참여하면서 느낀 소감이 있다면.패션일을 하면서 이탈리아를 자주 가게 됐는데 밀라노 컬렉션을 참관할 때마다 꼭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런 희망이실현돼 올해로 세번째 밀라노 컬렉션에 참여하고 있다. 늘 한국을밀라노에 알린다는 긍지로 일하는데 현지 언론의 반응이 좋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속담에 삼세번이란 말이 있는데 올해는특히 그 속담이 많이 생각났다.▶ 다른 컬렉션도 있는데 특별히 밀라노 컬렉션을 선택한 이유가 있는지.파리컬렉션은 창의적이고 외국 디자이너에게 개방적인 반면 밀라노는 실용적이며 보수적인 경향을 중시하며 외국 디자이너에게 배타적인 편이다. 개인적으로 옷은 디자이너 즉 만드는 사람보다 입는사람이 만족해야하며 옷은 입는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점에서 옷의 가치를 중시하는 밀라노가 나한테 맞다고판단했다.▶ 밀라노 진출에 대한 계획은.밀라노 컬렉션에 참여하는 디자이너로서 밀라노 진출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그 시기는 단순히 매장을 오픈하는 차원을 넘어 명실공히 한국의 패션을 유럽에 단단하게 심을 수 있는 준비가 됐을 때라고 본다.현재는 밀라노에 설치한 쇼룸을 통해 현지 반응을 보고 있는 상태다. 좀 더 꼼꼼하게 검토한 후에 가장 적당한 시기라고 생각될 때매장을 마련하겠다. 밀라노 컬렉션에는 지속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한국패션의 세계화를 위해 조언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꾸준한 준비와 독창성 개발이 가장 필요하다. 해외시장에 대한 전략적인 대비와 우리만의 독창성이 없다면 해외에 나가서도 돛없는배처럼 표류하게 될 뿐이다.▶ 세계적인 톱 모델인 클라우디아 시퍼를 모델로 세우게 된 계기는.몇 년전 밀라노 컬렉션에서 클라우디아 시퍼를 처음 봤을 때 참 인상적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을 통해 작품을 표현하려는 노력이 보기좋아서 함께 일하자고 했더니 클라우디아도 동양 디자이너의 옷을처음 입어본다며 허락했다. 자신의 일에 대한 성실함과 진지함을갖춘 휼륭한 모델이다.▶ 패션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는지.사는 것 자체에서 얻는다. 자연스러운 일상에서 하나하나 관찰한작은 이미지들이 모여 의상이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한다. 길에서우연히 만난 여고 동창생처럼 갑자기 떠오르는 발상도 있고 아침마다 늘 보는 햇살처럼 자연스럽게 생각이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평범한 생활에서 패션에 대한 소재를 찾기 때문인지 내 옷은 편안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 것 같다.▶ 원래 전공이 서양화라고 들었는데 어떻게 디자인을 하게 됐는가.원래 옷 입기를 좋아했지만 디자이너가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약 10년전에 남편이 의류사업을 시작하면서 하용수씨를 대표로하는 파라오 부띠크를 오픈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하용수씨가 독립하게 됐다. 그 때 나는 평범한 가정주부였는데 남편이 디자인을한번 해보는게 어떻겠느냐고 권했다. 그래서 디자인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그때나 지금이나 베이직한 선에 중간색을 좋아한다. 유럽풍의 기품이 배어있는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도 변함없다.▶ 디자이너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찬찬히 실력을 쌓아가는 진지함과 인내심이 가장 중요하다. 또 사물에 대한 감각적인 관심보다는 그 사물에 대한 깊이있는 인식을갖춰야 한다. 오래 많이 준비한 사람에게서 얘깃거리가 끊이지 않듯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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