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사주축 스포츠마케팅사업 '시동'

관객이 없는 무대는 쓸쓸하다. 쓸쓸할 뿐만 아니라 유지할 수도 없다. 유지할 돈이 없기 때문이다. 관중이 없는 경기장도 마찬가지다. 돈이 벌리지 않는 스포츠는 존재 자체가 위험하다. 스포츠가단순한 스포츠였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스포츠는 이벤트이자 쇼이다. 오락이자 광고며 사업이다. 스포츠를 오락으로 만들어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그 시선을 광고로 이용, 사업화하는 일.이 일을 하는 주인공이 스포츠마케팅 전문업체들이다.국내 스포츠마케팅 전문업체의 역사는 일천하다. 아직도 제대로 스포츠마케팅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업체는 거의 없다. 90년대 들어과학적인 스포츠마케팅 기법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나고는 있지만 아직 미국이나 유럽 일본에 비해서는 한참 뒤진다. 그나마 스포츠마케팅 전문가로 자임하며 이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업체는 주로 광고대행사들. 광고대행사들은 경기단체에대회의 운영기획안을 직접 제안하거나 스포츠 부흥 계획을 작성하고 장사가 될만한 이벤트를 유치하는 등 선진국형 스포츠마케팅을시도하고 있다.현재 가장 본격적으로 스포츠마케팅 사업을 벌이고 있는 업체는 제일기획. 제일기획은 93년 10월에 스포츠마케팅 사업을 시작하기로하고 담당 인원을 배치했다. 스포츠마케팅 담당자를 선임한 후 이뤄진 첫 사업은 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휘장사업.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로부터 한국내에서 아시안 게임 로고와 휘장사용권을 판매할 권리를 획득, 국내 기업을 상대로 사업을 벌여1억원의 수익을 올렸다.지난해에는 사업내용이 좀더 다양해졌다. 미국의 스포츠마케팅 업체인 IMG로부터 세계 최정상의 여성골퍼들이 참가하는 「월드 챔피언십 오브 위민즈 골프」대회를 99년까지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사들였다. 제일기획은 이 대회를 5년간 한국에서 개최할 수 있으며대회 마크나 로고판매, 스폰서모집 등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 전체를 갖는다. 국내 업체로는 최초로 스포츠단체의 공식 마케팅대행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세계태권도연맹(WTF)과 계약을체결, 2000년까지 WTF의 공식 대행사로 스폰서를 알선하고 태권도대회 방영권을 판매하며 휘장사업 등을 벌이게 된 것.◆ 스포츠마케팅 역사 일천올해는 애틀랜타 올림픽의 로고 이용권을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는권리를 획득,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또 삼성전자가 98년 방콕 아시안게임 공식 스포서업체로 선정되도록 활동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이 국제적인 규모의 스포츠경기에 공식 스폰서가 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대로 아시안게임 스폰서로 참여했던 일본의 마쓰시타전기공업은 삼성전자에 밀려 이번에 빠지게됐다. 제일기획은 이외에 아스트라골프대회 유공골프대회 로즈골프대회 등 각종 골프대회 운영권도 획득, 초기 기획부터 스폰서모집광고 등을 전담하고 있다.금강기획도 스포츠마케팅에 강자로 부상중인 업체. 94년 10월 스포츠사업팀을 구성했고 올해는 독일 뮌스터대학에서 스포츠 저널리즘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스포츠마케팅 전문가까지 영입, 전담인원을5명으로 늘렸다. 금강기획의 가장 큰 사업은 2002년 월드컵 한국유치 홍보활동. 2002년 월드컵 개최지가 결정되기까지 세계 각국에홍보행사를 벌이고 홍보비디오를 제작, 방영했다. 지난해 현대코리아오픈배드민턴대회와 현대 아시아호주지역 수상스키선수권대회를운영한 경험이 있다. 금강기획이 코리아오픈배드민턴 대회 운영을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2천여만원. 금강기획는 현재 2002년 월드컵때 스포츠마케팅 업체로 활동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중이다. 이외에 장기적으로 계열사인 현대자동차와 협조, 외국의 유명 자동차경주 선수들을 초청해 국내에서 대규모 모터스포츠대회를 개최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대홍기획도 스포츠마케팅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한일프로야구 슈퍼게임의 마케팅을 대행했으며 SBS 산악자전거대회 등5개의 스포츠 이벤트를 치러냈다. 오리콤은 프로모션본부내의 PR팀에서 4명의 전담인력이 스포츠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유도대회의 광고판매권을 독점대행한 것을 비롯 세계비치발리볼대회, 패스포트오픈골프대회 등을 진행하며 깔끔한 일처리 솜씨를 과시했다. 동방기획도 세일즈프로모션팀에서 크고 작은 스포츠행사운영을 담당하며 스포츠 사업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다.스포츠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LG애드와 MBC애드컴도 스포츠사업팀을 따로 꾸릴 태세를 갖추고 있다. LG애드는 지난해 9월SP개발팀의 1명을 스포츠사업 전담 인력으로 배치, 스포츠 사업을준비하게 했다. LG애드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스포츠사업을 시작,올해 23억원의 매출액을 올리고 98년까지 5명으로 구성된 스포츠사업팀을 독립시킨다는 계획이다.◆ 스포츠스타 매니지먼트 사업도 유망광고대행사 외에 스포츠마케팅만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광고대행사인 거손은 지난해초 국내 최초의 스포츠마케팅 전문회사를 표방한 지에프사를 설립했다. 지에프는 국내외의각종 스포츠행사의 마케팅을 대행한다는 계획으로 현재 각종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스포츠마케팅연구원은 지난해 10월에 설립된스포츠마케팅 전문업체다. 현재 삼성 유니텔과 데이콤의 천리안에레저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 스포츠산업 관련 컨설팅과 스포츠단체의 마케팅 대행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방침이다.제일기획의 스포츠사업국 전수익차장은 『스포츠마케팅의 궁극적인목표는 스포츠의 발전을 위한 안정적인 자금 마련』이라며 『인기있는 스포츠는 TV에 방영되고 TV에 방영되는 경기는 기업의 우수한홍보수단으로 기업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어떻게 하면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켜 기업의 스폰서를 받을수 있느냐가 스포츠마케팅 전문업체의 핵심 업무라는 것. 현재 국내 스포츠마케팅 업체의 주업무는 스포츠 부흥을 위한 기업 스폰서모집에 그치고 있지만 스포츠 스타에 대한 매니지먼트 사업도 유망분야다. 전차장은 『앞으로는 신인 유망주를 세계적인 스포츠스타로 키워내고 그 스타의 제반 권리를 관리하는 매니지먼트 사업도활발해 질 것』이라며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미국의 프로농구 NBA 경기는 1백59개국의 5억 가구에 방영된다. 네슬레가 NBA에 3년간 지불한 금액은 1천5백만 달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3년간 3천만달러를 지원했다. 미국 방송사인 NBC사는 4년간 NBA 방영권을 획득하기 위해 7억5천만 달러를 내겠다고 공표했다. 스포츠 자체가 노다지 사업인 셈이다. 수출상품이기도 하다.국내에서도 스포츠에 전략적인 마케팅 기법을 적용, 스포츠 경영시대를 열어갈 선구자들의 등장이 절실한 때다. IMG나 ISL 등 세계적인 스포츠마케팅 업체의 국내 진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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