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 프로그램 표준화 기수

한국기업전산원의 김길웅(41)사장. 고려대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그는 한국경영컨설팅이란 회사의 컨설턴트였다. 7년동안 2백여개기업에 대해 실시한 경영진단의 경험은 그가 가지고 있는 최대의자산이다. 그에게 컴퓨팅언어는 『바이어들을 만나서 영어를 써야하는 것 만큼』이나 SW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기본적인 것이다.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동안 컴퓨터는 단지 재미있는 기계였고수용자란 입장에서 접할 뿐이었다.그러던 어느날 김사장은 자신이 기업진단을 할 때 필요로 했던 사안들을 아예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그는 독학으로 프로그래밍언어를 공부했다. 87년 독립했으나 막상 시장이 조성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소프트웨어를 주문생산하는 업체로 근근이 「연명」해야 했다.『현재도 많은 개발업체가 그렇지만 당시에는 기업체의 주문을 받아 요구사항에 맞게 프로그램을 만들어 공급하는 식이었고 주문을따오지 못하면 먹고살기 어려운 사업』이었다고 그는 돌아본다.김사장은 91년 4월 스스로 기회를 만든다. 기업진단에 불가결한 「경영정보시스템」(MIS)이란 프로그램을 대량생산한 후 유통시키겠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 보면 대수롭지 않지만 SW에 출판의 개념을도입시킨 모험적인 사고였다. 주문제작에서는 5백만원정도 하던 프로그램의 내용을 표준화시킨 후 80만원이란 파격적인 가격에 내놓았다. 결과는 대성공. 순식간에 1천8백카피가 팔려나갔다. 소비자들은 수백만원짜리 프로그램보다 표준화된 내용의 저렴한 프로그램을 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MIS는 현재 5만카피가 팔려나갔다.그러나 김사장이 업계에서 이름을 내걸기 시작한 것은 그룹웨어를통해서였다. 컴퓨터는 기업에 급속도로 보급됐다. 고가의 컴퓨터를구입한 기업들간에는 사무자동화를 위해 컴퓨터사용환경을 기업내에서 통합하는 프로그램의 수요가 생겨났다.그룹웨어시장을 선점한 것은 핸디소프트(사장 안영경)의 「핸디오피스」라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김사장은 게시판이나 전자메일같은 기능이 강한 핸디오피스가 한국기업의 업무관행상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그는 경영진단을 해본 컨설턴트답게 『그룹웨어에 정말 필요한 것은 정부의 문서관리규정이나 회계규정에 따라 문서를 작성하고 관리하기 편하도록 기능을 가미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컴퓨터로작성된 문서도 증빙서류가 될 수 있게, 전자결재까지도 가능하게하기 위해서는 관련규정이 프로그램에 반영돼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같은 개발방향을 따라 만들어진 것이 「사무혁신탑」이란 프로그램이었다. 사무혁신탑은 특히 행정업무를 다루는 정부와 많은대기업에서 크게 호평을 받았다.김사장은 『기업에 필요한 SW를 만든다면서 정작 기업의 업무관행을 토대로 하지 않은 프로그램들이 많다』며 『한약방의 경영관리프로그램이라면 동의보감의 내용정도는 완벽히 가미된 프로그램이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그는 『과거의 발명은 자전거와 같이 수단을 만드는 것이었지만SW업계에서는 수요를 찾아내는 것이 결국 발명』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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