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아픈가요?…사랑니 관리법

[김현종의 건치 이야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만연해 치과를 찾는 것이 불편해도 통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을 만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사랑니 통증이다. 사랑니라고 하면 흔히 치아 안쪽에 있는 가장 마지막 어금니를 말하는데 제3 대구치, 사랑니, 지치(wisdom tooth)라는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이렇게 다양한 이름을 가지게 된 이유는 통상적으로 이 치아가 나오는 시기가 성인이 되는 18세 이후이기 때문이다.

즉 이제 성인으로 지적인 상태가 됐다는 의미와 또 이성적인 사랑에 눈뜨게 된다는 의미를 치아의 이름에 담고 있는 것이다. 가끔 환자들에게 사랑니를 빼고 난 후의 아픔을 설명할 때 사랑의 이별만큼이나 아플 수 있다고 말하면 그 아픔이 잘 전달되는 듯하다.

사랑니가 올라오면서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지 않으면 치아가 옆으로 올라오거나 잇몸의 일부를 밀고 올라오면서 염증이 생길 수 있고 잇몸 빈 공간을 만들어 염증이 생기고 감염되면 심하게 붓고 아픈 통증을 느끼게 된다. 사랑니 주위 염증이라고 해서 흔히 지치주위염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치아 주위가 붓고 아프면 쉽게 바로 치아를 발치할 수 없는 상황이 종종 생기는데 염증으로 인해 입을 벌리기 힘들거나 염증이 많아져 침을 삼키기 어려울 정도로 못 뒷부분, 즉 인후부까지 붓기도 한다.

남겨두면 자가 치아 이식 시 유용

사랑니 때문에 침을 삼킬 때 많이 불편하다면 투약을 통해 염증을 가라앉힌 다음 사랑니를 발치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이렇게 한 번 부은 염증은 짧게는 이삼일 길게는 열흘 정도까지 진행될 수 있고 심하면 농양으로 발전해 아래턱이 붓고 고름이 나올 수 있는 상태로까지 발전할 수 있어 사랑니가 불편하다면 빠르게 치과를 찾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렇게 불편한 사랑니라면 당연히 발치하겠지만 자연스럽게 문제없이 올라온 사랑니를 꼭 발치해야 할까. 통상적으로 사랑니 발치 시기에는 치과를 찾아가 파노라마라는 전체적으로 전체 턱뼈와 치아가 나오는 방사선 사진을 찍어 상담하기를 추천하는데 아래턱의 사랑니가 치아 옆에 누워 있는 경우에는 수술적인 방법이 필요하지만 되도록 발치하는 것을 권하게 된다. 물론 턱뼈 공간이 충분해 사랑니가 정상적으로 올라왔다면 발치하지 않아도 되지만 잘 관리되지 않아 충치가 생겼다면 역시 치료하는 것보다 발치를 추천한다. 또한 위턱 사랑니는 위턱 뼈에 그냥 남아 있는 것이 많은데 이는 시간이 지나도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매우 드물어 일부러 수술적인 방법으로 사랑니를 발치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전체 사랑니는 4개가 있는데 최근에는 치아를 이용해 임플란트 수술 시 자가 치아 뼈를 만들거나 또는 내 치아가 상했을 때 치아를 옮겨 심는 자가 치아 이식술을 사랑니를 이용해 할 수 있으므로 제자리에 정상적으로 난 사랑니 한두 개가 있다면 발치하기보다 가지고 있는 것이 나중에 유용하게 치아를 살리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종종 일정이나 스케줄이 바빠 사랑니 4개를 한 번에 빼 달라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는데 사랑니 발치가 몸에 주는 외과적인 충격은 생각보다 무척 크다. 잇몸과 잇몸뼈 안에 열리는 수술적인 상처를 만들기 때문에 감염에 약할 수 있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수 있지만 먹는 데 많이 불편해 되도록 한 번에 4개를 뽑는 것보다 좌우 한쪽씩 발치하는 것을 많이 권하고 있다. 만일 4개를 한 번에 발치하고자 한다면 하루 정도 잠시 입원해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추천한다.

사랑니는 그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야 할 성장통 같은 치아이지만 알고 적절히 대처한다면 이름처럼 지혜롭게 사용할 수 있는 치아가 될 것이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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