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와 닿는 지원 필요하다"

중소기업육성책이 많이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이 국가경쟁력의 근간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하기 어렵다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기업은 생명력을 지닌 유기체와도 같다. 사람이 밥도 먹고 반찬도먹어야 일을 할수 있는 것처럼 기업도 외부로부터 에너지의 공급이필요하다. 유기체의 피와 같은 것이 기업에는 자금이다. 기업을 꾸려나가는 일이 힘들 때가 많지만 무엇보다도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일이 쉽지 않다. 특히 규모가 영세하면 영세할수록 사업자금을 금융권에서 조달하기가 어렵다. 제공할 담보가 없기도 하고 제도가 복잡해 기업인들이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물론 중소기업청이 생긴이래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이 다수 시행되고 있고 그 결과 많은 부분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특히 은행이나 중소기업진흥공단등 중소기업이 아쉬워 찾는 곳의 직원들이 두드러지게 친절해졌다.명절이면 떡값이라는 이름으로 찾아오는준조세성격의 각종 기부금도 대부분 사라졌다.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자금도 많이 조성된것 같다.그러나 아직도 아쉬운 점은 많다. 실감나는 지원이 없기 때문이다.사업자금을 조달하기위해 접하는 창구의 직원은 친절해졌지만 대출과정은 과거와 똑같다.◆ 법인보다 세금 많이 내면서도 지원서 제외자금을 대출받으려면 기업은 적격여부를 평가받게 된다. 문제는 기업평가기준이 중기청설립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점이다.아직도 자율과 책임보다는 규제와 관리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수조원씩 책정되는 정책자금이 현업에 종사하는 기업인들에게는 그다지 많이 돌아오는것 같지 않은 느낌이 드는 것도이 때문일 것이다.중소기업진흥공단은 지원자금은 은행을 통해 기업에 공급한다. 은행은 반드시 담보를 요구한다. 마땅한 담보가 없으면 보증이라도세워야한다. 담보를 설정하려면 반드시 공장등록증이 있어야 한다.영세기업은 대부분 사업자등록증만 갖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기술력이 있어 지원해줄만한 기업이라도 공장등록증이 없으면 제도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들은 자금지원받을 근거조차 없는 셈이다. 실질적인 중소기업육성조치가 미흡하다는 말이다.중소기업은 자금조달뿐 아니라 인력확보면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우수인력은 곧 기술력이고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기술자 한사람 한사람이 중요한 자산이다. 전문대학이나 공업고등학교를 통해 배출되는 전문기술인력은 한결같이 대기업을 선호한다. 임금 복지 등 대기업의 근무조건이 중소기업보다 좋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만큼 많은 임금을 지급할수 없다.그만큼 인력을 확보하기어렵다.중소기업육성책이 나오고 있어도 여전히 기업하기 어려운까닭중의 하나이다.중소기업이 고급인력을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일한 매력은 병역특례이다. 따라서 많은 기업이 병역특례기업으로 지정받고 싶어한다.그러나 모든 기업이 혜택을 받을수는 없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정적으로 법인만이 병역특례기업으로 지정될수 있도록 했기때문이다. 개인기업이 병역특례기업으로 지정받으려면 법인으로 등록해야 한다. 문제는 법인으로 전환하는데 적지않은 자금을 부담해야 한다. 개인기업은 대부분 기업의 규모가 영세하여 그만한 돈을마련하는것 자체가 상당한 부담이 된다. 더욱이 법인보다 더 많은세금을 내고 있는데 지원에서 제외되는 이유를 모르겠다.환경관련 규제도 검토돼야 한다. 폐수를 방류하거나 공해를 유발하는 업체는 엄중히 단속해야 한다. 그러나 진동에 관한 지나친 규제등은 개선돼야 한다. 이웃의 민원도 전혀없는데도 강력한 단속을하는 것은 무리다.아무리 좋은 제도가 시행되더라도 현장의 실정에 맞지 않으면 마무런 소용이 없다. 이제까지 많은 중소기업정책이 나왔어도 많은 기업들이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에는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 필요하다. 정책입안자와 집행자들이 좀더 기업현장 가까이에 있어주길 바라는 마음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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