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 통신판매 시장

「2천4백억달러(3.5%) 2조5천억엔(1.5%) 3천억원(0.5%)」94년 미국 일본 한국의 통신판매 시장규모와 전체 소매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 수치다. 참여업체도 미국이 2만여개, 일본7천여개, 한국이 5백여개에 달한다.비교적 성숙기에 접어든 미국과 성장단계에 있는 일본과 비교해 볼때 국내통판시장의 성장잠재력은 무한하다. 미국 수준인 3.5%에 도달한다고 가정해도 2조 8천억원까지는 쉽게 성장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발전속도가 문제지 사업성은 확실한 시장이다. 한마디로 「무한한 황금어장」이라고 할 수 있다.이같은 시장매력 때문에 지난 85년 외국계 카드사인 아멕스카드가통판업무를 시작한 이후 참여업체가 꾸준히 증가해 왔다. 지난88년 BC카드를 비롯한 신용카드사에서 본격적으로 통판시장에 참여했다. 우체국 농협 수협 백화점 여성의류업체 등도 스스로 모집한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통판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부터는 케이블TV개국과 함께 본격적인 멀티미디어 홈쇼핑 시대에 접어들었다.또 명승물산(M-mart) 비이마케팅(황소의 눈)훼밀리마트 웅진통신판매 더하우스같은 중소업체들도 통판업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이밖에 지난해 4월 은행의 통신판매 참여가 허용된 후 하나은행이은행으로는 처음으로 통판을 시작한 이래 나머지 은행들도 잇따라참여를 준비중이다. 유통개방의 파고는 통판시장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영국업체인 「프리맨스」와 프랑스의 「라후드뜨」 등이 상륙했고 미국의 「샤퍼이미지」도 국내진출에 성공했다.이처럼 국내외 업체들이 잇따라 참여함에 따라 국내통판시장은 꾸준히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93년 2천3백억원, 94년 3천억원 95년4천억원 96년 5천6백억원 98년 1조원 등 매년 30% 이상의 고속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매년 30% 이상 고성장, 2천년 1조원 예상이같은 통판시장에서 최대매출을 올리고 있는 업종은 신용카드사.지난해 1천6백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백화점도94년 2백80억원에서 지난해 4백50억원으로 급증했다. 농수축협도지난해 통판을 통해 3백억원의 매출을 올렸다.최근 차세대 유통경로로 관심을 끌고 있는 통신판매는 무점포판매의 일종. 판매업자가 우편 등 각종 통신매체를 이용, 구매계약을신청받아 상품을 판매하는 마케팅이다. 소비자들은 카탈로그나 TV잡지를 통해 상품을 선택한다. 점포의 입지조건과 무관하게 의도하는 목표고객에 접근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배달과정에서 파손되거나 변질되는 물품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상품을 취급할 수있다는 것도 매력이다.이같은 통신판매에 활용하는 매체는 우편 텔레마케팅 카탈로그 뉴미디어 등이 있다. 직접우편은 엽서 서신 카탈로그 등을 이용해서특정개인이나 단체에 보낼 수 있다. 특정고객을 대상으로 보낼 수있다는 장점이 있다.◆ 멀티미디어 홈쇼핑 통판시장 주류 차지할 듯텔레마케팅은 80년 이후 활발해지고 있는 신종기법이다. TV쇼핑이나 PC통신을 이용한 통판은 앞으로 가장 널리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쌍방향 통신과 영상을 보고 주문할 수 있어 실물을 보지 못하는 통판의 단점을 상당부분 극복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유선방송채널 39의 홈쇼핑TV를 보다가 원하는 상품이 나오면 전화를 걸어주문, 가격을 치르고 물건을 인도받는 판매방식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신용카드사가 보낸 카탈로그를 보고 상품을 주문, 구매하는것이 더 일반적인 모습이다.통신판매가 발전하는데는 소비패턴의 변화, 교육수준과 소득의 증가 그리고 인건비상승, 통신기술의 발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우선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쇼핑시간의 단축과 물건운반의 부담해소 그리고 24시간 쇼핑 등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국내의 여성경제활동 참가율이 지난 94년에 47%를 넘었다는 사실은 집에서 쇼핑을 원하는 수요층이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택배의 발달로 주문에서 배달까지의 시간이 대폭 줄어든 것도 통신판매 성장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일본의 경우 주문 접수에서 물건인도까지 일주일이 걸리지 않는다. 농촌을 제외한 도시지역은 3일이내면 도달한다. 국내도 도시지역에는 3일 이내면 충분하다. 아울러 신용카드의 대중화로 현금없이도 할부구매할 수 있게 된 것도통판발달에 기여했다. 도매상과 소매상의 인건비 상승도 통판성장을 제촉하는 요소였다.이같은 요소가 고속성장을 가능케 했지만 국내 통판업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도 적지 않다.국내통판업체의 가장 심각한 문제가 바로 독자적인 회원명단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신판매를 일명 데이터베이스판매라고 부르는데 이는 통판의 성패가 정확하고 유효한 회원목록 구축에 달려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다.성별이나 주소 직업 등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경제적 수입과 선호제품 그리고 재구매여부 등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구축하는 것이 요구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영세하다보니독자적인 자료망 구축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 통신카드사가 확보한회원명부를 활용하고 소정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 이에따른 비용이 매출액의 12~15%를 차지하고 있다.또한 배송체제가 미비돼 상품배달이 지연되는 것도 통판업체를 괴롭히고 있다. 물류비가 매출액의 10%를 상회한다. 그리고 통판회사못지 않게 특송회사들도 영세해서 신속하고 정확한 배달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러다보니 도시 이외의 지역에는 배달기간이 10일을넘기기도 한다. 배송지연은 주문취소로 이어져 통판회사의 매출증대에 장애로 작용한다. 또한 가격파괴형의 신업태, 대형양판점,CVS 등 신규 유통업의 도입은 통판업체의 경쟁자로 부상한다. 과도한 광고비도 통판업체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소비자 쌍방향미디어 선호이밖에도 통판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낮은 것도 시장확대의장애로 작용한다. 이는 초창기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비싼 값으로 판매하거나 주문한 제품의 배송을 지연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부정적 인식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용카드사 백화점 등 통판에 참여하고 있는 대기업의 품질개선 노력으로 통판에대한 인식도 점차 변하고 있다.이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국내 통판시장의 미래는 밝다. 무엇보다 통판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의 사회진출과 고령인구의 증가 그리고 통판을 선호하는 신세대층의 등장으로 잠재수요층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정보통신과 물류인프라의 발달도 긍정적 요소로 작용한다.이같은 토양을 기반으로 앞으로 국내통판시장의 주류는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홈쇼핑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문제를 야기하는수백만부에 달하는 카탈로그 발송에 대한 비판여론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소비자도 일방적인 카탈로그보다는 쌍방향 미디어에 대해 더 높은선호도를 보인다. 업체 입장에서도 멀티미디어 통신은 무재고 판매를 실현할 수 있는 유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인쇄물 매체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양자가 병행하는 형태의 통판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21세기 미래형 유통으로 각광받는통판의 발전추세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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