잽싸게 6위로 ... 미래 질적 성장에 달려

우리나라는 지난해 3천6백77만t의 철강을 생산하여 일본 미국 중국러시아 독일에 이어 세계 6번째 생산국의 지위를 확고히 하였다.이는 1973년 포항제철이 조업을 개시하면서 1백만t을 돌파한 후 불과 이십수년만에 이룬 업적으로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우리나라 철강산업이 이처럼 빠른 성장을 이룩하게 된데는 정부의적극적인 지원, 철강업계의 부단한 노력, 그리고 수요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이 밑거름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1968년 정부는 경제개발의 기초소재로 사용되는 철강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포항제철을 설립하고 자금지원 외에도 항만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구축을 적극 뒷받침하였다. 그 일환으로 1970년에는 「철강산업육성법」을 제정하여 철강산업 지원을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바 있다. 그 후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생산규모가 커지고 수출경쟁력이 강화되자 이에 대한 선진국들의 견제가 잦아졌다. 이에 따라 1986년 「철강산업육성법」이 폐지됨으로써 철강산업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은 막을 내리게 되었다. 「철강산업육성법」은그 당시 열악한 수요와 기술 기반하의 국내 철강산업이 성장 토대를 마련하는데 기여한 바 지대하였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한편 철강업계는 최신예 설비, 저렴한 노동비용 등을 적극 활용하고 규모의 경제를 최대한 향유하기 위하여 설비확장을 적극 추진하였다. 또한 취약한 내수를 보전하기 위해 적극적인 수출전략을 구사하여 생산설비효율을 극대화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모색하여 왔다. 그 결과 1980년대 중반 한때 생산에서 차지하는 수출비율이 40∼50%에 달하였고 철강수출이 5백만t을 넘어서며 세계8위의 수출국으로 급부상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그러나 80년대에 들어 자동차 조선 가전 기계 등의 수요산업이 높은 성장을 지속함에 따라 80년대 후반부터는 내수비중이 보다 높아지면서 건설업을 제치고 제조업이 철강소비를 주도하게 되었다. 국민 1인당 철강소비는 1970년 51kg에서 1980년 1백53kg으로, 그리고1995년에는 8백32kg으로 늘어나 선진국중에서 최고 수준을 보인 일본의 기록 8백kg을 초과할만큼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하였다.향후 우리나라 철강산업은 1인당 철강소비 지표가 대변하듯이 철강소비가 서서히 포화점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성장둔화가 예견되고 있다. 또한 철강산업의 생산구조가 범용강재 위주로 이루어져 있고, R&D 투자도 경쟁국에 비해 활발하지 못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특수강의 생산비중은 10% 전후로 선진국의18∼20% 수준에 크게 밑돌고 있고, 고급강의 생산비중도 일본에 비해 매우 낮은 실정이다.앞으로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경영환경은 크게 바뀔 것으로 보여 과거 저렴한 인건비와 설비효율성의 극대화를 통한 성장은 점차 한계에 이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철강산업은 기술개발과 경영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수요산업의 고도화, 첨단화에부응할 수 있는 질적인 성장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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