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이아디어=돈방석

흔히 사람들은 발명품하면 전화 컴퓨터 로봇 로켓 등 거창한 첨단제품을 생각한다. 그러나 주변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우리가 사용하는 수많은 생활필수품은 모두 발명품이다.이들 발명품들은 대부분 생활주변의 간단한 아이디어에서 탄생된 것이다. 루드의 코카콜라병, 필립의 +자드라이버, 마쓰시타의 쌍소켓등이 대표적인 사례에 속한다.국내 발명계에도 생활주변의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된「큰 발명품」들이 많다. 이들 발명품 일부는 이미 상품화돼 발명가들에게부와 명성을 안겨준 경우도 있으며 일부는 상품화를 목전에 두고있기도 하다.◆ 식용유 공급되는 프라이팬 곧 상품화지난 94년 제22회 국제발명품전에서 금상을 수상한 박병기(40)씨의「양측개방 도어장치」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 작품은 왼쪽,오른쪽어디서든 문을 자유롭게 여닫을 수 있는 일종의 인공지능문이다.이 장치는 냉장고 창문 장롱 등 어느 것에나 자유롭게 부착할 수있는 것이 특징으로 현재 국내를 비롯, 세계 50여개국에 특허출원돼 있다. 박씨는 국내 굴지의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와 특허전용실시권 계약을 체결,내년 하반기쯤 이 장치를 단 냉장고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전망이다. 박씨는 삼성전자로부터 수억원대의 전용실시계약금을 받았고 앞으로 생산대수에 따른 로열티를 추가로 받게돼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발명가가 됐다. 발명가 박씨는 초등학교밖에 나오지 않은 구두닦이 출신이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식용유 공급장치가 부착된 프라이팬도 생활 속의 아이디어가 밑바탕이 됐다. 이 프라이팬은 택시기사출신인 박동균씨가 평소 주부들이 요리를 할 때 후라이팬에 식용유를 자주 붓는 것을 보고 이같은불편을 덜고자 착안,발명했다.이 발명품은 프라이팬 손잡이를 단지 식용유공급장치로 전환한 이색발명품으로 올해 4월 스위스에서 열린 국제발명전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박씨는『국제발명전에서 많은 사람들이 상품화될 경우 가격이 얼마나 되느냐는등 큰 관심을 보였다』며 조만간 투자자를 선정,상품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스위스 국제발명전참가이후 다니던 택시회사도 그만두고 주방업체등 투자자물색에 동분서주하고있다.테이프의 속도를 빠르게 또는 느리게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할멘 속독기」는 유좌식씨(56)가 자신의 역경을 극복하기 위해발명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이 발명품은 기존 워크맨에 모터의 회전을 조절하는 9가지 회로장치를 추가한 것으로 테이프의 회전속도를 평상시보다 최고 4배,최저 3분의 1까지 조절할 수있다.발명가 유씨는 지난 82년 만취상태에서 뒤로 넘어져 기억을 상실하는 화를 당했다.속독을 하면 기억을 어느 정도 되살릴수 있다는 의사의 권고에 따라 기존테이프레코더로 속독을 해보았으나 너무 불편,제품개발에 뛰어들었다. 자신의 발명품덕분인지 몰라도 현재 유씨는 기억을 되찾아 제품판매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기존 통념 깬 역발상도 히트작 양산페달을 뒤로 밟아도 앞으로 가는 「슈퍼자전거기어」는 기존의 통념을 깬 역발상의 산물이다. 충북청주에서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유문수사장은 지난 90년부터 6년간 연구에 매달린 끝에 일반기어와는 달리 뒤로 밟거나 상하왕복으로도 바퀴가 앞으로 굴러가는자전거 기어발명에 성공, 2년전 미국과 독일에서 잇달아 열린 국제발명전에서 금상을 받았다.이 기어는 캐나다 자전거제조업체인 지글러메뉴팩처링사에 앞으로5년동안 3천만달러의 로열티를 받기로 하고 수출키로 계약,발명가유씨는 발명품하나로 돈방석에 앉게 됐다.이밖에 여성발명가인 하상남씨가 날로 심화되는 공해환경에 착안,세척중심인 종래의 비누에 미네랄과 항암물질인 셀레니움을 함유시켜 오염물질해독효과를 높인 세리온비누, 전직교사인황소현씨(50)가 전업주부생활을 하다 스스로 불편함을 느껴 개발한파워플러그,현직치과의사인 최봉식씨가 발명한 휴대용 이쑤시게 등도 생활속에서 얻어진 큰 발명품들이다.★ 김동환 세아실업 사장-반디라이트펜 외국서 선풍적 인기어두운 곳에서도 글씨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반디 라이트펜」. 올해 스위스제네바에서 열린 우수발명품경진대회에서 은상을수상, 「발명 한국」의 위상을 드높인 제품이다. 이 제품은 현재국내보다는 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세계시장 석권을 눈앞에 두고 있다.이 제품이 실용화되기까지에는 고등학교중퇴 학력이 전부인 한 발명가의 집념어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세아실업 김동환사장이 주인공. 85년 삼환기업을 퇴사한 뒤 경찰장비판매업을 하고 있던 김사장은 90년초 밤길을 거닐다 경찰관이 손전등을 어깨에 멘채불편한 모습으로 필기하는 모습을 본순간 기발한 착상이 떠올랐다.볼펜과 손전등을 결합한 필기구를 만들면 그같은 불편은 없어질 것이라는 아이디어가 섬광처첨 머리를 스쳐 지나갔던 것.다소 황당하기도 한 발상이었지만 김사장은 만사제쳐놓고 시작품만들기에 매달렸다. 잠을 설치는 10여개월의 노력 끝에 그는 기존볼펜에 조그마한 손전등을 부착한 시제품을 완성,일단 경찰쪽에 납품해 보았다. 그러나 반응은 냉담하기 그지 없었다.『디자인이 조악해 도저히 쓸수 없을 뿐더러 시장성도 없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더군요. 심지어 초등학교에 다니던 딸조차도「괴물같다」고 평가절하했습니다.』그는 여기서 좌절하지 않고 93년 특허출원을 한뒤 전국 곳곳에 있는 문구와 전기업체전문가 등을 찾아다니며 자문을 구했다. 디자인만 잘 개선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그는 93년 8월 한국내쇼널전기 한영조차장을 만났다. 한차장은상품화가 가능하다며 한 번 해보자고 그를 격려하고 나섰다. 전원은 수은전지로 해결하고 이를 볼펜끝 구멍의 전구에 전달하는 시스템은 한차장이 전적으로 해결했다. 제품디자인은 한국산업디자인포장개발원의 자문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어렵사리 모은 7억여억원의 돈을 투자됐고 드디어 94년 12월 첫 제품이 출하됐다.자칫 사장될 뻔했던 반디라이트펜은 출하되자 마자 국내보다는 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스라엘 군에서는 제품출하소식을 어떻게 알았는지 3만달러어치를 주문했고 일본 미국 대만 군당국에서도 잇달아 제품주문이 들어왔다. 출하된지 1년만인 95년 그는 이 볼펜 하나로 수출 4백만달러를 포함해 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일본에서는 재난대비 필수 휴대용품으로 큰 인기를 끌고있어 수요는 앞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국내 소비자가격을 수출가보다 1백원이 싸게해 1천1백원에 판매하고 있는 김사장은 앞으로 유럽 및 미국시장공략을 강화, 반디라이트펜을 세계적인 문구용품으로 키워 나갈 계획이다.이같은 원대한 포부를 갖고있는 김사장에게 한가지 아쉬움은 있다.국내 문구업계의 유통망낙후로 「반디라이트펜」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이의 타개를 위해 직판점을 조만간개설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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