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아닌 관광산업으로 '껑충'

정부는 지난 94년 8월 3일 카지노업을 관광진흥법상의 외국인전용관광산업으로 전환하는 법률을 채택했다. 그동안 사행행위업으로분류해 규제위주로 운영해온 것과는 사뭇 다른 조치였다. 감독 허가 관청도 경찰청에서 문화체육부로 이관됐다. 이같은 움직임은 카지노를 더이상 도박을 목적으로 한 사행행위로 보지않고 부가가치가 높은 고수익 외화획득사업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정부가 카지노업을 건전한 여가오락산업으로 인식한 시점이 다른나라보다 뒤지기는 했지만 앞으로 건실한 하나의 사업분야로 육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태백폐광지역의 활성화를 위해 이 지역에 카지노를 설립하는 방안이 활발히 논의된 것도카지노업의 육성방안을 모색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국내 카지노업은 대체로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관광산업 중 단일업종으로는 비교적 규모가 큰 외화획득원이다. 지난 94년의 경우 카지노업의 외화획득실적은 2억 5천5백51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체관광수입액인 38억9천2백10만달러의 6.6%에 해당한다.카지노업의 외화획득액은 지난 89년 이후 7년 동안 매년 평균29%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전체 관광수입이 90년을 고비로 감소추세로 돌아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내 관관수입은 90년부터 주시장인 일본 미국의 경기침체로 인해 그간의 꾸준한 입국자 증가에도불구하고 여행수입은 감소추세로 돌아섰다.카지노 이용객의 1인당 평균소비액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91년1백96달러였던 1인당 평균카지노소비액이 94년에는 무려 4백8달러로 뛰었다. 이는 외래관광객 1인당 평균관광소비액 1천81달러의37.7%를 차지하는 액수다. 그만큼 카지노업이 관광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인 셈이다.◆ 규모 큰 외화획득원… 89년이후 연29% 증가국내 카지노를 이용한 외래관광객수도 전반적으로 증가추세다. 지난 88년 34만명이었던 이용객수는 91년 59만명에서 94년 63만명으로 늘었다. 이는 88년보다 82% 늘어난 수준이다. 이 외래이용객들은 대부분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지역 사람들이다. 일본인이 전체의 70%로 제일 많고 대만인이 16%, 미국5%, 홍콩 4%, 중국 3% 순이다.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게임시설은1위가 블랙잭으로 32.1%, 2위와 3위는 각각 룰렛과 바카라로31.6%와 27.8%로 조사됐다. 다이사이는 5.4%로 4위를 보였다.국내 최초의 카지노업체는 지난 67년 인천에 설치된 오림포스호텔카지노다. 다음은 워커힐 호텔 카지노로 이듬해인 68년에 설치됐다.국내 카지노산업은 70년대 이후 주요관광지를 중심으로 확산됐다.지난 71년 속리산 관광호텔카지노 설립에 이어 75년 제주칼호텔,78년 파라다이스비치호텔, 79년에는 코오롱호텔 등 6개소가 신설됐다. 그후 80년의 설악파크호텔카지노가 강원도에 처음으로 개설된것을 비롯해 85년 제주하얏트호텔카지노가 개장됐다. 90년대에 들어와서는 카지노 신규허가 완화 덕분에 90년과 91년 2년 동안 제주그랜드호텔, 제주남서울호텔, 제주서귀포호텔, 제주오리엔탈호텔,제주신라호텔 카지노 순으로 문을 열어 현재 전국에 13개 카지노업체가 운영중이다. 이를 지역별로 보면 제주지역이 7개업체로 전체의 54%를 차지하고 있으며 서울 부산 인천 강원 충북 경북지역에각각 1개업체가 등록돼 있다.카지노의 운영형태를 보면 임대운영이 8개업체이며 직영체제운영이5개업체로 독립카지노업체가 호텔로부터 카지노시설을 임대해 운영하는 업체가 많은 실정이다. 또한 카지노가 설치돼있는 호텔의 등급은 특급 11개업체와 1등급 2개업체로 대부분 특급호텔에서 운영되고 있다.국내에서 카지노 설립의 법적 근거가 된 최초의 법률은 61년 11월에 제정된 「복표발행현상 기타 사행행위단속법」이다. 이 법은 외래관광객 유치를 위한 관광산업진흥책의 일환으로 카지노의 도입을결정하였다. 이 법에 의해 오림포스호텔 카지노가 처음으로 개설됐고 그 다음해인 68년에 주한 외국인 및 외래관광객 전용의 위락시설로 서울에 워커힐호텔 카지노가 개장된 것이다.69년 6월에는 사행행위단속법을 개정, 카지노에 내국인출입을 허용했던 것을 금지했다. 카지노에서 내국인을 상대로 사행행위를 할경우 영업금지 또는 허가취소의 행정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때부터 국내카지노가 내국인출입을 제한하여 외국인만을 이용객으로 한정하는 근거가 마련되었다.카지노업은 91년 3월에 다시 「복표발행현상기타 사행행위단속법」에서 「사행행위 등 규제법」으로 바뀌었다. 이 법에 따라 사행행위영업의 일환으로 규정돼오다 94년 8월 또다시 관광진흥법에 의한관광사업으로 새로이 규정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카지노업체 제주가 7개로 54% 차지카지노업이 관광진흥법으로 묶인 것은 관광외화획득 뿐아니라 외래관광객 유치에 대한 기여도가 커 카지노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할수 있도록 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였다. 카지노의 허가 감독청도 법률개정과 함께 변천해왔다. 91년에 개정된 「사행행위 등규제법」 이전에는 내무부장관 또는 시·도지사였으나 이후는 신설된 경찰청으로 이관됐다. 그러나 94년말 행정기구개편과 함께 관광산업의 주무부서가 교통부(현재 건설교통부)에서 문화체육부로 이관됨에 따라 현재 카지노업무는 문화체육부 관광국에서 맡고 있다.국내 카지노업계는 최근 일대변신을 꾀하고 있다.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국가들이 카지노산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함에 따라 국내 카지노산업이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법률적으로 카지노산업을 관광산업으로 규정한 것을 계기로 그동안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해소할 수 있는 절호의 시기로 여기고 있다.필리핀과 말레이시아는 카지노산업을 고용촉진과 외화획득사업으로적극 지원하고 있다. 외국인은 물론 국내인들의 출입을 허용하는동시에 카지노시설이 들어선 지역을 대단위 오락단지로 개발하고있다. 성인 뿐아니라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시설을 아울러 건설하고 있다. 게다가 이 국가들은 저임금과 저물가를 무기로 한국의 주요고객인 일본인들과 대만인들을 유치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외래이용객들은 지난 93년과 94년에 크게 줄었다. 92년 68만명으로 피크를 이루었던 외래이용객수는 93년과 94년 각각 65만명과 62만6천명으로 감소추세를 보였다.이에 따라 국내카지노업체들은 94년에 한국카지노업 관광협회를 결성하고 카지노업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각종 사업을 벌이고 있다. 관광진흥을 위한 조사연구사업에서 그동안 부정적 이미지의 온상이 돼왔던 현금흐름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한 전산시스템개발등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관광기금으로 올해안에 1백78억원을 출연, 어엿한 관광산업의 한 분야로 자리잡아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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