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튄 앤드 스타전략으로 정면돌파 하겠다'

▶ 최근들어 D램가격이 크게 떨어지는등 반도체시장상황이 악화되고있습니다. 그 원인은 무엇이고 시장자체를 어떻게 보고 계신지 말씀해 주십시오.제가 보기에는 세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우선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것입니다. PC경기가 상대적으로 나빠지는 상황에서 공급이 늘어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발생한 것입니다.대만이 메모리분야에대대적으로 참여한 것도 한 요인이고 무엇보다도 PC경기가 작년이나 재작년에 비해 성장률이 둔화되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개인용컴퓨터가 네트워크컴퓨터쪽으로의 전환점에 와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 때문에 D램수급이 조정국면에 와 있다고 봅니다.▶ 세계 반도체 경기전망은 어떻습니까.메모리시장은 한자리수 성장에 그치거나 비관적으로는 마이너스 성장까지 가능하다고 봅니다. 반도체 전체로 보면 10%정도 성장할 것같습니다. 미국성장률은 작년에 비해 많이 떨어졌고 일본은 다소증가했습니다. 이는 일본이 이제까지 버블해소과정에서 투자를 미루고 있다가 최근 본격적으로 투자를 했기 때문이지요. 중국시장도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성장했고요. 아시아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미국만은 못합니다. 세계적으로는 내년말까지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국내시장과 반도체3사들은 어떻게 돌아가나요.국내시장은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하리라 생각합니다. PC경기는 둔화됐지만 정보화 수요가 많기 때문에 잠재력이 더 크다고 봅니다.단기적으로는 어렵지만 반도체3사가 투자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누군가 지적했듯이 투자란 이발과 같습니다.머리를 깎다 그만 둘수는 없는 일이지요. 깎던부분은 다 깎아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투자도 중간에 멈출수 없습니다. 투자한 부분은 다 끝내야 합니다. 부분적인 조정은 있을지언정 대폭적인 감소는 있을수 없습니다. 저희회사의 경우는 국내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열심히 투자를 해왔고 하반기부터 해외투자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메모리시장이 16메가에서 64메가로 이동하는 것에 대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반도체생산장비를 모두 바꾸어야 합니다. 그래도 금년도에는 당초계획보다 다소 축소 조정했습니다.▶ 증시상장을 앞두고 있는데 반도체경기가 나빠 상장에 영향받을 것같은데요.단기적으로는 영향을 받겠지요. 그러나 기업이 늘 단기적인 이익만바라볼 수만은 없습니다. 장기적 안목을 갖고 접근해야지요. 저희회사는 D램비중이 크기 때문에 그 이외의 부분에 꾸준히 준비를 해왔습니다. 아마 내년부터는 D램중심에서 탈피할수 있을 정도로 개발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상품들이 시장에 나오면 그 충격을 줄일수 있을것 같습니다. 상장은 11월초에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공모가는 2만원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반도체분야에서는 삼성과 현대에 비해 뒤진 것이 아닌가하는 지적이 있는데요.그런것이 어찌보면 핸디캡이 되지만 저희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될수있습니다. 비교대상을 국내3사에 국한하기 보다는 시야를 넓혀 일본이나 미국의 기업을 보아야 합니다. 반도체분야의 사업추진을 국내보다는 동남아 유럽 미국등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세계화하면서 시야를 국내에만 둬서는 곤란합니다. 세계적인 메이커와 비교해야 합니다.▶ 시장상황이 안좋다는 전망이 일반적인데 LG반도체의 대응전략은 무엇입니까.저희들은 주로 D램위주 뿐아니라 비메모리분야도 특화하여 장기적으로 종합반도체회사로서의 균형성장을 이루는 것입니다. 이를 위한 것이 「Twin and Star」전략입니다. 「Twin」은 고속 D램과 주문형반도체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고 「Star」는 멀티미디어분야의 세계 최고수준의 특화된 제품을 집중개발하는 것입니다.이를위해서 기반기술을 개발해 왔고 금년부터 이 부분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환경이 어려울 것을 예측하여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시나리오를 작성하여 지난해부터 대비해 왔습니다.▶ 한국기업이 일본시장을 공략하는데 어렴움을 겪는 주요 원인중의하나가 원가문제입니다. 원가면에서 경쟁력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는 상태입니까.가격이 내릴것을 예측하고 생산계획을 마련했지만 예측보다 더욱더 급격하게 떨어져 계획을 수정하였습니다. 새로운 계획은 1차2차 3차 등 다단계로 세워 가격이 아무리 떨어져도 대응할수 있도록 준비하였습니다.이는 저희 그룹이 8년전부터 준비한「도약2005」의 사상에 따라서 꾸준히 준비해온 것입니다. 각 사업장 공장마다 최고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비용경쟁력을 갖출수 있도록 준비해오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수준에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비용을 반으로 줄인다거나 한계라고 여기는 것들에 도전하는것입니다. 상반기까지는 마무리가 돼가고 있고 하반기에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입니다.▶ 원화도 약세지만 엔화는 더 약세이기 때문에 수출기업마다 환차손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는것 같습니다. LG반도체는 어떤가요.우리회사의 경우 그런 영향은 아주 적은 편입니다. 엔화약세에 따른 환차손이 제품원가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개발능력등 제조비용에따른 원가경쟁력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대만이 D램 생산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대대적으로 설비를 증설하고 있습니다. 대만과 같은 후발국가의 추격에 어떻게 대응할계획입니까.투자면에서 우려는 되지만 대만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칠수 있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대만기업들은 대개 일본업체들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D램분야에 진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D램분야는 앞으로 고속제품만이 경쟁력을 갖출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기업들도 고속D램은 아직도 안정적인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한국기업들이 비교적 앞서 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대만이 고속D램을 생산하지는 못할겁니다. 따라서 제품의 질을 본다면 대만제품들은 선진국시장 보다는 중국이나 동남아등 시장에서힘을 발휘하는 정도가 될 것입니다.▶ 국내반도체산업은 생산공정기술은 뛰어나지만 장비와 재료분야는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저희 회사는 반도체제품 기초기술부터 응용기술까지 개발을 하고있습니다. 반도체업체가 재료·장비까지 다 할수는 없습니다. 장비와 재료까지 모든 것을 국산화하지 못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이를 무기화하면 문제가 되겠지만 미국 일본 EU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하면 됩니다. 결국은 기초과학이 탄탄해야 경쟁력을확보할수 있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서 저희 LG반도체는 그동안 국내유수의 대학이나 연구소와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특화된 기술분야에서 성과가 나오도록 투자도 많이하고 있습니다. 미국 일본 유럽의 각 대학들에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독자적으로는 모든 것을 다할수 없습니다. 앞으로는 네트워크형 연구개발체제가 갖추어져야 합니다.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대만인도 중국 러시아 등 세계 각지에 인력을 파견하여 그 지역에 맞는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연구개발도 현지인을 채용하여 추진하고 있습니다. 영국에 투자한 뒤로는 영국대학과 산학협동에 대해많이 거론하고 있습니다.▶ 최근 LG반도체는 영국에 대규모 현지공장 건설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글로벌전략을 소개해 주시지요.그동안 국내인력으로 해외사업한다는 개념을 수정하여 해외 각지에서 스스로 마케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지위주의 지역본부체제를 마련했습니다.해외 우수업체와의 제휴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특히 멀티미디어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주로 미국시장을 중심으로벤처기업과 제휴하고 지분참여하고 있지요. 심지어는 고객과도 제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제휴가 아니라도 강도높은 기술교류와 함께 사업방향도 설정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TI등이 특허권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데 이에대한 대비는 충분합니까.특허권은 생존의 수단입니다.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존중해야하고 필요하면 로열티를 지급하거나 사들여야 합니다. 7~8년간필요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해오고 있습니다. 이미 필요한 기술은 상당부분 확보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규제로 반도체산업이 제대로 클 수 없다는 불만도 있는 것같습니다만.정부에서 반도체산업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업계스스로가 풀어나가야 합니다.정부가 해야할 일이라면 무역마찰이나 토지확보문제등을 들수 있습니다.▶ 반도체산업은 이제 국가의 중추산업으로 성장하였습니다. 부회장님께서는 한국 반도체산업의 산증인으로 알고 있는데 반도체산업초기에 겪었던 어려움이나 감회도 많으시겠지요.반도체산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우수한인력입니다. 이들을 단기간에 양성하긴 어렵기 때문에 각계각층의엘리트들을 끌어 모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 중에는 국내에서 공부한 사람들도 있고 해외에서 공부하거나 활동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때문에 서로 이질적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많아 한 조직안에서 구심체를 형성하여 한방향으로 이끌어가기가 힘들었습니다.이때 사용한 것이 「C+C(Communication and Coordination)」입니다. 대화와 협력이란 뜻으로 구성원의 성격이 서로 달라도 대화하고 한 목표를 향해 협력하는 가운데 일체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 것입니다. 이것이 이루어졌을 때 사업이 완성되고 영업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때 느꼈던 보람이 가장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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