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업 학교불문 실력ㆍ개성파 중시"

▶ 일본의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있는데 취업시장의 기상도는 어떻습니까.일본경기는 완만하나마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96년 3월말결산 상장기업들의 경상이익은 금융업종을 제외하고 평균 19%나 좋아졌습니다. 설비투자도 늘어나고 있어요. 이에따라 내년봄 2천3백개상장기업들은 올 봄보다 12% 정도 많은 8만8천명을 모집할 계획인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기업들이 채용인원을 전년보다 높여잡은 것은 6년만의 일이지요.▶ 그러면 올해 일본의 취업전선에 나타난 특징도 있겠군요.그렇습니다. 대졸채용계획을 보면 인문계가 20% 증가한데 비해 이공계는 28%나 급증했습니다. 특히 기계 자동차 부품업계 멀티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전기 전자업종이 적극적입니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증권 호텔 여행 백화점 슈퍼 정보 소프트업종이 활발한 편입니다. 특히 장외등록법인이나 벤처기업 등 성장기업을 중심으로 인재확보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게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입니다. 바꿔 말하면 이런 업종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얘기지요.▶ 올들어 일본기업들이 채용방식을 많이 바꾸고 있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만.사실입니다. 96년도 채용전선은 채용확대움직임과 더불어 채용방식의 다양화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회사가 지난 6월말 현재 전국 주요기업 8천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시채용을 하고 있거나 검토중이라고 응답한 회사가 41%에 달했습니다. 이는 대학졸업자들을 거의 비슷한 시기에 일시에 채용했던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것입니다. 특히 42%의 기업들이 학교이름을불문하고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는 기업들이 학력보다는 실력과 개성 창의력 등을 중시하고 있다는 증거다. 또16.3%의 기업들은 앞으로 학교를 불문하고 채용하겠다고 응답함으로써 이러한 추세는 더욱 확산될 전망입니다.▶ 일본기업들은 대개 어떤 인재를 원합니까.지금은 비즈니스사회입니다. 과거에는 말수가 적고 묵묵히 일하는사람들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 많았지만 지금은 달라졌어요. 일에대한 호기심이 왕성하고 최소한 일본경제신문을 읽어 비즈니스에 대한 지식이 상당수준에 있는 그런 대졸자들을 원합니다. 그래서 필기시험도 필기시험이지만 면접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어요. 기업들이 점점 학교명을 불문하고 채용하려는 것도 개성과창의력을 갖춘 다양한 인재를 확보하지 않으면 글로벌시대를 리드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결과입니다.▶ 학교명을 불문한다고 하는데 서류를 없앴다는 말입니까.입사지원서류에 아예 학력을 기입하는 난을 없앤 곳도 많고 설혹있다 하더라도 면접관이 그런 서류를 보지않고 인물됨됨이를 판단하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1류학교라는 간판밑에서 별 공부를 하지않은 학생들보다는 그보다 못한 학교지만 4년간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을 찾으려는게 일본기업의 추세입니다.▶ 한국에서는 대학졸업예정자들의 취업시험이 대개 10월이후에 집중돼 있는데 일본은 어떻습니까.기업들이 채용인원을 늘리면서 리크루트 활동도 빨라지는 경향을보이고 있습니다. 취업설명회를 2, 3월부터 하는 기업도 생기고 있는데 피크는 황금의 연휴라는 5월초순께 집중됩니다. 5, 6월께 대부분 시험을 치는데 5월중순부터 장마가 몰려오는 것처럼 채용하겠다는 의사를 지원자에게 통보합니다. 이른바 합격내정이지요. 내정의 피크는 6월중순부터 하순입니다.그러나 내정자들 스스로 포기하면 7월중순에 추가내정자를 선발합니다. 유력기업들의 경우 지방권은 6월8일 전후, 간사이권은6월14일전후, 수도권은 6월24일전후가 절정에 달하지요. 이게 소위X데이라는 것이지요.일단 내정된 후에는 그들을 다른 기업의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게하는 「구속」이 두드러집니다. 7월1일부터는 간친회 식사회 공장견학 시험 등 내정자모임이 러시를 이룹니다. 국내여행은 물론 해외여행 휴양소합숙 등이 많습니다. 97년 대학졸업예정자의 경우 웬만하면 7월 이전에 들어갈 회사가 결정되는 셈입니다.▶ 2개이상의 중복합격자도 꽤 많을텐데요.물론 그렇습니다. 취업기회가 넓어진 것도 한 원인입니다. 우수학생들에 대한 내정중복의 예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취직이 내정된학생들 가운데 그 회사에 대해 1백% 만족하지 못할 경우 다른 회사의 티켓을 따려는 경우도 상당수에 달합니다. 기업들이 학생들의내정사퇴를 막기 위해 구속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일본학생들이 기업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을 텐데요.학생들의 취직의식도 서서히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대기업지향이 강했으나 기업들의 리스트럭처링과 연공서열제의 폐지, 산업구조조정 등에 의해 학생들의 사고 방식도 달라지고 있어요. 그래서 취직활동에 있어어도 취사가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할것인가 하는 취직지향이 강해지고 있는 것같아요. 예를 들면 복수의 기업에서 내정된 학생들의 경우 최종적인 진로선택은 하고 싶은 일이나희망을 받아들이는 기업이라는 응답자가 42%를 넘어섰습니다. 또희망업종인 기업, 자신을 높게 평가하는 기업에 들어가고 싶다는학생들이 각각 17%를 넘는 반면 지명도가 높은 회사에 가겠다는 학생은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취업전선에도 패션과 마찬가지로 인기있는 회사나 업종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만.물론이지요. 산업의 부침을 반영해 NTT NEC 후지쓰등 통신관련회사들의 인기가 높은 편입니다. 과거에는 안정성을 제일 중요시 했지만 최근에는 10년후를 내다보면서 희망있는 직종을 선택하려 합니다. 그래서 과거 베스트 텐에 들어갔던 은행들은 인기상위권에서밀려나고 멀티미디어관련회사들의 주가가 올라가고 있어요. 이와함께 사회가 풍요로워지고 여가문화가 정착되면서 여행관련이나 취미관련업종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요. JTB같은 여행회사나 레코드출판회사 등도 지원자들이 몰리고 있어요. 특히 여행사나 호텔쪽엔여학생들의 인기가 높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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