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배기 중소기업도 '사냥감'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여성과 인력난을 호소하는 중소기업」. 우리나라의 산업인력수급구조에서 취약한 것으로 지적되는 대표적인부분이다.대졸여성들의 올 하반기 취업전망은 예년에 비해 어둡지만은 않을것으로 보인다. 각 기업의 공채규모는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감소할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성인력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때문이다. 취업정보기관인 리쿠르트에 의하면 올 하반기 취업시험을 치를 여대생은 모두 6만여명. 이가운데 1만8천명 정도가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50대 그룹에 4천명 정도가 입사하고 중소기업 9천명, 계약직 및 아르바이트로 5천명 정도가 고용돼 전체적으로는 3대 1가량의 경쟁률이 예상되고 있다.취업전문가들은 삼성 두산 금호 이랜드 등 여성인력 활용에 높은관심을 갖고 있거나 한진 한일 롯데 제일제당 등 여성 서비스인력수요가 많은 그룹에 주목해야 한다고 권한다.삼성그룹은 작년부터 학력과 성차별을 없앤 「열린 채용」을 채택하고 있어 여대생이라면 한 번쯤 노려볼 만하다. 지난 상반기 삼성은 신규채용인원 4천5백명중 20%를 여성인력으로 채웠다. 이는 지난해 채용한 6천명 가운데 9백명(15%)이 여성이었던 것과 비교하면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특히 디자인 전산직 부문을 중심으로 올해도 여성채용 증가경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두산그룹은 대졸 여사원들이 자기 몫을 잘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내려져 지난해부터 각 계열사 공채인원중 최소한 20%는 여성을 뽑도록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놓고 있다. 작년에는 전체 4백40명중 99명이 여성이었다. 공채와 함께 직원들이 모교를 방문해 현장에서 지원자를 모집하는 금호그룹도 졸업을 앞둔 여대생이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랜드는 이제까지 거의 공채인원의 3분의 1이상을 대졸여성으로 뽑아왔다. 올 하반기 4백명의 공채계획을갖고 있어 최소 1백개 이상의 여대생 일자리가 있는 셈이다.외국인 회사도 여성들이 노려볼 만한 곳이다. 외국인 회사는 상대적으로 국내기업에 비해 남녀차별이 적고 보수도 괜찮은 편이다.그러나 국내 외국인 회사의 경우 모회사가 속한 나라의 언어정도는능통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특별히 공채기간을 정해두지 않은경우가 많으므로 업체의 채용방식을 사전에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한다.◆ 외국인회사, 남녀차별 적고 보수도 괜찮아취업난 속에서 대기업에만 들어가겠다고 고집하는 것은 어리석은일이다. 중소기업이라도 제대로 선택한다면 오히려 개인적인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천안에 있는 반도체 검사장비업체인미래산업은 대졸초임이 월80만원 수준.서울과 지방의 물가수준을 감안하면 서울소재의 대기업에 비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장외등록법인인 이 회사의 주식은 현재 주당 20만원대의 고가를 형성하고 있다. 상장만 되면 우리사주를 통해 종업원들에게 막대한 시세차익이 돌아가게 된다. 92년 32억원에불과했던 매출액이 올해 4백50억원을 바라볼 만큼 커진 고성장 중소기업이다.컴퓨터 수치제어장비를 만드는 터보테크는 종업원이 1백50명에 불과하지만 이공계 박사출신이 8명이나 된다. 복지수준에 있어서도웬만한 대기업에 뒤지지 않는다.경기도 용인의 동아전기는 상위권 대기업수준의 급여에 연간1천%의 보너스를 지급한다. 주택지원은 물론 회사내에 노래방 시설까지 설치할 정도로 사원들에 대한 대우가 좋기로 소문나 있다.이처럼 중소기업에도 실속있는 알짜기업들이 얼마든지 있다. 회사의 성장과 더불어 개인이 발전해 간다는 측면에서도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훨씬 유리하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안정성이다. 대다수중소기업이 늘상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날 한순간에도산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중소기업입사를 꺼리게 만든다.그러나 이같은 문제도 취업하고자 하는 회사의 기술력이나 사업내용 등을 자세히 살펴보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얼마전까지만 해도 중소기업하면 으레 대기업의 하청기업이나 노동집약적 업종만을 영위하는 것으로 인식된게 사실이다.그러나 산업구조의 변화로 점차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세를불리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일수록 튼튼한 기술력이 없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예를 들어 컴퓨터프로그램 개발업체중에는 기술과 정보력을 바탕으로 이미 대기업과 동등한 위치에서거래하는 업체가 많다. 만성적인 취업난 속에서는 이들 유망중소기업을 찾아보는 것도 실속있는 취업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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