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위주 236개사 급속 재편될 듯

M&A(인수합병)를 통해 대형화와 우량화를 이뤄낼 것인가. 2000년도를 코앞에 둔 상호신용금고업계의 화두다. 사실 신용금고만큼M&A의 폭풍에 휩쓸린 금융기관도 없다. 설립 원년인 72년부터 지금까지 M&A된 신용금고는 모두 70~80여개에 이른다. 부실도 많았으며덩치자체가 작아서 M&A의 집중포화를 견뎌내지 못했던 것이다.신용금고의 M&A는 △72년 설립이후 92년까지 △92년부터 96년중반까지 △96년 중반이후 등 3단계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먼저 지난 72년부터 92년까지는 은행들이 부실신금을 떠안는 형태로 M&A가 진행돼 왔다. 현재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부국신금(국민은행 74년 인수)이나 업계 10위권의 보람신금(보람은행 71년인수)이 대표적인 예이다. 서은신금 신은신금 일은신금 부은신금경은신금 충은신금 등 「은(銀)」자가 들어가는 신용금고들은 모두같은 케이스다.92년부터 96년까지는 중견기업이 신용금고를 사들인 시기였다. △전남 고려신금(동원그룹 인수) △강남신금(거평그룹 인수) △서울신금(신대한신금) △신대한신금(성원그룹 인수) 등은 최근1년동안 중견기업들이 신용금고를 인수한 대표적 사례들이다.그러나 이렇게 많은 M&A사례중 신용금고간 합병 및 인수 사례는 단한건도 없었다. 신용금고가 신용금고를 인수할 수 있는 규정자체가없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최근 정부는 「상호신용금고 활성화방안」을 통해 신용금고끼리 M&A가 가능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중소기업 서민들에 대한 자금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신용금고를 활성화해야 중소기업을 살릴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M&A를 하는 신용금고나 우량 신용금고에대해서는 지점설립을 허용해 주고 장기주택마련저축상품을 취급할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내용이다.이에따라 앞으로 다가올 3번째단계는 신용금고업계내에 「약육강식」이 진행될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김완수 신용금고연합회 이사).정부가 발표한대로 정책이 집행된다면 M&A를 이룬 신용금고나 우량신용금고는 지점을 설립할 수 있고 취급상품이 확대되는등 다양한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우량신금으로 선정되지 않았거나M&A를 하지 않은 신금들은 이런 혜택에서 제외돼 경쟁력 약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현재 동부 한솔 사조 등 서울지역 대형신금들은 서울이나 지방의소형신금들을 사들일 계획이다. 다른 신용금고를 M&A할 경우 정부가 지점설립을 허용해줄 것이 확실해 이 신금들은 대형화를 더욱진척시킬 수 있다.그러나 M&A를 이루지 못한 신금들은 이와 같은 메리트를 전혀 누릴수가 없다. 이와함께 향후 금융기관간의 경쟁이 대소의 구분이 없는 「무한경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여 소형신금들은 M&A시장에내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곽후섭 신용금고연합회장). 더군다나 신용금고 매매시 「경영권 프리미엄」이 최근 2년사이 「자기자본의3배」에서 「자기자본의 1.5배」 수준으로 떨어져 프리미엄이 살아있을 때 팔자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무한경쟁시대 소형은 M&A시장에 내몰릴판실제로 서울강남의 M&A부티크에는 신금을 팔겠다는 매물이 잇따르고 있다. 결국 전국 2백36개 신용금고가 대형신금 위주로의 급속한재편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와같은 「신용금고업계 급속재편론」이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지방의소형신금들이 서울의 신용금고보다 나은 여건이라는 지적이다. 신용금고의 2대 장점인 「의사결정의 신속성」과 「지역밀착경영」이지방에서 더 잘 먹혀들고 있다는 것이다.또 지점을 허용해주는 우량신금의 선정기준에 건전성이 큰 비중을차지할 것으로 보여 지점허용을 계기로 영업확대를 꾀하는 지방신금들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김정수 신용관리기금이사). 이와같이 전망이 분분한 것은 정부의 애매한 정책에 기인한다는 지적이다(서울지역 K신금 사장). 신금정책의 제1목표를 「대형화」에둘 것인지 아니면 「건전성」에 둘 것이지 분명하지 않다는 얘기다. 또 2000년대 이후 신금업계의 숙원인 「지역은행」으로 발전시켜 준다는 비전도 없다. 이처럼 명확하지 못한 정부정책에 따라M&A를 추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고 「우왕좌왕」하고 있는게신용금고들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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