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후장상 따로 있나' 신규업체 대거 도전

요즘 피자시장은 「뜨겁다」. 신규 브랜드가 잇달아 시장에 진출하면서 피자업체간의 경쟁이 치열하게 달아오르고 있는 것. 신규 브랜드들은 피자업계의 최강자로 군림해온 「피자헛」의 아성을 흔들며 피자시장의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하고 있다.피자시장의 춘추전국시대를 선도하는 장본인은 대기업과 패스트푸드업체. 전망있는 외식사업의 하나로 피자를 꼽는 대기업과 성숙기에 접어든 패스트푸드업계가 사업다각화의 하나로 피자사업을 추진하면서 피자시장의 새로운 실력자로 등장하고 있다.대기업으로는 두산음료(라운드테이블피자)와 이랜드(피자몰, 피자리그) 남양유업(피자피아띠) 등이 피자시장에서 활약중이다. 신호그룹은 새로운 브랜드는 아니지만 지난해 6월 국내 제휴선과의 의견차로 국내에서 물러났던 미국의 피자인 브랜드를 새로 인수, 피자사업을 시작한다. 패스트업체로는 햄버거 브랜드인 하디스로 잘알려진 세진푸드시스템(스바로)과 버거킹 브랜드를 운영중인 일경식품(리틀 시저스)이 올해 시장에 신규 진출했다. 이탈리아 음식전문점으로 유명한 삐에뜨로도 사업다각화의 하나로 올초부터 피자사업을 시작했다. 롯데피자라는 브랜드로 올해안에 피자점을 개점할 예정인 롯데는 대기업이자 롯데리아라는 브랜드를 운영하는 패스트푸드업체로 피자 시장에 뛰어든 경우.◆ 피자피아띠 우리맛에 맞는 다양한 피자 인기두산은 90년부터 라운드테이블이란 브랜드로 피자사업을 시작했으나 시장점유율은 4.2%로 업계 7위에 머물러왔다. 라운드테이블피자가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자 두산은 지난해 OB맥주에 속해있던 피자사업을 두산음료로 이관,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두산음료는 올초부터 명동 종로 대학가 등 주요입지의 매장을 위주로 브랜드 알리기에 주력, 피자헛에 도전하고 있다.이랜드와 남양유업은 각각 94년말과 95년초에 피자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두 기업의 특징은 외국 브랜드가 판치고 있는 피자시장을고유한 브랜드로 공략,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 이랜드는 가격파괴형 피자점 「피자몰」로 피자시장 진출 2년만에 매장 20개를확보하며 시장점유율 5.8%로 업계 5위로 뛰어올랐다. 피자헛 등 다른 대부분의 피자가 큰 사이즈 한 판의 경우 1만3천∼1만5천원 하는데 비해 피자몰은 9천9백원이다. 조각 판매도 하고 있는데 피자1조각과 콜라 한 잔이 1천9백원. 일반 피자 가격의 65% 정도 수준인 셈이다. 피자사업이 기대이상으로 잘 되자 이랜드는 지난해말「피자리그」란 새 브랜드를 개발, 피자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피자몰과 피자리그는 가격대는 똑같고 메뉴와 매장 전개 방식만 다르다. 피자몰은 두꺼운 피자(팬피자)를, 피자리그는 얇은 피자(스크린피자)를 각각 판매한다. 또 피자몰은 직영점으로만 출점하고 피자리그는 가맹점 위주로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이랜드가 대중적인 피자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반면 남양유업의 피자피아띠는 고품격의 레스토랑형 피자점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피자피아띠는 최고 80평이상 매장에 1백20석이상의 좌석을 갖춘 대형점이라는게 특징. 올해는 7개 점포에 불과하지만 내년까지는 30개로 늘려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게 목표다. 피자피아띠의 또다른강점은 우리 입맛에 맞는 다양한 피자를 선보이고 있다는 것. 다른피자업체보다 피자 염도를 낮췄고 치즈도 남양유업에서 만든 국산치즈만을 사용한다. 지능인자인 DHA가 들어간 피자도 개발, 좋은반응을 얻고 있다.신호그룹은 92년에 국내에 진출했다가 지난해 물러난 피자인 브랜드를 인수, 새롭게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피자인은 원래 87년에조영물산에 의해 국내에 소개됐으나 영업이 부진해 지난해 6월 퇴거했었다. 신호그룹은 계열사인 동양섬유산업을 통해 매출액의2.7%를 로열티로 지불하는 조건으로 피자인 독점 사업권을 따냈다.내년 상반기까지 강북에 4개의 피자점을 개설하는 것을 시작으로99년까지 30개의 전국 영업망을 갖출 계획이다.◆ 피자시장 햄버거에 비해 성장 잠재력 있다세진푸드시스템 일경식품 롯데리아 등 햄버거 사업을 전개해온 패스트푸드업체가 피자시장 진출을 꾀하는 이유는 패스트푸드시장이거의 성숙기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웬만한 지역에는 대부분 패스트푸드점이 들어서 있어 햄버거로는 더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기가 어렵지만 피자시장은 아직 성장 가능성이 많다는 판단이다. 세진푸드시스템의 스바로는 미국내 피자 매출 3위 브랜드. 스바로는 짜지않은 다양한 피자 메뉴와 화려하고 넓은 매장을 주무기로 내세운다.일경식품의 리틀시저스는 택배전문 피자점. 국내의 택배 피자시장은 도미노피자와 빨간모자가 장악해 왔는데 리틀시저스의 등장으로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리틀시저스는 미국 피자매출 2위 브랜드. 롯데리아는 자체 개발 브랜드인 롯데피자로 시장 진출 의사를밝히고 있다. 일본이 1백% 투자한 이탈리아 음식점 삐에뜨로도 삐에뜨로피자로 피자시장에 합류했다. 올초 압구정동에 직영매장을마련했으며 현재 가맹점을 모으고 있다.◆ 레스토랑 피자점·택배전문점으로 양분될 듯최근 피자시장 진출이 잇따르고 있는 이유에 대해 박건호 남양유업외식담당이사는 『피자사업은 1인당 국민소득이 1만∼1만5천달러일때 성장률이 가장 높은 외식업 분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앞으로 몇년간은 매년 10%이상씩 성장하는 시장이라는 것. 피자시장은 성장을 거듭하면서 정통 레스토랑 피자점과 택배전문점으로 양분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피자점이 매장사업과 배달사업을 함께 해왔으나 앞으로는 변화가 예상된다. 피자피아띠나 스바로와 같은 레스토랑 피자업체와 도미노피자 빨간모자 리틀시저스등 택배전문업체가 생기면서 전문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신규 피자 브랜드 증가와 함께 최근 피자업계에 「태풍의 눈」으로등장한 이슈가 가격파괴형 뷔페식 피자점이다. 피자는 아직까지는고가의 음식이다. 한 판에 1만5천원 하는 피자를 2∼3명이 나눠먹는다고 할 때 음료수와 함께 일인당 단가는 8천원. 한끼 식사로 먹기에는 부담스런 가격이다. 가격부담에도 불구하고 피자는 어린이나 청소년들 사이에 최고 인기 식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모순점에 착안, 최근 이화여대 건국대 신촌 명동 성신여대 등 젊은이들이 모이는 서울의 주요 요지에서 인기 급상승 중인 피자점이 피자뷔페다.피자뷔페는 종업원들이 피자를 팬 자체로 들고 다니면서 손님이 원하는 피자를 한 조각씩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가격은 1인당5천원 가량. 한 사람당 5천원만 내면 원하는 피자를 다양하게 맘껏먹을 수 있는게 특징이다. 단 남기면 벌금을 내야한다. 피자뷔페는아마또 베네벤토 오케이 카이노스 베네토 등 체인브랜드까지 등장했을 정도로 젊은이들 사이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피자뷔페는 기존 피자업체가 생각하지 못했던 틈새시장을 공략, 광범위하게 매장을 늘려나가면서 독자적인 시장을 구축하고 있다.현재 피자시장은 피자헛이 53%이상을 점하며 부동의 1위로 자리잡고 있으며 나머지 시장을 시카고피자 피자피자 로마노피자 미스터피자 라운드테이블피자 도미노피자 등이 시장점유율 5∼8%로 나눠먹고 있다. 피자헛의 지난해 매출액은 9백69억. 올해는 1천억원을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업체들은 대개 30억∼1백억원 정도다. 지난해 피자시장 규모는 대략 2천억원(집에서 데워먹는 냉동피자는 제외). 올해는 25% 가량 성장한 2천5백억원 시장으로 성장할것으로 예상된다.★ 미니 인터뷰 / 신토불이 '빨간모자' 이주남 사장빨간모자는 택배 피자시장에서 미국의 유명 피자 브랜드인 도미노피자와 격돌하고 있는 순 토박이 한국산 피자다. 이주남 빨간모자사장이 미국 피자점에서 일하며 피자 굽는 법을 배워 개발해낸 고유의 맛으로 유명하다. 이사장은 『빨간모자는 외국 피자에 비해덜 자극적이고 부드러운게 특징』이라고 소개한다. 자극적인 소스는 쓰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빨간모자라는 이름도 이사장이 직접만들었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하고 부르기 쉽고 맛있어 보이는 이름으로 고심 끝에 선택했다고. 브랜드 이미지를 확실히 전달하기 위해 모든 배달원들이 빨간 모자를 쓰고 다니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현재 빨간모자는 반포 잠원 서초 개포 분당에 5개 점포가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7억원. 올해는 22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5개 점포가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된다. 이사장은 『맛과 서비스, 이미지를 통일시키기 위해 앞으로도 직영점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 3년이상 빨간모자에서 근무한 직원이 가맹점을 열고 싶어할 경우에만 가맹점 가입을 허락한다는 원칙이다. 빨간모자에는 모두 27명의 직원이 있고 15명의 아르바이트생이 배달을 돕고 있다.이사장은 『최고의 재료로 만든 고품질 피자로 중고가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점포수를 확대해 나가는 등 양적인 성장에는 관심없다』며 『직원이 좋아하는 직장, 고객이 좋아하는 피자를 만드는게 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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