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짝은 어디에' 젊은이 가입 붐

지난 10월5일 오후 6시 조선호텔 재즈바 「오킴스」. 토요일이라젊은이들과 외국인들로 붐비는 오킴스 한쪽에서 쌍용정보통신에 근무하는 S씨(28)와 네덜란드은행에서 일하는 K씨(24)가 서로 인사를나누고 있었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명함을 교환했다. 그런 다음 첫만남의 어색함을 해소하기 위해 인기 TV드라마 「애인」을 소재로 얘기를 시작했다.이들은 결혼배우자 정보회사인 듀오의 정회원으로 한달에 두 번씩소개받는 미팅에 나온 것이다. 첫만남에서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낀이들은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현재 듀오처럼 결혼정보를 제공하는 회사가 결혼적령기의 젊은층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바쁜 직장생활로 이성과 교제할 기회가 줄어든 젊은이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성격 학력 연령직업 종교 가정환경 등 비슷한 환경의 파트너를 주선하기 때문에「마담뚜」나 「전통적 중매」보다 성혼율이 높다고 한다. 물론 이같은 회사를 통한 교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신세대층의 의식변화도 한몫하고 있다.◆ 여성회원 남성직업 대기업사원 선호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OMMG사 일본알트만 큐피드 등 대기업규모로성장한 결혼정보회사도 상당수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도 듀오 이외에 에코러스 선우이벤트 알트만 등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이들 회사들은 광고 PR 이벤트 PC통신 등을 통해서 회원들의 공신력을 쌓아가고 있다.지난해 2월 「고품격 배우자 정보회사」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창업한 듀오의 경우 현재 3천5백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회원성비는 48대 52로 여성회원이 더 많다. 후발업체로서 경쟁업체와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가입조건을 남녀 공히 전문대졸 이상으로제한했다. 설립초기 남자는 대졸로 한정했으나 「보다 많은 결혼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자격기준을 완화했다.회원들의 직업분포를 보면 남성들의 경우 대기업사원(36%)전문직(20%) 금융직(19%)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여성은 교육직(29%) 디자이너 등 여성전문직(14%) 대기업사원(10%) 등이다. 이들회원들의 나이는 여성의 경우 26세에서 29세, 남성은 28세에서31세가 다수를 차지한다.여성회원들이 선호하는 남성직업은 대기업사원.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보다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이는 출퇴근 시간이 비교적 정확하고 여가생활을 함께 즐길 수 있기 때문으로 듀오측은 분석했다.남성들이 원하는 여성직업은 교육직이 단연 톱이다. 회사측이 밝힌결혼성공 커플수는 지금까지 1백70여쌍. 현재 매월 1백50여명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다. 58만5천원을 회비로 내면 1년간 20여회정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최근 이혼이 급증하면서 이혼자 사별자를 위한 모임도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현재 4백여명의 기혼자가 가입해 있다. 여성회원들의평균 연령은 35세전후. 남성은 40대 초반이 다수를 차지한다. 이들기혼자들은 한번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사회적 지위나 경제력보다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인간됨됨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고 듀오측은 설명했다.현재 듀오는 6천만원의 회비와 하이텔이나 천리안에 개설한 「미팅방」이용료 1천만원 등 매월 7천여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그러나 이같은 수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어 청첩장발송에서예식장대여 등 종합결혼서비스 업체로 발전한다는 청사진을 마련해놓고 있다. 97년말까지 구체적인 계획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직영체제 도입까지는 다른 업체와 제휴를 맺어 회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결혼하는 회원에게는 앰배서더호텔이나 노보텔 등서울시내 유명호텔의 예식장을 20% 할인해 주거나 신혼예복 전문업체인 「베아띠」와 협찬해서 드레스와 턱시도 등을 15% 가량 할인해 준다.국내 결혼정보서비스 회사중 가장 많은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는 지난 86년8월 설립된 에코러스다. 현재까지 6만여명의 회원이가입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밝힌다. 에코러스의 남성회원중 65% 이상이 대학교졸업자로 직업은 사무직(76%) 공무원(9.1%)금융직(4.9%) 등이 다수를 차지한다. 여성회원은 대학교졸(56%),전문대졸(17.4%) 등의 순이다. 직업은 사무직(52.4%) 교직(12.5%)의료직(7.7%) 등이다. 연령분포는 남성의 경우 27세에서 32세, 여성은 24세에서 28세가 다수를 차지한다. 가입비는 45만원으로 20명까지 파트너를 만날 수 있다.에코러스도 이혼자 사별자 모임을 94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현재1천여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으나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회원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서 천리안 하이텔 유니텔 등에 미팅방을 개설해 놓고 있다. 지난해 세무당국에 신고한 매출은 6억원.에코러스 형남규 관리이사는 『자체 개발한 CMP(Computer MatchingProgram)를 통해 성격과 성장환경을 토대로 학력 가정환경 종교 등을 종합판단해서 연결해 주고 있다』며 『매월 3백여명 안팎의 회원이 신규로 가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형 이사는 특히 다른 업체와 달리 그룹미팅은 주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체로 만날 경우결혼에 성공하는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이라고 덧붙인다.최근 활발한 그룹미팅 주선으로 부상하고 있는 또다른 업체가 바로선우이벤트. 타업체와 달리 그룹미팅을 비교적 활발하게 추진한다.「이벤트단체미팅」 「사랑의 버스」 「로맨틱 클라이밍」 등 다양한 그룹미팅을 통해 남녀가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들 그룹미팅은 주로 호텔이나 회관 등에서 30쌍에서 2백쌍까지 단체로 만나거나 20여쌍씩 관광버스를 타고 시외로 나간다. 비회원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고 있으며 1회 참가비는 평균 3만원 정도.물론 일대일 미팅주선도 있다. 30만원을 내면 6개월동안 10번의 교제기회를 제공해 준다. 이웅진 선우이벤트 실장은 『소개횟수를 한정한 것은 10번 정도면 호감을 느끼는 파트너 한두명을 사귈 수 있다』며 『그런데도 교제에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회원의 성격이나요구조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선우이벤트를 통해 결혼에 성공한 커플은 올해말까지 3백50쌍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혼율 급증으로 이혼자 모임도 활성화선우도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이혼자를 위해 「둥지모임」을 활성화할 것을 적극 검토중이다. 지난 94년 12월 국내 최초로 이혼자를대상으로 한 「새 둥지를 찾아서」란 단체미팅을 2백쌍이 참석한가운데 개최하기도 했다. 올해도 11월중순에 단체모임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83년 9월 설립된 코리아 알트만시스템(주)은 국내 최초의 결혼정보회사. 일본 알트만사로부터 독일 킬(KIEL)대학의 율겐스 교수가 개발한 「알트만 시스템」을 도입했다. 13년의 오랜 전통과과기처에 등록한 「칼라심리테스트」 등의 자료로 타업체와 차별을꾀하고 있다. 가입비는 50만원으로 18개월동안 미팅을 주선한다.다른 업체에 비해서 가격은 싼 편이다. 개업 초창기 이색업종으로언론의 각광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다소 침체된 상태라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다. 매달 두 번 정도의 파트너를 소개하며 지금까지 축적된 회원은 1만여명에 달한다.이들 결혼정보회사들은 회원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사업의 성패를좌우한다고 보고 회원신원검증, 양질의 회원확보, 부대서비스 개발등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회원으로 가입하기 위해서는 주민등록초본 건강진단서 졸업증명서재직증명서 등의 제출을 요구한다. 학력변조와 기혼자가 미혼으로속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또한 희망상대에 대한 조건 및 성격 등을 수십가지 항목으로 나눠 조사한후 비슷한 사람끼리 만남을주선한다. 교제율과 성혼율을 높이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인 셈이다.이같은 결혼정보산업의 발전 전망에 대해 듀오의 정성한 사장은 『변호사나 의사 공인회계사 심지어 검사 등도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다』며 『결혼상담소나 마담뚜 등 구태의연한 중매문화를 대체하고컴퓨터통신의 보급과 신세대의 의식변화로 발전가능성은 매우 양호하다』고 낙관했다.★ 결혼정보회사의 이벤트 사례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하루종일 내리던 지난 10월6월 경기도 송추소재 C&M레스토랑. 선우이벤트가 주최한 「사랑의 버스」그룹미팅에 참석한 남녀 1백20여명이 50여평의 레스토랑을 메웠다. 「젊음으로 하나되고 사랑으로 하나되자」라는 플래카드와 1백여개의 오색풍선도 선남선녀들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LG전자에 근무하는 윤민우씨(28)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PC통신을 통해 참가신청을 한 그는 오전 10시30분 종묘공원에서 모여 관광버스편으로 이곳에 왔다.5분간격으로 자리를 옮겨다니라는 진행자의 말대로 그는 마음에 드는 배우자를 찾기 위해 버스안에서 치열한 탐색전을 전개했다. 그같은 노력덕분에 호감이 가는 여성 서너명을 마음속에 찍어둔 상태다. 이제 게임과 토론 등을 통해 상대방을 좀더 알고 싶다는 생각에 미쳤다.사회자가 젊은 남녀의 어색함을 풀어주기 위해 「꿍따리 샤바라」「스피드」 등 흥겨운 노래를 선창했다. 윤씨도 같은 조 여성들을의식하면서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에 동참했다. 다소 어색함이 사라진 1시30분께부터 한시간동안 뷔페식으로 점심을 했다.점심이 끝난후 게임과 토론을 위해 각조 반장과 비서실장 국방장관을 선출했다. 반장의 주도로 3시께부터 「혼전순결」 「결혼후 여성의 직장생활」 「배우자의 외도」 등 3가지 주제에 대해 토론시간을 가졌다. 1시간 이상의 열띤 논의를 거친후 조별 발표가 있었다. 윤씨는 『사랑하는 사람과는 결혼전이라도 기꺼이 잠자리를 할수 있다』라는 여성들의 발표와 자신의 생각을 순간적으로 비교해보기도 했다.5시부터 7시까지 진행된 장기자랑시간은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춤과 노래를 준비한 각조 대표들이 실내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고갔다. 각조 남녀대표들은 『기업체에 다니면서 언제 저런 재주를 배웠을까』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프로에 가까운 솜씨를 자랑했다. 윤씨도 7조 대표로 나가 평소에 갈고 닦은 춤솜씨를 보여줬다. 양복상의를 벗어 던지고 열정적으로 춤을 추었다.상의가 땀으로 흔건히 젖은 7시께 교제하고 싶은 사람의 명단을 제출하라는 선우이벤트측의 요구에 출발하면서부터 점찍은 서너명의명단을 제출했다. 7시30분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에 올라탔다. 처음만난 사람과 어울리면서 피곤함을 느꼈지만 평생의 반려자를 찾을수 있겠다는 희망에 서울길이 결코 힘들지 않았다. 현재 윤씨는 선우이벤트로부터 미팅에 나가라는 전화를 설레임속에서 기다리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미니 인터뷰 / 결혼정보사 통해 결혼 성공한 이재호씨지난 14일 동국대 중문학과 대학원에 재학중인 권혜경양(26)과 백년가약한 이재호씨(29). 대구대 생물공학과와 건국대 대학원 세포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남성불임연구실에 근무중인 이씨는 올해초 PC통신 천리안에 개설된 「듀오」의 미팅란에서 신부 권씨를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어떤 동기로 듀오의 미팅란에 가입했는가.대학다닐 때부터 컴퓨터 통신에 취미가 많았다. 컴퓨터통신을 자주이용하다보니 올해초 천리안에 개설된 듀오의 미팅방에 우연히 들어가게 됐다. 여성회원 5명에게 프로포즈를 했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여성회원 모두가 만나고 싶다고 듀오측에 연락했다고 한다.▶ 언제 처음 만났는가.올해 2월초 듀오로부터 전화가 와서 롯데호텔 커피숍 「페닌슐러」에서 만났다. 컴퓨터 통신에 올라 온 정보를 신뢰했기 때문에 부담없이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자기소개란에 쓴 글과 직접 만나 느낀감정이 일치해서 교제할 수 있었다. 편안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이라고 했는데 정말로 그런 느낌을 받았다. 4월 11일에 프로포즈해서당일 승낙을 받아냈다.▶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여자를 만났는데 부모님의 반응은.어떻게 만나느냐 보다는 어떤 사람을 선택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말씀하셨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다. 오히려 신세대다운 발상이라고 기특해하셨다. 여자집안도 마찬가지다.▶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배우자를 소개받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사실 직장생활에 바쁘다 보면 많은 여성들을 만나기 힘들다. 또한소개받은 여자들이 평소 생각하는 배우자상에 미흡할 때도 있지만소개하는 사람을 봐서 나가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상대방에 대한 기본데이터를 알기 때문에 그런 부담은 없었다. 결혼 적령기의 젊은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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