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사장 직속 IR실서 재무홍보 활동

미국 증권시장에는 가끔씩 「문제기업 리스트」가 나도는 경우가있다. 대상 기업체수가 적을 때는 10여개사, 많을 때는 20여개사에이른다. 작성기관은 확실하게 나타나 있다. 우리나라에도 상당금액을 투자하여 이름이 잘 알려져 있는 캘리포니아주 공무원 퇴직연금기금, 뉴욕시 직원 퇴직연금기금 등과 같은 거대연금일 경우가 가장 많다. 이러한 리스트는 주주의 이익신장을 보장하는 경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된 기업을 지목하여 모종의 행동을 취하겠다는 일종의 선언이다. IBM, GM과 같은 거대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이 리스트에 회사이름이 오른 관계로 사임을 하기도 했다. 따라서 미국상장기업의 경영자들은 이 리스트에 오르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한다.물론 높은 수익을 올려 주가를 높이고 배당을 많이 주기 위해서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투자가에게 그 회사의 재무성과를 올바르게 알리기위해 노력한다. 즉 IR활동이다. 대부분의 회사가 최고경영자직속으로 IR실을 두고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받으면서 투자가에 대한 재무홍보활동을 하고 있다.예를 들어 대형 화학제품 메이커인 다우케미컬사의 IR담당자는 화학업계 담당 유력 애널리스트 20∼30명을 비롯하여 연금 투신 은행등의 기관투자가를 수시로 접촉하고 있다. 이들의 리스트는 IR담당자의 재산이라고 말할 정도이다. 애널리스트와의 접촉은 한달에 한번은 정기적으로 하며 그 외에도 수시로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투자가가 투자판단을 하는데 가장 큰 비중을 두는 것이 애널리스트의 리포트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외의 IR활동으로는 결산설명회, 개인투자자 대상 설명회,증권회사 영업사원 대상 설명회, 해외투자가 대상설명회, 인사·공장 견학 주선, 소규모 그룹 미팅 등이 있다.일본의 상장기업들이 IR을 시작한 것은 국내투자가보다는 구미등의해외투자가를 의식해서였다. 따라서 「소니」 「혼다」와 같이 비즈니스면에서나 자금조달면에서 국제화를 앞서 추진했던 회사들로부터 시작되었다. 예를 들어 「소니」의 경우는 1960년 미국에서주식예탁증서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하면서 IR활동을 시작했는데현재는 10명의 IR실 전속인원을 두고 있으며 뉴욕 런던에도 상주직원을 둘 정도로 IR활동에 적극적이다. 일본에서 일부 국제화된 기업만이 해 오던 IR활동이 전 상장기업에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1990년대에 들어서부터이다. 이 시기는 1980년대 후반 버블경기후의 주가폭락으로 피해를 입은 투자가들의 불만이 폭발한 시기이다.「증권시장에서 대량의 자금조달을 하고도 증권시장을 경시하는 경영자는 증권시장으로부터 복수를 당한다」라는 말이 나온 것도 이시기이다. 따라서 상장기업들은 이 국내투자가의 불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안되게 된 것이다.일본 IR협의회의 조사에 의하면 금년 6월말 현재 IR 전담조직을 두고 활동을 하고 있는 회사는 조사대상 상장회사 3백6개사중1백99개사, 장외등록회사 1백59개사중 1백2개사이며 IR 활동 비용으로 적게는 1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 이상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나타나고 있다.한편 한국에 IR이라는 개념이 도입된 것은 주식시장 개방 전년도인1991년 8월에 대우증권이 실시한 IR세미나로부터였으므로 한국의IR 역사는 5년정도 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듬해 시장이 개방된 이후로 많은 외국인투자가, 애널리스트가 한국기업을 방문했다.그런데 그들은 한결같이 일부의 국제화된 기업을 제외하면 IR활동은 고사하고 상장기업으로서의 최소한의 공시의무도 다하지 못하고있다고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많은 상장기업들을 보면 IR업무를 맡는 전담조직도 없을뿐 아니라투자가로서 알고 싶은 사항을 묻기위해 회사를 방문하면 바쁜데 왜왔느냐는 식으로 박대를 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또한 만나주는 경우에도 IR에 대한 개념이 없어 미팅에 매우 소극적이고 회사경영 전반에 걸쳐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려운 사람들이 응대를 하는 경우가 많다. 또 어떤 회사는 IR을 주가를 올리는 기법정도로오해하여 어떻게하면 주가를 올릴수 있겠느냐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 만약에 미국의 상장기업이 이런식으로 IR을 한다면 기관투자가들이 작성하는 「문제기업 리스트」에 게재되고 심할경우 소송을당할지도 모른다고 경고를 하고 있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