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도 '개성화 시대'

아파트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성냥갑같은 천편일률적인 모습에 그저 잠자리공간에 불과했던 아파트는 최근들어 따뜻한주거공간으로 급속히 변모하고 있다. 발코니에 채소밭이 설치돼 고향분위기를 느낄수 있는 아파트가 등장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일정주제를 중심으로 지어지는 테마형아파트까지 등장하고 있다. 아파트도 개성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고급빌라형등 다양한 특화전략으로 유혹아파트 개성화 시도의 가장 큰 요인은 소득수준의 향상에 따른 소비자의 욕구상승. 과거 같으면 지으면 팔리는 것이 아파트였으나요즘에는 그렇지 않다.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가족구성원, 직업의특성 등에 따라 이를 충족해줄수 있는 아파트를 선호하고 있다.미분양에 따른 아파트업계의 특화판매전략도 아파트의 개성화를 부채질하고 있는 요인이다. 아파트업계는 3~4년전부터 부동산경기의침체로 미분양사태가 발생하자 다양한 특화전략을 구사,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설계 인테리어 조경 등 각 분야에서 소비자의입맛에 맞는 상품을 개발, 선보이고 있다.가장 큰 변화는 내부구조에서 이뤄지고 있다. 아파트업체들은 내부벽체를 가변형으로 설계, 필요에 따라 입주자가 내부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건설부문, 청구 등은 같은 평수라도 방 크기와 수를 달리할 수 있는 변형평면아파트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내부구조변화는 이같은 가변형과 함께 화장실을 하나 더 설치하거나 복층화를 시도, 고급빌라같은 분위기를 느낄수 있는 것으로까지확산되는 추세이다. 이 방안은 대구지역 주택업체들이 시도, 좋은반응을 얻자 대부분의 아파트업체들이 시도하고 있다. 대구 한라주택은 지난해 국내업체로는 처음으로 20평에 화장실을 2개설치한 아파트를 선보였다.당시 이 아파트는 2순위에 완전분양되는등 큰 인기를 끌었다. 2층아파트라 할수 있는 복층화는 현대건설이 선보였다. 이 회사는 서울올림픽선수촌아파트와 신도시 50평형대 이상 대형에서 시도된 복층화를 경기도 용인시 기흥읍에 30평형대에 적용, 분양했다. 하층부는 침실, 거실 등 생활공간으로, 상층부는 욕실 등으로 꾸며진복층아파트는 전문직업인이나 재택근무자, 노부모를 모시는 가족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업계관계자들은 전했다.황토방, 전통한옥식 인테리어 도입 등 신토불이형 아파트도 잇따라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대동주택은 아파트 안방바닥재를 황토로 사용해 재미를 보았다. 이 회사는 경남마산시 삼계택지개발지구21~31평형 8백여가구 안방바닥재를 황토로 시공, 한달여만에100%분양 마감했다. 대동주택은 시흥, 연성, 부산 명지 등 시공예정인 모든 아파트에도 황토방을 공급할 방침이고 다른 업체들 또한이에가세하고 있어 황토방아파트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전통한옥식의 한국형아파트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의해서 시도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서구형주거문화인 아파트에 한국인의체질에 맞는 전통가옥 분위기를 살린 한국형아파트를 내년부터 보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가 건설할 한국형아파트 인테리어는 한옥이나 공예품 옛그림 등에 사용된 고유문양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디자인해 사용된다. 이에앞서 한일건설은 툇마루 미닫이 등전통한옥개념을 도입한 아파트를 분양, 부모를 모시고 사는 세대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내부구조 및 인테리어의 변화와 함께 단지전체를 특화한 아파트까지 등장하고 있다. 평면설계,조경 등을 하나의 주제로 엮는 이른바「테마아파트」가 바로 그것이다. 건강을 테마로 한 건강아파트는나산건설과 대우가 시도중이다. 대우는 화장실의 타일일부를 건강지압타일을 사용한 아파트를 경기도 시흥시에서 현재 시공중이다.건강지압타일은 타일표면에 돌기가 튀어나오게 만들어진 것으로 발바닥 지압효과가 뛰어나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나산은 광주시 운암동에 시공중인 4백여가구 아파트에 건강아파트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건강아파트는 입주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시공사가 채용한 건강관리사가 24시간 상주하면서 기초건강진단 등 건강과 관련된 제반 서비스를 제공한다.교육을 주제로한 아파트도 분양중이다. 선경건설은 입주예정자가공부방 음악감상실 등 공부나 취미와 관련된 방 1개를 지정하면 무료로 조명과 인테리어 등 각종 관련시설을 설치해주는 교육아파트를 광주시첨단지구에 짓고 있다. 이 회사는 노인들을 위해 미끄럼방지시설과 방문턱을 없앤 실버아파트를 부산시 안락동에 시공하고있다. 이밖에 레저를 주제로 한 콘도형아파트도 인근 대형레저타운이 인접한 지역에서 시공되고 있다.◆ 사선형·원통형 아파트 등 개성 다퉈전원의 단독주택분위기를 살린 아파트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금호건설은 전남화순지역 아파트에 단독주택 이미지를 도입했다. 1층가구에는 전용출입구와 화단을 설치하는 것과 함께 2층이상 전가구에는 현관에 전원공간을 특별히 설치키로 했다. 대우건설도 광주시첨단지구 아파트에 개별정원과 고향의 뒷동산분위기를 내는 동산을조성할 방침이다.아파트의 개성화는 내부구조 뿐만 아니라 외양에서도 시도되고 있다. 무미건조한 사각형의 외향에서 탈피, 사선형 원통형 등 패션을가미한 아파트가 건설되고 있는 것이다. 극동건설이 서울풍납동 천호대교옆에 짓고 있는 극동시티아파트가 좋은 예다. 이 아파트는아파트 양쪽 외관을 사선형으로 꾸며 멋진 스카이라인을 연출했다.이와함께 대우건설은 미국 싱가포르 홍콩 등지에서 주로 시도되고있는 팔각형을 서울당산동 원룸주택에 적용, 패션아파트의 길을 열었다.건설업체전문가들은 앞으로 아파트는 더욱 기능성과 안락성이 중요시될 것이라며 이에따라 아파트 안과밖에서 시도되고 있는 변화 또한 보다 다양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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