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 있는 '쌍쌍' 별난 짝짓기 유행

「끼」가 있는 사람들은 평범함을 거부한다. 이들은 일상생활속에서 무언가 색다름과 별난 것을 추구하며 보통사람들을 깜짝 놀라게한다. 이런 「끼」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일생에 단 한번 뿐인결혼식도 예외는 아니다. 결혼 그 자체가 하나의 이벤트일 뿐이다.평범함을 거부하는 사람들에 의한 「이색결혼식」이 우리 결혼풍속의 한 모습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색결혼식에서는 바닷속 하늘강물위 산속 등 「웨딩마치장소」 파괴가 이뤄지고 말 자전거 윈드서핑 등 등장하는 소품도 천태만상이다. 이색결혼식은 과거 같은취미활동을 한 동호인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성이 강한 신세대들이 등장하면서 별난 결혼식은 보다 다양화해지고있다. PC를 이용한 사이버결혼식까지 이뤄지고 있다.산상결혼식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목격되는 이색결혼식. 산을 전문적으로 타는 산악인들이 주로 애용하고 있다. 전문산악인으로서 한전기공 경북월성사업소에 근무하는 강희용씨(33)는 지난 94년 4월백두대간을 종주하던중 추풍령고개에서 산상결혼식을 올려 화제를모았다. 그동안 산상결혼식은 여러차례 있었으나 그의 산악혼례는산악인에 있어서 평생의 꿈이라는 백두대간 종주를 하며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4월1일 지리산을 출발한 그는 덕유산을 거쳐 17일 바람도 쉬어가는 추풍령에 도착, 서석천사장의 주례로 신부 정준화씨를 평생 반려자로 맞아들였다. 결혼식이 끝난 신부 강씨는 하산, 신랑이 백두대간 종주를 무사히 마치기를 빌며 독수공방했고 신랑 강씨는 다시 대장정에 올라 6월4일 강원도고성 통일전망대에 도착, 백두대간 종주를 마쳤다.국내 산행 횟수가 5백여회에 이르고 히말라야 록노와르봉 등정경력이 있는 강씨는 『결혼 6개월전 우연히 산행에 나섰다가 정씨를 만났다』며 신부 또한 산을 좋아해 사랑의 밀어는 주로 산행을 하며나누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에는 장애인인 김상덕씨가 눈발이휘날리는 지리산 천왕봉에서 신부 이영선씨와 백년가약을 맺기도했다.◆ 사이버결혼식·번지점프결혼식 등 이색행렬스킨스쿠버 강사인 오경철씨는 93년 8월 동료스킨스쿠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제주도 차귀도 바닷속에서 수중결혼식을 올려 세인의관심을 끌었다. 스킨스쿠버들의 동호인 모임인 스포츠라인 강사였던 오씨는 피교육생이었던 이경순씨를 만나 1년여 동안 수중에서데이트를 즐기다 이날 결혼에 골인했다.장소가 장소인지라 그의 결혼식에는 별난 소품들이 동원됐다. 촛불은 물속에서도 타는 발화탄이 사용됐고 결혼식 진행을 위해 수중마이크가 동원됐다. 예물 교환은 신랑과 신부가 수중키스신을 하는것으로 대체했다. 현재 수중협회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신랑 오씨는 『취미를 살려 뭔가 이색적인 결혼식을 하고 싶어 수중결혼식을올리게 됐다』며 결혼이후에도 부부동반으로 한달에 한두번은 스킨스쿠버를 하면서 부부애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사이클 전국가대표출신인 원창용씨와 박경애양은 벨로드롬에서 이색결혼식을 올린 케이스. 고교 2년때 나란히 사이클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선발돼 의정부에서 합숙훈련을 하면서 처음 알게된 이들은은륜의 페달을 밟으며 사랑을 싹틔우던 끝에 올 3월 올림픽벨로드롬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결혼식은 연미복과 웨딩드레스를 입은신랑, 신부가 2인승 자전거를 타고 입장, 혼례서약과 주례사를 듣고 경주로를 행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결혼식에는 1만여명의관중들이 하객으로 참석, 「은륜커플」의 탄생을 축하했다. 신랑원씨는 지난해 경륜무대에 진출, 데뷔 첫해에 시즌 상금왕과 승률,연대율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스타로 경륜팬들에 대한 서비스차원에서 이벤트성 혼례를 치르게 됐다고.이색결혼식은 하늘에서도 이뤄진다.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여왕동씨와 김선영양은 95년 열기구를 타고 지상으로 내려와 깜짝 결혼식을 올렸는가 하면 회사원인 함금수씨와 김춘화양은 92년 제주도행KAL기내에서 창공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이들 커플의 결혼식 사회는 이 항공편 사무장이 맡았고 일반승객 2백50여명이 하객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제주공항 귀빈실에서 폐백행사를 마친 뒤곧바로 신혼여행에 들어갔다.국내에서의 이색결혼식은 조금 점잖은 편에 속한다. 외국에서 벌어지는 이색결혼식은 어찌보면 기행에 가깝다. 공중화장실결혼식이대표적인 사례이다. 신랑 이왕총씨와 신부 치우퀘이양 등 대만 남녀 여덟쌍은 지난해 1월 대중시 한 공원에 건립된 공중화장실에서합동결혼식을 올려 해외토픽난에 오르기도 했다. 결혼식장으로 사용된 화장실은 신부 치우퀘이양이 설계를 하고 신랑 이씨가 시공을했는데 이들은 결혼식이 끝난 뒤 『화장실의 장식이 정교하고 건축비만 1백만달러가 소요된 호화건물이어서 식장으로 사용하게 됐다』며 너스레를 떨었다고 당시 외신은 전했다.캐나다의 젊은 연인은 번지점프결혼식을 올려 하객들의 가슴을 졸이게 한 케이스. 번지점프를 취미로 즐기다 만나 열애에 빠진 제니퍼 스메츠씨와 케빈 키바리양은 지난해 9월 브리티시 콜럼비아에있는 다리에서 서로 포옹한채 40m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점프를 감행하는 것으로 결혼식을 치렀다. 점프와 동시 신부의 드레스속 핫팬츠에 쓰여있던 「우린 막 결혼했답니다」라는 글귀가 공개돼 하객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이색결혼식은 바닷속 하늘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있는데 이쯤되면소인국의 걸리버처럼 오히려 평범한 결혼식이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이다. 끼있는 사람들의 이색결혼식행렬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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