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에 OK' 일괄대행업체 활용을

『차라리 명절이 없었으면 좋겠어.』 설이나 추석때 고향을 다녀온사람들은 이렇게 불평한다. 해마다 고속도로가 미어져 고향가는 길이 멀고도 험하니 이런 불평이 나올 법도 하다.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하고 축복이 넘쳐야 할 결혼에 대한 사람들의 불만도 결코 명절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결혼날짜와 식장을 잡고 이것저것 준비를 해서 30∼40분동안 콩 구워 먹듯이 「해치워야」하는 결혼. 결혼식을 마치고 뒤돌아서면 왠지 허탈감마저 느끼게 된다는 사람도 많다.무엇보다 직장생활로 눈코뜰새 없는 많은 현대인들은 결혼문제로이리저리 끌려다니는데 상당한 부담감을 갖는다. 이런 사람들에게금융권이나 백화점 등의 결혼관련 서비스들은 큰 도움이 된다. 혼수품 구입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일괄적인 대행서비스를 받을수도 있어 결혼준비에 따른 부담감을 덜 수 있다. 이런 결혼관련서비스들은 전문적인 결혼이벤트업체와 연계가 돼 있어 일정에 따라 차질없는 준비를 지도받을 수도 있다.삼성카드에서 제공하는 「해외웨딩연출앨범기획서비스」. 해외신혼여행과 웨딩앨범제작을 결합한 기획패키지상품이다. 예식장, 신부드레스, 신랑의 턱시도, 신랑신부화장, 부케세트, 예식사진과 비디오일체, 해외여행, 신혼여행지에서의 웨딩앨범제작 등이 한꺼번에큰폭의 할인가격으로 제공된다.이 상품의 포인트는 보통 고궁이나 놀이공원 등에서 하는 기념앨범제작을 신혼여행지에서 한다는 점. 하와이 괌등 신혼여행지에 도착하면 회사와 사전계약을 맺은 5명의 현지 스태프들이 기념사진을찍을 수 있는 모든 편의를 제공한다. 신혼여행중 반나절 정도를 할애하면 평생 간직할 수 있는 좋은 앨범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앨범 신혼여행지에서 찍어 제작하기도회사에서는 하와이 4박5일의 신혼여행을 기준으로 할 경우 전체경비가 3백45만원으로 각각 별도로 주문했을 때에 비해 2백만원정도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테헤란점 웨딩센터의 이봉순씨는 『기획한지 한달만에 50쌍 정도가 신청했다』며 『다녀온사람들의 만족도가 대단히 높다』고 밝혔다. 그는 『신청자들중 약20%는 결혼패키지상품을 이용하려는 목적으로 신규로 카드가입을하는 것같다』고 덧붙였다.대부분의 카드회사들은 이와 유사한 나름대로의 결혼관련상품을 가지고 있다. 외환카드는 웨딩전문업체인 「혼수정보도서관」과 연계돼 있다. 카드회원이 서비스를 신청할 경우 결혼 3개월전부터 상담을 통해 개인별 결혼준비일정을 관리받을 수 있다. 준비과정에는예물 예단 등의 합리적인 구입을 도와주는 「구매조력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외환카드와 특약을 맺고 있는 협력업체를 이용하면 10∼50%에 달하는 다양한 할인혜택도 있다.장은카드 「장은웨딩서비스」의 특징은 크게 두가지. 첫째 카드회사에서 물품의 가격을 직접 관리하므로 불이익을 당할 염려가 없다는 점이다. 즉 협력업체가 바가지 요금을 씌울 수 없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둘째 무료예식장의 제공이다.역삼역에 위치한 장은금융플라자의 19층 이벤트홀을 회원에게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다. 장은카드 본점의 이명화씨는 『2시간 사용으로 시간에 쫓기지 않을 수 있고 자리도 5백석 규모로 여유가 있는데도 의외로 모르고 있는 회원들이 많다』며 『다음달에도 시간대가 비어있어 별로 기다리지 않고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LG카드는 결혼준비관련업무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웨딩라인과「LG웨딩정보센터」를 운용하고 있다. 결혼정보제공에서 신혼여행대행 등 5가지의 서비스는 다른 업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결혼비용 및 주택자금마련과 관련된 금융서비스의 경우 최고3천만원까지의 대출알선이 목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큰 보탬이 되는 서비스다. LG카드회원은 무료이며 일반인도 몇만원의 가입비로 경제적인 결혼을 할 수 있다.같은 금융권이면서도 보험사들의 결혼관련서비스는 대부분 전문업체와 손잡고 이뤄진다. 결혼준비대행업체 웨딩월드와 제휴한 대한생명은 생명보험 계약자 및 직계존속을 대상으로 약혼식과 결혼식을 최고 50%, 각종 혼수품을 40%까지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웨딩라인 웨딩플라자 등과 제휴한 삼성생명은 전화로 예약을받아 혼수용품을 50%까지 할인해 주며 신혼여행예약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밖에 토털웨딩과 손잡은 동아생명 흥국생명 등도 유사한할인혜택을 가입자들에게 주고 있다.◆ 결혼상품, 백화점 ‘필수’ 서비스결혼관련 서비스는 백화점들에도 없어서는 안될 부분이다. 미도파백화점의 권영수대리는 『애초에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단순한차원이었으나 현재는 모든 백화점이 4∼5년후 혼수품 교체시기에회사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는 전략에서 고객에 대한 최소한의 필수 서비스로 정착시켰다』고 설명했다.미도파의 경우 결혼을 앞둔 고객이 찾아오면 바로 「웨딩네트워크」의 회원증을 발급받게 된다. 고객은 이 회원증을 가지고 백화점이나 협력업체에서 특별세일기간의 가격으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올 가을시즌에만 해도 5백커플의 상담을 받아 2백커플이 결혼을 예약했다. 예식장은 4군데, 웨딩드레스는 2개업소와 계약을 맺어놓고 있다. 금년도 주말의 좋은 시간대와 내년도 길일이라고 알려진 날짜의 결혼예약은 거의 마무리된 상태다.권대리는 『예물이나 가전 가구 등의 가격이 결코 용산전자상가나장안동가구상가의 가격보다 저렴할 수는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백화점을 통해서 구입한다는 신뢰도와 사후관리를 감안하면 결혼때문에 해줄 수 있는 큰 할인』이라고 설명했다.신세계백화점의 혼수품 할인판매와 신혼여행알선, 롯데백화점의 드레스 턱시도 부케 등을 묶은 웨딩패키지, 애경백화점의 출장부페알선 등 백화점들의 결혼관련서비스는 다양하면서도 백화점간에는 대동소이하다. 결국 한곳에서 일괄적인 서비스를 받게 되면 어느 곳을 이용하더라도 비슷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금융권이나 백화점의 결혼관련서비스는 경쟁적인 양상을 보이지만서비스의 내용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가운데서도 보다 저렴한 곳을 찾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알선수수료에해당되는 부분을 어느업체가 고객들에게 양보하고 있는가를 파악해야 한다. 각 업체들은 서비스를 한다고 하면서도 고객이 계약하는금액의 9∼12% 정도를 알선수수료로 챙긴다. 대신 시즌당 2백건 정도씩의 예식손님을 보장해 주게 된다. 업계관계자는 『결혼전문업체에 고객을 돌리는 경우보다 스스로 패키지상품을 만드는 등 서비스를 기획하는 업체가 오히려 저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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