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ㆍ아이템 개발 등 '내공' 연마

증권 은행 부티크 회계법인 등 M&A관련 중개기관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M&A제도등 시장환경이 변화해서다. 한판 승부를 가르기위해 나름대로 칼을 벼리고 호흡을 가다듬는 중개기관이 한둘이아니다. 적자생존의 세계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경쟁력있는 분야에 영업력을 모으는 차별화전략을 펼치고 있다. 자본력이 약하고개성이 없는 M&A부티크들은 이미 사양길에 접어들어 간판을 내리는사례도 적지 않다. 중이 제머리 못깎듯 M&A업계도 자신을 매물로내놓아야하는 아이러니가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최근 가장 의욕적으로 M&A팀의 전력을 보강하고 있는 기관은 증권사들이다. 기업금융과 인수부문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폭넓은 정보를 확보하고 있는데다 종합적인 파이낸스 서비스를 제공할수 있다는 이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대우증권은 일본의 노무라기업정보처럼 최고의 명성을 쌓기 위해 장기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이미 M&A수요가 많은 기업이나 고객과 포괄자문계약을 체결하는 형식으로 시장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M&A업무활성화를 위해 대중매체에 광고를 싣고 있으며 해외부문영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대우증권의 이황상차장은 단순한 기업중개매매에 그치지않고 기업의 경영전략에 부응하는 업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그룹과 연계해 해외시장개척에 주력해왔던 LG증권도 M&A팀을 강화하고 있다. LG증권 최종원팀장은 기업들의 사업구조조정차원에서M&A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가능성이 있는 아이템을 개발하는데노력하고있다고 설명했다.국내에서 가장 먼저 파인더스 피(finders fee)제도를 도입한 서울증권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금융기관과 건설부문에서 6건의딜을 진행중이고 이중 한두건이 연내에 매듭지어질 수 있을 것으로보인다. 서울증권은 당분간 국내 영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대우증권 수요 많은 곳에 포괄자문계약 체결지난 3월 국제금융부에서 수행하던 업무를 별도의 M&A팀으로 분리한 선경증권은 장기적으로 해외부문영업을 강화하기로했다. 이를위해 선경계열사의 미국지점을 활용하고 미국증권사와 연계해 국내기업들의 체질강화를 돕는 방향으로 아이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대신증권도 최근 7명으로 M&A팀을 발족하고 의욕적인 영업에 돌입했으며 현대 쌍용 삼성 등도 그룹의 후광을 등에 지고 M&A방어차원의 서비스를 강화할 움직임이다. 이밖에 동서등 10개 증권사들은투자은행으로 거듭 난다는 포석을 갖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M&A부문을 강화하고 있다.산업은행 국민은행 중소기업은행도 M&A부서의 인력을 보강하고 업무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흥 상업 제일 등 시중은행들도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산업은행은 자본시장팀내에 16명의 전문인력을 두고 조사 알선 파이낸싱 및 자금제공 등의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에따라 외국기업의 국내진출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산업은행의 김호영팀장은 97년이 M&A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란 전망에 따라 대부분의금융기관이 M&A업무를 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중소기업은행은 매수 매도관련 매물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게 특징이다. 경기위축에 따른 경영난을 겪고 있는 영세기업들의 퇴출창구를 마련해주고 예비창업자들이 단시일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지원하고 있다. 중소기업은행의 은장기운용역은 M&A부티크인 파이스트인베스트먼트와 청운회계법인 등과 업무협약을 맺어 서비스질을 높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소기업팀내에 M&A반을 두고 있는 국민은행도 중소기업쪽을 특화해 이 분야 영업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종합금융사들도 해외쪽에 네트워크를 확보하는등 차별화된 영업에나서고 있다. 한국종금의 박진국기업금융부장은 아서앤더슨컨설팅과 협약을 체결하고 해외기업의 국내진출은 물론 국내기업의 해외투자 등을 알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미 해외에서M&A업무경험이 풍부한 미국인 데이비드 팀블릭씨를 최근 영입했다.한국종금은 불황일 때가 M&A의 적기라고 보고 우호적인 인수합병이진행되도록 영업력을 모으고 있다.국내 건설업체들이 미국등에서 주택사업을 벌이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했던 새한종금도 국제투자부에서 국내외를 연결할 수 있는신선한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다. 국제투자부에서는 해외의 M&A기법을 종합적으로 연구,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다짐한다.한외종금은 수수료에 집착하기보다 코퍼리트 파이낸싱에 초점을 맞추고 고객을 찾고 있다. 한외종금 윤현수부장은 M&A에 대한 각종규정이 정착돼가는 단계인만큼 서두르지않고 부가가치가 높은 딜을성공시키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부티크들도 비장한 각오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단순중개업무만으로 사업이 어렵다고 보고 시대변화에 맞는 영업체제를 확보하려는 중개회사들도 나타나고 있다. 프런티어M&A는 최근 뉴욕과 북경에 사무소를 냈다. 중구난방식 M&A시장이 제자리를 찾을 경우 기존의 영업방식으로 사업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성보경사장은 『중개업체 난립으로 경쟁이 치열해져 수수료도줄 수밖에 없다』며 고도의 집적중개를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국내의 사양업체를 인수해 설비 등을 베트남등 제3국에 내보내고 부지에 유통단지등을 건설하는게 좋은 예가될 수 있다. 이밖에 대부분의 부티크들은 나름의 인맥을 확보하고극비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점을 이용해 영업에 나서고 있지만 딜을 성사시키는데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고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티크들 고도의 집적중개시스템 갖추기도M&A가 붐을 일으키며 회계법인들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인 KPMG와 연계한 산동회계법인은 해외기업의 국내진출부문 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KPMG는 세계 1백42개국에 진출해있는 종합컨설팅회사여서 고객확보가 쉽다는게 산동측의 설명이다.산동회계법인의 이승복상무는 대우자동차의 폴란드 FSO사인수 등을다뤘던 경험을 살려 국내산업구조조정에 기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안건등 메이저 회계법인들도 별도팀을 구성, 서비스제공에 나서고 있어 관련시장이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법률회사들도 바빠졌다. 김&장 법률사무소에는 최근들어 M&A관련,법적인 문제를 상담하기 위해 전화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김&장 법률사무소의 박병무변호사는 97년부터 외국인들의 우호적 M&A가 허용되는만큼 법률자문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이밖에 KTB컨설팅 한국기업평가 등도 M&A관련 노하우를 확보하고고객확충에 나서고 있다. 한편 증권감독기관은 최근 일부 부티크들이 M&A중개과정에서 적지않은 잡음을 일으키자 이들을 효율적으로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어 중개기관들이 긴장하고 있다.★ 인터뷰 / 채운섭 아시아M&A 사장M&A부티크들은 재기발랄한 성격과 신선한 아이디어를 무기로 시장에 뛰어든 경우가 많다. 나이도 대부분 30대이다. 그러나 때론 의욕이 지나쳐 시장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성급하게 딜을 성사시키고 수수료만을 챙기려하는 경향도 없지않다. 최근창업한 아시아M&A가 기존 M&A부티크들과 차별화를 주장하고 나선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도덕성」을 기치로 내걸고 M&A중개업무에뛰어든 채운섭사장을 만나 영업전략 등을 들어봤다.▶ 창업동기는.M&A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출발했다. 박승환씨 조효승씨등 3인의 공동대표가 주축이 되고 금융기관장 상장사사장등8명이 우선주주로 자본참여해 파트너십에 기초한 회사형태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공동대표 모두가 M&A실무경험이 풍부해 경쟁력이있다고 자신한다.▶ 주로 어떤 일을 하나.M&A를 위한 최적의 전략수립과 정보제공을 목적으로 설립했다. 대상기업을 선정하고 적정 가격을 제시해 원활하게 매매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특히 적대적 M&A에 대한 사전방어전략을 수립해주고경영권방어와 관련된 자금조달방안도 컨설팅해주고 있다. 최근 2개기업과 경영권방어를 위한 포괄계약을 맺고 서비스하고 있다.▶ 구체적인 영업전략은.고객들의 수요변화에 따라 탄력적인 영업전략을 세워갈 계획이다.예를 들면 최근 경기침체로 제조업체에 대한 매수희망은 크게 준반면 부동산 유통 레저(골프장) 등에 대한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매물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M&A시장의 무게중심이 상장제조업 중심에서 비상장 유통부문으로 옮겨가고있는게 사실이다. 현재 아시아는 전국 1백여기업의 임직원들과 정보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있는 중개는.신용금고 자동차부품회사 중견식품회사등 10개사를 우호적으로M&A하는데 주력하고있어 조만간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M&A시장전망은.기업의 리스트럭처링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없어질 때까지는 M&A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대기업들도 선단식 경영에 한계를느끼고 기업분할(Spin-off)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 재벌2세들의분가와 재산분배등이 가속화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M&A시장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특히 내년부터 경영권이 언제든지 바뀔수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기업경영감시기능으로서 M&A가 제역할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M&A시장이 밝다는게 중개시장이호황을 누린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부 대기업들의 경우 내부에 리스트럭처링을 위한 별동대를 운용하고 있어 주먹구구식 중개영업은한계에 부딪칠 것으로 예상된다.▶ 부티크로서 가장 어려운 점은.역시 도덕성을 바탕으로 신뢰감을 주는 이미지를 확보하는게 가장어렵고 중요한 일이다. 일부 부티크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중개기관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진게 사실이다. 아시아가 장기적인관점에서 M&A업무를 펼친다는 점을 강조하는것도 이런 배경에서다.다음으로 아이템을 개발하는게 어렵다. 부실화된 상장기업을 찾아내 경영능력이 뛰어난 새주인을 찾아주기 위해서는 치밀한 M&A전략이 필요하다. 단순히 돈만 벌기위해 주인만 바꿔주는 형식으로는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는게 신념이다. 매수 매도 양측이 이익을 볼 수 있는 win-win상황을 가져올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데전직원이 노력하고 있다.▶ 경기위축으로 M&A시장이 주춤하다는 시각도 있는데.일부에서 그렇게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경기에 관련없이 M&A시장은매력적인 것이다. 이를테면 경기가 꺽여 투자의욕이 저하되는 상황에서는 경영권프리미엄이 뚝 떨어지게 마련이다. 다시말해 M&A의호기인 셈이다. 지금이 사업구조를 고도화할 수 있는 적기라고 여겨진다. 정보통신이나 제약 유통업등에 대한 관심이 높은 점도 이같은 사실을 반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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