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관련 비즈니스 '퀵퀵'

춤은 몸으로 하는 대화다. 인간이 대화를 주고받는 방법에는 말 글 몸짓등이 있는데 바로 몸짓이 춤으로 발달한 것이다. 그래서 춤은 상대가 있어야 그 진가를 발휘한다고 할 수 있다. 또 상대가 있는만큼 수요와 공급이 존재한다. 잘 단련된 춤솜씨로 무장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들의멋진 춤을 감상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또 요즘엔 춤이 하나의 상품으로 자리잡으면서 구매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사고 파는 유형과 종류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리고 역시다른 상품들처럼 시장가격이 형성된다. 춤은 이제 하나의 완전한 산업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문화상품으로 손색이 없는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춤이 신세대를 중심으로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으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느낌이다.춤하면 한국인들, 특히 기성세대들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린다. 춤바람이니 불법 무도장이니 하는 이미지가 그런 것들이다. 물론 현 시점에서 이런 부정적인 모습이 완전히 가셨다고는 보기 어렵다. 여전히 춤문화를 왜곡시키는 부류가 존재한다. 그러나 춤의 전체적인 모습은 눈에띄게 바뀌었다. 특히 신세대들에겐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텔레비전의 청소년 프로그램들이 하나같이 춤코너를 도입하는 분위기다. 최근엔 이라는 코너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등장하기도 했다. 그렇게 하지 않고는 청소년층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고 판단한 까닭이다.이런 사회적인 흐름을 반영하듯 춤학원에는 요즘 춤을 배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몰려들고 있다. 춤의 수요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문화센터의 효시격인 동아문화센터의 경우 총 42개 강좌에 1천여명의 수강생들이 춤을 배우고 있다. 밀려드는 수강 희망자들을 위해개설강좌를 조정할 때마다 춤 강좌수를 늘리고 있다. 전국적으로 30여개의 춤 관련 강좌를 열고 있는 YMCA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밖에 한국사회체육센터, 백화점 문화센터에도 최근 1, 2년 사이 수강생이 부쩍 늘었다.여기서 한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춤강좌 가운데도 볼룸댄스와 재즈댄스반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수강생이 몰린다는 점이다. 관계자들은 문화센터 등 각 기관들이 운영하는 춤강좌만도 3백여개에 달한다고 얘기한다.여기에다 대학에도 교양과목으로 볼룸댄스나 재즈댄스 등의 이름으로 2백여 강좌가 마련돼 있는 실정이다. 대학마다 춤과목 한두개쯤은 갖고있는 셈이다. 가히 댄스공화국이라고 부를 만하다.◆ 춤상품은 한나라의 문화수준 척도춤만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무도학원도 즐겁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국내에는 전국적으로 약 1천여개의 무도학원이 성업중이다. 지난 92년 법적으로 인정을 받으면서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나고 있다. 무도학원 관계자들은 매달 7만~8만 여명의 신규 수강생이 몰려든다고 설명한다. 또 이들 신규수강희망자들을 포함한 수강생 전체로는 80만명은 족히 된다는분석이다. 그러나 이게 전부는 아니다. 정규 학원보다 수적으로 훨씬 많은 영세한 불법 학원들도 톡톡히 재미를 본다. 일종의 지하경제격인 이들 불법 학원들의 운영실태는 사실 상상을 초월한다. 공식적인 통계는나와있지 않지만 줄잡아 5천여개의 학원에 1백만명이 드나들 것이라는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이렇게 볼 때 전문학원과 문화센터 등을합쳐 춤을 배우는 인구는 적어도 2백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춤의1차 소비자가 2백만명 이상에 이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그렇다면 춤을 가르치는 무도업계의 전체 매출액은 얼마나 될까. 통계로잡히지 않는 부분이 많아 정확한 액수를 제시하기란 쉽지 않다. 대략적인 수치만을 산출해낼 수 있을 뿐이다. 춤을 배우는 데 드는 비용은 천차만별이다. 문화센터 등 공익적인 성격이 강한 곳은 월 2만~3만원 꼴이지만 전문학원은 20만~30만원을 호가한다. 전문학원은 비싼 대신 개인지도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전체 매출액은 대략 월 2천억원, 연간 2조원 이상은 되리라는 것이 종사자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공룡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춤출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하는 호텔 등의 나이트클럽이나 디스코텍, 또는 락카페도 춤산업의 중요한 구성요소다. 한국유흥업중앙회의 집계에따르면 이들 업소의 전체 숫자는 전국적으로 대략 5천여곳. 적게 잡아한 업소당 매일 50명의 손님이 찾는다고 해도 하루 저녁에 무려 25만명이 춤을 추기 위해 유흥업소를 찾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연인원으로 치면 1억명에 육박하는 천문학적인 수치다.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요즘 각 호텔들이 나이트클럽이나 디스코텍을 중요한 홍보의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출입할 수있는 자격에 제한을 두는 등의 방법으로 이미지관리에 무척 신경을 쓰고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강남의 N호텔은 출입자를 25세로 제한하고 있다. 춤의 주 수요층인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신세대들에게 호텔이 젊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쓰고 있는 것.또 강남의 H호텔 역시 용모가 기대에 못미치거나 나이가 들어보이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입구에서 출입을 막는다. 그래서인지 요즘 이 호텔은신세대들을 중심으로 잘나가는 곳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춤은 그 자체가 거래의 대상인 동시에 다른 상품과는 달리 문화상품으로얼마든지 재포장할 수 있다. 또 춤을 활용한 댄스마케팅도 그 영역이 무궁무진하다. 특히 춤은 한나라의 문화수준을 나타내는 척도이므로 춤상품은 국제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미국은 하와이의 훌라춤을 국제적인 상품으로 만들었다. 지구촌 사람들에게 하와이하면 훌라춤을 떠올릴 정도로 만들었다. 하와이가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것도 따지고 보면 훌라춤의 영향이 컸다. 요즘도 하와이는 주 살림의 대부분을관광수입으로 채우고 있다. 브라질도 마찬가지다. 삼바춤을 나라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키워냈다. 해마다 삼바축제가 벌어질 때면 세계 각지에서수십만명의 관광객이 몰려든다.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음은 물론이다.◆ 개런티 싼 ‘동구권 춤꾼’ 국내시장 진출물론 우리나라는 아직 전통춤을 해외시장에 내놓을 만한 상품으로 만들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분위기만큼은 점점 무르익는 추세다. 일부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국적인 춤을 활용, 하나의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선경그룹 계열사인 워커힐호텔은 50여명으로 구성된 전통무용단으로 짭짤한재미를 보고 있다. 호텔내 가야금홀을 무대로 활용해 세계 각지에서 온손님들에게 민속무용 등 우리의 전통쇼를 공연하고 있는 것. 호텔측은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손님들이 몰려들고 있고 이 가운데 70%는외국인이라고 설명한다. 범위를 우리의 전통춤에서 서양춤으로 넓히면춤이 상품으로 활용되는 경우를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그 만큼 다방면에서 폭넓게 이용된다는 얘기다.삼성그룹 계열사인 중앙개발의 에버랜드는 항상 1백여명의 공연단을 풀가동, 에버랜드를 찾는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특히 최근에는동구권 무용단을 대거 초청해 색다른 맛을 선사하고 있다. 에버랜드 공연단 이기호 단장은 『공연단 쇼가 에버랜드 최고의 인기코너로 자리잡았다』며 『늘씬한 동구권 미녀들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고 설명한다. 우방그룹이 지난해 대구에 지어 운영하고 있는 우방타운도 일년내내 외국 유수의 무용단을 불러 공연을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롯데그룹도 롯데월드의 주력상품으로 춤꾼들을 대거 동원한 쇼를 선보이고 있다. 여기서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이들 공연단원의 대부분이 외국인이라는점이다. 특히 러시아 루마니아 등의 동구권 출신이 주류를 이룬다. 이는이들 동구권 출신들이 신체적인 조건이 뛰어난데다 개런티가 한국인의절반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춤추는 댄서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이들을 조달하는 프로덕션도 호황을누리고 있다. 현재 전국에는 약 1백여개의 공연전문 프로덕션이 성업중이다. 다른 일도 하지만 대부분 춤의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시켜주는역할을 담당한다. 최근에는 주로 동구권 출신에 대한 수요가 많아 이들을 주로 수입한다. H프로덕션의 한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약 5천여명의 동구권 출신 공연단원이 들어올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한다.사회적, 경제적으로 춤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면서 한편에서는 우려를표명하는 사람들도 적잖다. 우선 수요자들이 서양춤을 선호하는 까닭에전통춤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춤을 악용하는 사례도 적잖다는 지적이다. 특히 무허가로 학원을 운영하거나 외국공연단을 불법적으로 수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너무 감각적인 면만을 강조, 춤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일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대 볼룸댄스 강사 홍기삼씨는『춤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 그 토대가 잘 잡혀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하루 빨리 춤과 관련된 제도적인 장치가 완비돼야 한다』고 강조한다.춤산업은 신종 비즈니스다. 춤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바뀌고 기업들이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면서 하나의 독립된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1차적으로는 춤 그 자체가 거래의 대상이다. 춤을 배우는 사람(수요자)과 가르치는 강사(공급자)가 존재한다. 공급은 전문학원과 문화센터나YMCA 등의 단체가 주로 담당한다. 그러나 경제적인 관점에서 볼 때 보다 중요한 것은 춤이 하나의 문화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춤을 마케팅에 이용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이밖에 신제품 홍보나 CF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수단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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