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산업 '위험 먹고' 쑥쑥

지난 10월초 국내에서는 세계적인 「팝 황제」 마이클 잭슨의 내한공연이 화제가 됐었다. 당시 대규모 인력 및 장비의 동원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마이클 잭슨공연은 공연 못지않게 잭슨의 경호규모에 관심이 쏠렸다. 몸 자체가 거대상품인만큼 그의 신변보호가 최우선의 과제로 떠올랐다.마이클 잭슨의 입국시 전문경호원 17명이 수행했다. 숙소인 워커힐호텔 주변에도 전문경호원 15명과 대한경호협회 20명, 호텔 자체경비요원 30여명이 동원됐다. 경찰도 형사기동대 2개중대를 비롯해3백여명이 호텔주변을 지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공연날엔웬만한 시위진압 때와 맞먹는 30개 중대, 3천6백여명의 병력이 출동했으며 근접경호요원 3백명을 포함, 3천명이 배치됐다. 경호 및안전산업의 시장잠재력을 상징해주는 사례다. 국내에도 정치인 재력가는 물론 가수 탤런트 등 유명인사가 뜰 때마다 경호원들이 동원되고 있다.사건 사고가 잦아지면서 불안감을 떨치기 위한 안전사업들이 속속등장하고 있다. 신변보호를 위한 경호업, 도둑을 막기위한 경비용역업에서 컴퓨터보호를 위한 안전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에 이르기까지 「안전」사업들이 다양해지고 있다. 가스누출자동차단기, 얼굴인식시스템, 눈동자구별판독기 등 기업과 가정을 위한 제품은 물론여성과 어린이를 위한 호신용 안전상품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이제 보디가드란 새로운 직업도 어엿한 유망직업으로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안전산업의 핵심은 보안 및 경비사업이다. 경비사업은 용역을 제공하는 인력경비와 센서 및 전파를 이용한 시스템경비로 대별된다.최근에는 경비용역업체가 대형화되면서 전문경비요원과 경비시스템을 혼합시킨 전자경비시스템업체로 급성장하고 있다. 이들업체들은중앙관제소의 컴퓨터로 경비처의 이상을 발견하는 즉시 긴급대처요원을 출동시키는 동시에 연결된 경찰서에 자동으로 신고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재난복구, 도청탐지, 화재분석, 나아가 기업정보보안, 개인의 건강관리 분야까지도 이들 경비업체들이 담당하고 있다.◆ 안전경비업체 매출 연 20~30% 급성장최근에는 시스템경비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도 탄생하고 있다. (주) 그린시스템의 경우 아파트단지의 경비시스템을 주요사업으로 삼고 있다. 아파트 정문에는 리모콘으로 원격조정할 수 있는 무인차량출입차단기를 설치, 방문객은 관리실의 확인절차를 거치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관리실에서 폐쇄회로(CC)TV로 잡은 놀이터화면을 각 가정으로 전송해 주기도 한다. 이 회사는 방범시스템 설치비용을 은행에서 차입설치한 뒤 관리비절감액으로 차입금을 할부로 갚아 나가는 식의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사설경호사업도 번창하고 있다. 보디가드가 정규직업으로 등장하면서 지난 5월 직업적인 보디가드들은 대한경호협회를 결성하기도 했다. 가입회원은 각종 무술 3~5단이상의 고단자들이다. 이중에는 특전사 등 군경 특수부대요원출신과 태권도학과 유도대 출신의 여성보디가드도 끼여 있다. 범죄가 날로 흉포해지면서 보디가드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여성경호원의 경우 은행 백화점 등을 방문하는 부유층주부, 협박전화에 시달리는 여성, 독서실에서 공부하다 밤늦게 귀가하는 여고생 등 주로 여성들의 신변보호를 담당한다. 이들은 드라마와 영화 속의 보디가드처럼 정장차림에 가스총진압봉 방탄조끼 등으로 무장하고 근접경호를 펼친다. 경호서비스도 한층 전문화되는 추세다. 써튼 한국경호서비스는 지문조회를 통해 미아를 찾아주는 일을 하고 있다. 아이의 지문을 수록한 카드를 이용, 전국의 아동보호소 보육원 등에 조회해 아이를찾아주고 있다. 가입비 3만원을 내면 10년동안 유효한데 전화로 신청하면 카드와 설명서를 우송해 준다.방범용 경비견 임대업도 안전사업의 일종이다. 개는 인력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데다 사람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어 해마다 시장이 넓어지고 있다. 관리자의 실수나 범인에 따라서는 무용지물이 될 수있는 무인경비시스템을 보완할 수도 있다. 또한 방범경비견은 야간근무자의 가장 큰 적인 외로움을 달래준다. 국내의 경비견은 대략2만마리로 진돗개 셰퍼드리트리버 아키타 등 10여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들 경비견들은 통상 3개월 단위로 복종 기본 방위 등의3단계훈련을 이수한다. 경비견은 잘 훈련된 경우 5백만원에서 1천만원선에 거래된다. 경비견을 임대하는데 사료비 진료비 등을 포함, 보통 월 50만원을 낸다.안전경비용품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치한을 만났을 때 지워지지않는 식용색소를 분사하는 이색안전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개인호신용방범기구는 인신매매라든가 각종 성폭행 등 크고작은 강도 절도사건들이 연일 신문지상에 오르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안전기기사업은 한걸음 더 나아가 특수분야에서도 틈새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국내 안전관리전문업체인 (주)임페리얼 시큐리티 시스템은 위조사인식별기(SV)의 판매에 나서고 있다. 이 제품은 생화학측정장치를 이용해 개개인의 서명을 식별하는 미래형 보안장치로1초내에 확인이 가능하다. 문서 작성시 「도장」에서 점차「서명(사인)」으로 대체해 나가고 전자결제제도가 확대될수록 금융기관이나 일반기업에서도 위조사인식별기에 대한 수요는 한층 증가할 것으로 계산했다. 이 회사는 이밖에 미국에서 기술을 도입한보안용테이프, 화폐운반용 특수봉투, 열쇠관리시스템, 위조달러식별기, 원격비디오감시시스템, 디스켓파괴방지 시스템 등을 판매하고 있다.호신용 가스분사기 등 전형적인 안전관련 상품 이외에 안전을 고려한 기발한 아이디어 안전생활용품도 선보이고 있다. 콘센트 커버나가구등의 모난 곳에 씌우는 사각모서리 커버 등이 바로 그것이다.안전용품시장을 비롯한 국내안전산업의 시장규모는 1조원을 훨씬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 안전산업의 핵심인 안전경비업체들의 매출만도 연 20~30%씩 급성장해 지난해 7천억원에 달했다. 경비용역업체는 현재 7백80여곳을 웃도는데 이중 에스원 한국보안공사범아종합경비 등 28개 주요 시스템경비업체가 2천8백억원을 차지했다. 나머지 경비용역업체는 대부분 1백명 이하의 경비원으로 연간10억원 이하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영세업체들이다. 사회가 불안해지고 소득이 높아질수록 사람들이 안심하고 살려는욕구는 더욱 커질 것이다. 이와 비례해 안전을 주제로한 산업도 분야는 물론 시장규모도 급확대될 것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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