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화려하나 "실천 없었다"

한국축구의 고질적 병폐는 문전처리미숙이다. 수비수로부터 최전방공격수까지 그런대로 연결은 잘되나 페널티에어리어 근처에만 다다르면 패스미스를 연발하거나 헛발질을 하는 것을 우리는 수없이 목격해왔다. 한마디로 결정적인 찬스에 약한 것이 한국축구라 할 수있다. 남미나 유럽선수들이 미드필드에서는 슬로사커를 구사하다문전에만 이르면 현란한 개인기로 골을 넣는 것과는 상반된다. 이런 한국축구의 병폐는 수많은 국제대회출전과 훈련을 통해 개선됐다고는 하나 아직 완전히 개선되지는 않았다.김영삼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전문가여론조사결과는 이런 한국축구의 모습과 흡사하다. 김영삼정부는 출범이후 금융실명제, 부동산실명제, 사회간접자본확충, 중소기업청신설, 재벌정책, OECD가입등 굵직한 경제개혁정책을 추진중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런 문민정부의 경제개혁정책발상에 대해서는 좋은 평점을 주고 있으나 그수행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 일색이다.먼저 금융실명제, 부동산실명제, 사회간접자본확충, 중소기업청신설, 재벌정책, OECD가입 등 문민정부의 일련의 경제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일단 좋은 평점을 주었다.경제개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금융실명제(84%),부동산실명제(88%), 사회간접자본확충정책(81%), 중소기업청신설등중소기업정책(81%)에 대해 응답자의 80%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으며 재벌정책에 대해서는 65%, 최근 국회에서 논란을 거듭하다 가입동의안이 통과된 OECD가입에 대해서는 56%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그러나 이런 경제정책의 실천성을 묻는 수행정도에 대해서는 대부분 응답자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문민정부의 최대경제정책이라 할 수 있는 금융실명제에 대해서만(긍정응답률 48%, 부정응답률 46%)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을뿐 부동산실명제,사회간접자본확충등 나머지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응답이 우세를 보였다.부정응답률은 부동산실명제 44%, 사회간접자본확충정책 61%, 중소기업정책 78%, 재벌정책 64%였다. 특히 중소기업정책과 재벌정책의추진정도에 대한 부정응답률은 다른 정책의 부정응답률보다 높아이에대한 후속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일련의 경제정책이 잘 수행되지 못함에 따라 기업의 경제활동에도이런 정책이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응답자들은 사회간접자본확충(69%)만이 기업경제활동에 도움을 주었을뿐 금융 및부동산실명제 등 대부분 경제정책은 별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응답했다.응답자들은 이처럼 문민정부의 경제정책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이유에 대해 실천성이 결여돼 있고(17%) 시행착오(17%), 비현실적인 정책이 많다(16%)는 점을 들었다. 특히 응답자들은 현재의 경제불황이 현 정부의 정책잘못에서 기인했다는 인식이 높아(84%) 경제개혁정책도 중요하지만 경기를 살릴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마련이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축구에서 공격주도권을 쥐고 있더라도 골을 넣지 못하면 허사이듯좋은 경제정책도 실천성이 결여돼 있으면 후한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전문가여론조사는 잘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남은 임기1년동안 후속정책을 착실히 추진하는 것이야말로 김영삼정부 경제팀의 최대과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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