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속에도 피는 꽃 많다

「가격파괴, 원가붕괴, 24시간 영업, 할인코너, 편의방, 창고형회원제클럽…」.최근 유통업계에 등장한 새로운 용어들이다. 다양한 용어만큼이나영업방식도 날로 새로워지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이처럼 갖가지 유통기법을 동원하는 것은 치열한 경쟁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이랄 수 있다. 더욱이 경기가 전반적으로 하강곡선을 그으면서경기에 가장 민감한 유통산업은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그만큼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각 유통업체들은 경쟁업체들이 쏟아내는 신판매기법에 대해 촉각을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상식을 파괴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발상을 짜내는 업체만이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있기 때문이다.SI업체도 ‘덩더쿵’국내경기의 침체로 유통산업도 전반적으로 불황의 기미를 보이고있다. 매출증가율이 둔화되고 수익률이 급감하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불황속에서도 호황을 구가하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그들은 한결같이 기존의 판매방식이나 업태를 고집하지 않고 소비자의 새로운 구매행동에 부합한 판매방식을 도입한 업체들이다. 그동안 고성장을 구가하던 백화점이나 대형쇼핑센터 편의점 슈퍼마켓의매출은 저성장 내지 감소하는 반면 할인점 통신판매 방문판매 다단계판매업 등 새로운 판매방식의 유통업체들의 매출은 두자리의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호황을 누리는 유통업체들의 공통점은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저렴한 가격」「편의성」「고객서비스」등 고객들의 모든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불황속에 호황을 누리는 또다른 산업으로는 건설업을 들 수 있다.국내에서 극심한 경기위축을 겪고있는 건설산업은 해외시장에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건설수주액이 83년이후 13년만에 1백억달러대를 진입하면서 전략부문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시장의 경기가 회복되고 국제원유가 상승으로 중동시장 여건이좋아지면서 해외건설수주가 늘고 있다. 해외경제여건의 호전이 국내건설업의 탈출구가 된 셈이다.불황인 국내건설시장에서도 독특한 전략상품으로 아파트분양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업체들도 있다. 지방도시를 중심으로 대형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점을 감안, 초대형아파트를 잇따라 공급한것이 히트를 친 것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0월말 광주시에 지은 50~80평대의 아파트를, LG건설은 수원에 82평의 아파트를 지어파는 등 지역에 따른 세밀한 수요예측으로 성공을 거두었다.불황속의 호황이란 명암이 크게 엇갈리는 대표적인 산업으로는 반도체 컴퓨터 정보통신 등을 비롯한 전자산업을 들 수 있다. 95년까지만해도 국가경제의 주력산업으로 급성장해온 반도체 컴퓨터 제조산업이 작년들어 크게 위축된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동통신을 비롯한 정보통신기기업 PC통신업 인터넷관련업 시스템통합(SI)업 등은불황속에서도 고속성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자업계의 차세대 전략품목인 TFT-LCD(박막액정표시장치)제조업은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할 정도여서 가격이 치솟고 있다.최근 노트북PC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생산업체들이 풀가동에 들어간 상태다. 소비자들이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일정한 자리에서 운영해야 하는 데스크탑컴퓨터보다는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소형컴퓨터를 선호하는 경향을 띠고 있다.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저장용량이나 소프트웨어가 다양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이제는 컴퓨터의 구매과정에서 간편성에 더많은 비중을 두기 시작한 것이다.TFT-LCD의 생산업체들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전자 등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대부분으로 반도체 경기하락으로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는이들업체들의 숨통을 터주는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감원여파로 ‘어부지리 호황’ 업체 등장천리안매직콜 하이텔 나우누리 유니텔 등 PC통신업체들도 작년에유례없는 호황을 구가했다. 회원수와 시장규모 면에서 지난해에 비해 각각 2배이상 신장, 만성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설 것이 확실하다. 이같은 PC통신업계의 호황은 국내에서도 컴퓨터통신 붐이 일고있는데다 업체들이 발빠르게 이에 대처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들은 도스형태의 단순문자 서비스에서 음성과 화상이 지원되는 멀티미디어 정보로 전환, 이용자층을 30~50대의 회사원은 물론 주부에게까지 넓혔다. 또한 지원금을 대폭 확대, 정보의 양과 질을 높인것도 이용자의 수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대의 흐름과 고객서비스의 향상이 어우러진 결과다.작년에 전자산업 중 고속성장을 보인 또다른 분야는 SI 업체들이다. 쌍용정보통신 포스데이타 등 SI업체들은 전반적인 불경기 속에서 매출액이 95년보다 50~70%까지 급등하는 대호황을 맞고있다.SI는 기업이나 관공서에서 쓰는 컴퓨터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통신수단 정보시스템 등을 통합함으로써 업무를 자동화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핵심요소다. 최근 기업들이 불경기를 타개하기 위해 리엔지니어링 작업에 나서면서 정보인프라 분야에 투자를 늘리면서SI업체들의 실적이 급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SOC투자가 늘면서 인천국제공항 농협종합유통정보망 대법원등기전산망 등 정부 및 공공기관의 SI수요가 는 것도 SI업 호황의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정책추진내용과 불경기에 대처하기 위한 반사이익을 보는 대표적인 업종인 셈이다.불황에 의한 호황업종도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종이렌터업과 인력산업 등이다. 이들 업종들은 불경기에 따른 기업들의경비절감 대책의 일환으로 보유차량과 고정인력을 줄이면서 호황을맞고있다.최근 렌터카업체들은 작년 상반기 동안에만 18% 이상 등록렌터카수를 늘렸다. 95년한해동안 17%나 증가시켰었다. 제일제당은 임원급이상의 차량을 모두 렌터카로 바꿨으며 대우의 건설부문도 업무용차량을 모두 렌터카로 바꿨다. 정부도 97년 4월부터 중앙부처 차관전용차 업무용 및 내빈용차를 렌터카로 대체한다고 밝혀 렌터카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불경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은 인건비 절약을 위해 꼭 필요한 인적자원만을 확보한 채 필요에 따라 외부인적자원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인력산업이 활발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인력파견에 대한 법률안도 곧 마련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더욱활성화되고 있다. 인재파견도 경비용역 전화상담 운전 등 단순직에서 점차 전문직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인력시장은 한층 확대되고 있다.불경기에 따른 감원여파로 호황을 맞은 사업도 있다. 창업컨설팅업체와 부업관련 출판및 강좌 등이 그것이다. 금융기관들도 억대의명예퇴직자를 노린 금융상품들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서점에서는 유망직종 안내서와 인생지침서, 창업관련 서적이 꾸준히 팔리고 있다. 퇴직자가 아니더라도 만약에 대비하기 위해서다.현재 국내경기는 불황기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그 속에서도 두자리수 이상 고속성장하는 산업과 사업들이 있다. 이제 이들이 호황을구가하는 비결을 다시 한번 깊이 분석해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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