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대선 이것이 변수다

연초 정계의 화제는 단연 대선의 향배를 놓고 뜨겁게 달아오르고있다. 크게는 역사상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가 이루어질 것인가로부터 작게는 DJ와 JP의 공조가 끝까지 성공할 것인가, 그리고 여권의 후보는 누가 될 것이며, 공천후유증에 따른 정계의 지각변동은과연 일어날 것인가 등이 초미의 관심사로 흥미를 돋우고 있다.문민시대 최초의 대통령 선거로서 수많은 변수가 이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이를 좀더 흥미롭게 관전하기 위해서는 최소 다음과 같은맥락에서 선거를 예측해봄이 중요하다고 하겠다.1 변형된 3김구도인가, 아니면 진정한 세대교체의 게임인가?단도직입적으로 현상황에 의한다면 97 대선은 「변형된 3김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그 이유는 야당의 후보는 DJ와 JP, 혹은DJP로 이미 굳혀져 있고, 여당도 현재 거론되고 있는 7인중에서 김심의 작용으로 공천될 가능성이 크며, 그들중 누가 되어도 과연 새시대상을 대변하는 새로운 인물이라고 규정하기에는 너무도 과거의정치와 직간접으로 연결되어 있는 인물들이다. 따라서 DJP와 YS의대리인이 다투는 「변형된 3김구도」가 되기 쉽다. 다만 아직도 인물교체 아닌 진정한 세대교체의 게임이 전개될 가능성이 조금은 남아 있는바, 그 관건은 여당 아닌 야당이 쥐고 있다 하겠다.만일 DJ와 JP가 자신들로의 후보단일화 노력에 실패할 경우, 제3의신세대 인물을 공동으로 추천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그렇게 될 경우 여당도 과거 정치와 인연이 있는 현재의 7인보다는 진정한 의미의 신세대 인물로 대응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그렇게 되면 진정한 의미의 세대교체 게임이 전개될 수 있다.그러나 여기에는 허다한 난관이 가로놓여 있다. DJ의 대권욕이 워낙 큰데다, JP도 충청도 정서와 TK의 정서상 DJ쪽으로 후보단일화를 몰고갈 수는 없는 형편이다. 다만 현재 일어나고 있는 자민당후보들의 탈당사태가 야당전체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여질 경우DJP의 공조가 더욱 긴밀해지고 서로 타협할 수 있는 제3의 신세대인물을 야당의 공동후보로 내세울 가능성을 아주 배제하기 어렵기때문에 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2 중부의 역할과 TK표의 향방을 주시하라이번만은 지역구도가 타파되고 세대교체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것이상당수 유권자들의 공통된 바람같다. 그렇다면 이번 선거에서야 말로 중부권 역할이 중요하게 되고 여야의 구별이 전과같은 의미가없어진 상황에서 그간 여당편에만 치중되었던 TK표의 방향이 또한궁금하게 된다.여야를 막론하고 동서의 대결구도 아닌 전국적인 선거전략을 위해서는 중부권표의 향배와 더불어 3백60만표에 이르는 TK 표의 향배야말로 승리전략에서 놓칠 수 없는 전략적 요충지이다.중부권과 TK표의 향방은 이번 선거에서 캐스팅보트역할을 할 수 있고 이들은 여야 어느쪽으로 결정적으로 기울어진 표가 아니며 유권자의 투표행태가 전 보다는 많이 성숙되었음을 감안할 때 이들표는 여야 또는 동서의 선을 따라서가 아니고 인물본위와 정책본위로 투표할 가능성이 클 것이며 이는 선거결과에 결정적인 역할을할 것이다.3 유권자의 인구사회학적 변화와 이들의 투표행태의 가변성건국이래 지금까지 대선에서 수평적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적이 한번도 없다. 이는 물론 야당의 분열이라는 전략적 실책이 큰 변수이긴 했어도 항상 고정적으로 여에만 치우치는 상당수 해바라기성 유권자가 많았던 것에 기인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우선 여야의 구별을 하지 않는다.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권자의 인구사회학적 구성이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산층을 자처하는 계층이 커지고, 점차 고학력시대가 열리고 있고, 특히 젊은 유권자층이 두터워지고 있다는사실은 투표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특히 1980년대의 민주화투쟁에서 중산층의 역할이 크게 부각되었고최근의 대선에서는 이들이 안정희구세력으로 여권승리의 견인차역할을 했었다. 그러나 작금의 경제적 어려움은 이들 중산층을 불안하게 만들었으며 이들의 투표성향이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학력시대의 중산층과 젊은 유권자층의 확대는 또 다른 변수로 대두되고 있다. 누가 이들 중산층의 불안을 해소시켜 줄 수 있고 고학력 저연령층의 욕구를 충조시켜 줄 수 있을까 하는 점이 선거결과예측에 중요한 길잡이가 되고 있다.4 선거환경의 변화는 누구에게 유리할까?이번 대선은 과거와는 달리 엄격한 법적 선거비용의 제약하에서 치러지게 된다. 그리고 대선자금의 부정의혹은 당선후에도 청문회의대상이 되기 때문에 누구나 조심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다.그런데 대선에서 여당의 무기는 조직이고 야당의 무기는 바람이다.대중매체시대에 있어 바람은 큰 비용없이도 쟁점만 잘 부각시키면바람을 일으킬 수 있지만 조직은 자금없이는 움직이지 않는 속성을갖고 있다.수천억원은 족히 필요하다는 대선에서 법정비용 3백억원을 갖고 선거를 치를 수 있는지, 그리고 누구에게 유리할지 자못 흥미롭다.특히 여당은 자금을 전혀 받지않겠다고 공언한 마당에 정치자금 조달은 전과같지 않을 것이고 실명제가 또한 발목을 잡고있어 야당도어려움이 클 것이다.선거비용! 이는 선거과정에서는 물론이고 선거후에도 핵폭탄의 위력을 갖고있는 문제여서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과연 깨끗한 선거는 이루어질 것인가? 자못 흥미롭다.5 대선을 전후해서 정계의 지각변동은 일어날 것인가?대선에서 누가 정권을 장악하느냐 못지않게 우리의 관심을 끄는 문제가 대선을 전후해서 정계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우선 여권은 대권주자가 너무 많다는 사실이 공천후유증의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 이념이나 정책의 동질성보다는 권력을 중심으로모여있는 여권에서 분열이 그리 크지 않으리라는 것은 짐작이 간다.다만 공천과정에서 불만을 가진 몇몇 후보의 독자적인 행보가 예측되지만 과거 민자당의 공천과정에서 이탈한 장치인들의 현재위치가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교훈이 여당분열의 억지력으로 작용할것이다. 오히려 정계개편은 야당쪽에서 더욱 활발히 이루어질 것이다.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거대한 신한국당에 대응하기 위한 세력확보를 위한 세불리기가 본격화될 것이고 대선에서 패할 경우도 그 후유증으로 인한 야권의 재편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다.여권의 승리는 야권의 새로운 이합집산을 가져올 것이고, 야권의승리는 권력에 대한 매력으로 뭉쳐있는 여권의 일대 재편성을 몰고올 것이다. 따라서 여권의 승리이든 야권의 승리이든 상대적 정계개편은 불가피하고 과거와는 달리 이념과 정책노선을 따르는 본격적 개편이 될 것이다.따라서 금번 대선의 흥미는 대선결과가 몰고올 한국정계의 재편이라는 더 본질적인 문제를 의식할 때 그 의미를 더욱 올바로 파악할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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