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향상·유망사업 창출 기여

(주)디아이티. 영문의 Deahan Information Technology의약자(DIT)로 (주)대한페인트잉크를 모기업으로 하는 정보통신업체다. 모기업의 전산부서가 점차 발전해 1994년에 별도법인으로 독립한 회사다. 이 회사는 디지털 경영의 가능성을 미리 파악하고 전계열사 차원에서 이를 과감히 도입한 결과로 탄생했다는 점에서 그출발에서부터 다른 계열사와 매우 다르다. 관계회사들의 경영혁신을 일으켜 생산성을 대폭 향상시킨 것 이외에 또다른 유망사업의창출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이다. 대한페인트의 전산화 작업을 성공적으로 끝마침으로써 시행착오를 통해 습득한 기술과 다양한 경험이 디아이티 창업의 밑거름이 됐다.대한페인트는 지난 90년 업무의 절대량 증가와 업무형태의 변화로전산시스템의 확장이 불가피했다. 당시 기존 메인프레임으로는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었다. 또한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탄력적인 시스템 구조의 필요성을 절감, 다운사이징을 추진한 것이 성공을 거둔 것이다.◆ 국내 다운사이징 시스템도입 선발주자대한페인트는 국내 최초로 91년 4월부터 다운사이징 추진 검토에들어갔다. 다운사이징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한편, 미국사례를 중심으로 실용가능성을 연구했다. 국내에서 실용화된 적이 없는데다초기단계의 기술이어서 프로젝트 요원들의 미국출장이 잦았다. 전산담당자들은 대부분 기술적인 면에서는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가졌으나 경영 전반에 크게 활용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시 되었다.최고경영진의 통찰력과 과감한 결정이 요구되는 중요한 시점이었다.한영재 대한페인트 사장은 면밀한 동향분석과 장고 끝에 다운사이징 작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세계적인 경영흐름과 선진기술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던 한 사장은 대다수 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다운사이징 작업추진을 단행할 것을 지시했다. 그는 동종업계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운사이징 작업이 절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사장의 적극적인 후원에 힘입어 다운사이징프로젝트팀을 발족했다.이 프로젝트팀은 다운사이징 시스템구축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의솔루션을 채택했다. 유연한 시스템 구성을 위해서는 다운사이징에의한 클라이언트/서버 시스템이 미래지향적인 해결방안이라는 판단아래 이 솔루션을 선택했던 것이다. 당시 유닉스가 제공하는 클라이언트/서버 체제는 초보적인 단계였고, 또다른 분산 DBMS는 클라이언트 엔진의 메모리 부담이 커 대안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기종 선택에도 최고경영자의 결단이 요구됐으나 추진부서에 모든 것이 위임되고 사장은 그 결정에 따랐다.대한페인트는 93년 2월 클라이언트/ 서버 시스템을 도입했다. 모든업무를 클라이언트/서버 시스템에 이전하여 가동하기 시작했다. 시스템의 구성은 본사에 LAN을 설치하고, LAN에 연결된 4대의 DB서버가 인사 회계 생산 영업 원가 DB를 관리하는 형태다. 이 4대의 DB서버가 상호 긴밀하게 연동되어 운영되도록 설계됐다. 모든 사내경영정보가 기존의 중앙집중처리방식에서 분산처리방식으로 대체되기시작한 것이다.대한페인트는 다운사이징 시스템을 가동하면서 DB규모가 메인프레임 시절에 비해 3배로 늘어났으나 성능이나 안정성에는 문제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게다가 업무생산성 향상 등 효과가 큰 것으로나타났다. 우선 인원절감효과가 20명 수준에 육박했다. 재경부의 인원이 절반수준으로 줄어들고 전산실 인력도 5명이 감소했다. 시스템 운영비의 절감분까지 포함하면 연간 약 5억원의 비용절감효과를 거두었다.직접적인 비용절감효과 이외에도 시스템 확장 및 개선, 사용의 용이성 등 보이지 않는 무형의 효과도 동시에 거뒀다. 사무직의 생산성이 10% 이상 향상됐으며 직원들의 업무만족도도 크게 높아진 것으로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다.특히 클라이언트/서버 시스템의 도입에 따른 전자메일의 활용으로생산성이 크게 개선됐다. 94년부터 본격 사용된 전자메일은 현재모든 사원이 사용하고 있으며, 국내외 어디서든지 회사 공지사항을리얼타임으로 확인하며 즉각 시장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회사의 현황은 물론 인사발령까지 전자메일에 의해 발표되고 있을 정도다.경영정보시스템 구축에 든 비용은 모두 10억원. 93년 매출액이 9백억원 정도였음을 감안할 때 큰 모험이기도 했으나 이러한 비용은어차피 구입해야할 개인용컴퓨터의 구입비용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이었다. 소프트웨어 개발과 네트워크 구축에 들어간 비용은 3억6천만원에 불과했다.물론 다운사이징 시스템을 통한 디지털 경영이 처음부터 순조롭게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당시 과장이란 직책으로 전산도입에 앞장섰던 박성권 디아이티 부장은 디지털경영의 성공적인 요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도입초기부터 사내의 반발도 컸었습니다.새로운 문화에 대한 직원들의 거부감은 물론 경영진 대다수도 실용도에 있어 확신을 갖지 못한 탓이죠. 이러한 장애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전산요원들의 기술에 대한 정확한 정보의 확보와 확신,그리고 오너 경영자의 뚜렷한 소신이 어우러졌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지난해 매출액 50억원, 건실한 경영체제 구축대한페인트의 한 사장은 가장 고비였던 3개월간의 전환시기 동안적극적인 후원자가 돼주었다.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 후에도 시스템을 적극 활용,임직원들도 이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도록 앞장섰다.그는 사내에서는 전자메일을 통해 임직원들의 의견을 묻고 해외에나가있을 때에도 전자메일을 이용해 즉시 의사결정을 내리는 등 임직원들로 하여금 이 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면 업무를 추진해나갈수 없도록 만들었다. 시스템에 대한 필요성과 함께 컴퓨터교육을강화한 것은 물론이다.대한페인트가 국내 처음으로 이 다운사이징 기술을 경영분야에 성공적으로 접목시키면서 마침내 국내기업들도 이 기술을 적극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대한페인트가 디지털경영의 선두주자로알려지기 시작했고 기업들 사이에 그 명성은 급속히 확산돼 나갔다. 이러한 명성은 곧 디아이티사의 기술력으로 평가돼 매출로 연결되었다. 투자자본과 인력규모에 비해 매출이 급격히 늘어 선발주자로서의 이점을 만끽할 수 있었다.디아이티의 매출은 매년 2배가 뛰어 지난해 50억원에 달했다. 관계회사와 다른 업체들로부터 거둬들이는 매출액이 각각 절반 정도로매우 건전한 구성을 보이고 있다. 현재 디아이티는 SI사업팀, SW사업팀, SM사업팀, CS사업팀, 마케팅팀 등 5개팀으로 구성돼 있는데SI사업부의 경우 그동안 한국전자 대우중공업 미주실업 갑을 동화기업 동아오츠카 매일유업 등에 클라이언트/서버 시스템을 구축해주었다. 또한 자체 개발한 통합경영정보시스템인 KEYPOINT, 인쇄전용 패키지 POPS 2000, 회계 패키지인 BenCom 등을 선보였다.앞으로 디아이티는 인터넷을 통한 모회사인 대한페인트의 특약점간에 경영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올 상반기중에 50개의 특약점, 하반기에는 약 1백개 특약점들과 인터넷을 통해 모든 거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있다. 이러한 인터넷 경영네트워크가 완료될 경우 사내 디지털경영에서 얻은 노하우를 이용하면 대외업무에도 크게 도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증된 기술을 사용할 경우 고객들의 신뢰도가 높아지는데다 기술도 한층 향상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사내 디지털경영의 성공이 또다른 사업을 제공해줄 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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