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환경 사업다각화 탄탄대로

「사업다각화를 통해 고도성장을 추구한다.」국내 최대 건설설비업체인 (주)정일 이엔씨(EnC)의 고성장 비결이다. 그렇더라도 닥치는대로 사업을 벌이는 재벌들의 문어발식 사업다각화는 결코 아니다. 사업다각화의 대상은 오직 건설환경분야다.창업이후 매진해온 건설업. 그중에서도 환경설비산업이란 분야에서자신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꾸준히 연구개발해온 결과다. 건설환경 분야에서 필요한 모든 관련 설비와 기술은 자체 조달한다는 경영전략이 사업다각화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고도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천4백82억원 수주에 1천66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이는 전년보다 수주액이 65%, 매출이 35% 이상 늘어난 액수다.현재 사업분야는 크게 제조부문과 건설부문으로 대별된다. 제조부문에서는 클린룸 팬필터 자동차 환경시험설비의 설계 및 시공 등의청정사업, 배연탈황 탈질설비 발전설비 LNG(액화천연가스)저장탱크의 제작및 설치를 비롯한 플랜트 사업, 하폐수와 관련된 수처리산업 및 탄산가스 아황산가스 등 대기오염물질 방지를 위한 환경사업, 그리고 가정용공기청정기 제조 등 제품제조사업 등을 벌이고있다.특히 청정사업은 국제협약 및 OECD의 가입에 따른 엄격한 환경규제조치 적용으로 시장이 급확대될 것으로 보고 유망사업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실제로 청정기술은 고청정 첨단산업은 물론 대기환경산업에서 핵심적인 기술로 급부상하고 있다.건설부문에서는 오직 설비사업에 주력, 장비 제작 및 설치 위생배관, 냉난방배관, 공조설비, 소화설비, 보수 공사 등을 하고 있다.건설업과 관련된 환경설비의 제작 시공사업이 대부분이다.◆ 청정기술연구소 설립, 환경기술 제품화이같은 사업분야는 정일 EnC의 성장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됐다.지난 74년 설립 당시 단순한 설비업체로 출발했던 이 회사는 82년정일건설(주)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건설업체임을 대내외에 선포,본격적인 건설설비업체로 발돋움하였다. 그후 환경에 대한 관심이고조되면서 건설업에도 환경산업의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하자 적극적으로 건설관련 환경기술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90년대 초부터설비 플랜트 이외에 청정 환경사업으로 사업의 영역을 꾸준히 확장해 온 것이 이를 입증한다. 단순한 건축에서 인텔리전트 빌딩 등고도의 복합기술이 요구되는 건설업계의 추세를 일찍이 간파한 것이다. 사회적 요구에 따른 금융등 정책적 지원이 크게 도움이 된것은 물론이다.이 회사는 지난해 총매출액에서 제조업 부문의 매출비중이 65%에이른 것을 계기로 사업분야를 제조부문과 건설부문으로 나누고 주력 사업도 건설업에서 제조업으로 공식 변경했다. 거친 건설업체란이미지에서 벗어나 기술축적과 꾸준한 연구개발의 이미지가 강한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계기로 매출과 원가에서도 제조와 건설로 구분함으로써 세제 금융지원 및 기타 여러사항들이 크게 변할 것이란 의도도 깔려있다.이같은 업종전환은 기술축적과 연구개발에 대한 남다른 관심이 밑거름이 됐다. 지난 92년 일본 이즈미 연구소와 기술제휴하는 동시에 청정기술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꾸준히 환경부문의 기술을 축적해 왔다. 여기에서 나온 기술로 오늘날 반도체 TFT-LCD 등 마이크로 전자산업의 슈퍼클린룸은 물론 병원 식품공장 제약공장 동물사육실 식물재배시설 연구소 등에 필요한 바이오 클린룸의 설계 시공기술을 습득했다.일본 이즈미 연구소에서 개발하고 청정환경연구소에서 상품화시킨음이온 청정공기정화 시스템의 경우 국내외 7개 특허를 받은 최첨단 기술상품으로서 먼지 및 박테리아 제거 가습 탈취 가스제거 그리고 음이온 공급이 보장되어야 하는 병원의 수술실 회복실 무진실제약공장 동물사육실 냄새가 많이 나는 공장이나 연구실에 널리 응용되고 있다.환경기술과 경험은 제품화에도 성공, 최근에 헬스피아 CAM-05H란수분자 음이온 공기청정기를 제조하는 쾌거를 이룩하였다. 청정환경기술연구소에서 2년여에 걸쳐 연구개발한 이 제품은 국제발명특허인 WCS방식의 공기청정기술을 상품화한 것으로 국내외 시장에 최초로 선보인 최신의 공기청정기다. 먼지 세균 유해가스 중금속 석면 들을 제거할 수 있는 가정용 공기청정기로 국내판매 뿐 아니라일본에도 수출할 계획이다.정일의 높은 기술력은 지난 95년 품질보증 표준국제규격인ISO-9001인증으로 입증되었다. 이는 일반설비 플랜트설비 환경설비클린룸설비 등 전종목에 대한 인증으로서 설비전문업체로서는 최초로 획득한 것이다.사업다각화 연구개발집중이란 경영전략 이외에도 임직원들간의 단합과 융화 등 노사협력이 공고한 점도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본업에 충실할 수 있었던 사내자산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일EnC를 23년간 이끌어온 김정한(53) 사장은 노사화합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이 회사는 지난 95년과 96년 두자례에 걸쳐 협력적노사화합을 통해 산업평화정착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돼 노동부가선정하는 노사협력 우량기업 2백14개 중의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노사협력 우량기업은 정부 학계 노사관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엄정한 심사와 검토를 통해 선정되는데 앞으로3년간 세제 금융 인력지원의 혜택을 받게된다.◆ 95년 전종목에 걸쳐 ISO-9001인증정일은 제조업체로서 탈바꿈하기 위한 정지작업을 꾸준히 벌여왔다. 자본금을 지난해 5억원에서 55억원으로 늘린데 이어 지난해12월 다시 65억원으로 증자했다. 또한 부지 1천2백30평에 건평 4백평 규모의 플랜트설비공장을 준공했다. 이 공장의 준공으로 외주에의존하던 탈황설비 주기기, 환경사업 기기류, 일반 철물류, 강구조물, 일반 및 산업 기계류, 배연탈황설비의 주요 구성품 등의 자체제작에 들어갔다.정일은 그동안의 사업다각화와 연구개발 그리고 매출증대를 비롯한건실한 재무구조와 경영상태, 그리고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주식장외시장에 등록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모험자본의도입을 통한 벤처기업으로 지정된 것을 계기로 올 상반기중에 장외등록을 추진할 예정이다. 장외시장에 주식을 등록한 후에는 자격요건이 충족되는대로 상장시킬 방침이다. 실속있는 경영과 자신감이쌓이면서 싼 자본의 원활한 조달을 통한 사업확대를 준비하기 위한것으로 풀이된다. 내실경영경험과 자신감은 장기발전계획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정일EnC가 지난해말 수립한 중장기 경영전략인 「VISION 2000」에따르면 오는 2천년까지 수주액 4천8백21억원과 매출액 3천7백8억원달성, 매출규모 국내 5백대 기업으로 진입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제조업 부문의 매출비중도 74%까지 끌어올려 바야흐로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국민기업으로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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