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부직포 기술의 강자

이정률 (주)한올 사장에게 96년은 희비가 교차한 한해였다. 중소기업청이 주관한 제1회 섬유중소기업 기술경진대회에서 「고밀도 니들펀칭 부직포」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맛본 반면 86년 창업이후 처음으로 매출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한 좌절을 경험하기도했다.이 회사가 95년초부터 1년6개월동안 5억원을 들여 개발한 「고밀도니들펀칭 부직포」는 일반 부직포보다 수축성과 탄력성이 뛰어난제품으로 고급 스포츠화에 사용된다. 실에서 직접 포를 짜는 일반부직포가 기저귀 생리대 전지필터 등에 사용되는 것에 비해서 부가가치가 훨씬 높다. 한올은 이같은 신제품 개발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경기 불황으로 3백20억원의 매출목표를 달성하는데 실패했다.2백70억원의 매출액에 4억원의 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창업이후 매년 30% 이상 급신장하다가 처음으로 제동이 걸린 것이다.한올은 그러나 지난해 기술위주로 사업구조를 성공적으로 재편한것에서 위안을 삼는다. 지난해 매출액의 40%를 차지한 방적부문은95년에 비해 성장률이 대폭 줄어들었다. 반면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니들펀칭 부직포」나 「열융합 부직포」,「화학 부직포」의비중은 증가했다. 이들 제품은 부가가치가 높아 앞으로 이들 품목에 승부를 걸겠다는게 회사측 방침이다. 경북 군위공장의 생산라인증설과 경영혁신, R&D투자 등을 통해 고부가가치 체제로 전환할 계획.◆ 세심한 품질관리·고도의 기술로 승부한올은 오는 5월까지 군위 공장의 부직포 생산능력을 월 1백만m로확장한다. 동화은행과 한국개발리스의 시설자금을 끌어들여 짓는이 공사가 끝나면 20%대에 머물고 있는 시장점유율을 30%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시설자금을 차입하면서 부채비율이 4백%로 높아졌지만 생산가동률과 시장점유율 확대로 극복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오히려 지금까지 수요가 있어도 생산능력이 부족해공급을 보류했던 업체들을 납품처로 만들 수 있어 회사에 도움이된다.물론 여기에는 부직포 기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대통령상을 수상할 정도로 기술력은 우수하다. 게다가 중소섬유업체치곤 상위수준인 총매출액의 5% 가량을 R&D에 쏟아붇는다. 무엇보다신제품개발과 품질향상에 대한 이사장의 의지가 남다르다. 그는 매주 한 번씩 공장에 내려가 신기술 개발현황을 점검하고 연구방향을제시한다. 서울대 공대 섬유공학과를 나와 섬유업체와 섬유연구기관에 종사한 경력이 신제품개발에 큰 힘이 된다.또한 중소기업청의 도움으로 경영전반의 문제점을 진단한 것도 한올의 변신을 수월케 한다. 지난해 12월 이 회사는 중소기업청에서파견한 전문가들로부터 생산 마케팅 품질 인사 등 경영전반에 걸쳐진단을 받았다. 이들 전문가들은 공장종업원에 대한 교육 강화와보수나 근무환경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처방전을 내놓았다. 아울러 기술력과 제품력에 비해 마케팅력이 뒤떨어진다고 처방했다. 이같은 진단결과에 따라 한올은 종업원 직업교육을 강화하고 부직포의 우수성과 회사이미지를 널리 알리는데 과거보다 많은 시간과 예산을 투자한다.무엇보다 한올의 미래를 밝게 하는 것은 대기업들이 부직포 시장에참여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부직포는 섬유부문에서는 비교적 고도의 기술을 요할뿐 아니라 세심한 품질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대량생산의 이점을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대기업 참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자본이나 규모가 엇비슷한 중소업체가 시장을 놓고 다투다 보니 기술력과 품질력만 우수하면 쉽게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한올이 올해 매출액을 4백억원이나 대폭 늘려잡은 것도 이같은판단에 따른 것이다.한올측은 부직포시장에서는 앞으로 최소 5년간 중국이나 대만 동남아국가에 비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비교우위를 갖는동안 섬유관련 고부가가치 기술 축적에 더욱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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