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공동화 등 부작용 줄여야

90년대 들어 국민소득은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더구나 수입자유화의확대와 유통시장의 전면 대외개방 등으로 외국의 소비재 상품이 국내시장에 대거 밀려오고 있다. 특히 외국의 소비재 상품의 수입증가율은 국내 경기둔화에 따른 총수입의 증가둔화에도 불구하고 계속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경상수지 적자를 더욱 가속화시킬 뿐만 아니라 과소비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국내총생산인 GDP의 성장률은 95년 1/4분기 10.0%를 기점으로 하강추세를 보여 96년 3/4분기에는 6.4%로 크게 둔화되었다. 이에 따라국내 총수입증가율은 94년에 22.4%에서 95년 32.1%로 크게 높아졌으나 96.1~10월간에는 11.8%로 크게 둔화되었고, 내수용 소비재출하증가율도 94년 9.2%에서 95년에는 7.4%로 낮아졌고 96.1~10월간에는 5.1%로 다시 크게 둔화되었다. 그러나 소비재 수입증가율은94년 24.3%에서 95년에는 27.4%로 높아졌고 96.1~10월간에도20.7%로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이처럼 최근 소비재의 수입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첫째, 수입자유화가 대폭 확대되고 수입규제가 크게 완화되었기 때문이다. 수입자유화율이 86년에 90%를 다소 상회하였으나 80년대후반 수입자유화 계획에 따라 수입제한품목이 대거 자유화됨으로써96년에는 99%에 달하게 되었다. 공산품의 경우 91년에 8개품목을제외하고 자유화됨으로써 자유화율이 99.9%에 달하였으며, 농산물은 93년말 UR최종협상시 제출하였던 양허안에 1백42개 품목이었던수입제한 품목이 95년과 96년에 80개 품목이 자유화됨으로써 자유화율이 99.3%로 크게 높아졌다.둘째, 96년부터 유통시장이 전면 대외 개방되었기 때문이다. 유통시장 대외개방은 정부가 88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하였으나 UR최종협상에 따라 96년에 전면 대외개방을 하게 되었다.이에 따라 외국의 제조 및 유통업체는 매장면적과 점포수에 관계없이 국내 어디서나 출점할 수 있게 되었다. 더구나 정부는 93년 6월과 95년 3월 2차에 걸쳐 발표한 도소매업의 세분업종별 외국인 투자개방 5개년 계획에 따라 도매업 89개업종중 2개 업종과 소매업68개 업종중 3개 업종을 제외하고 96년까지 연차적으로 개방하였다.◆ 상품선택 폭 확대·품질개선 등 긍정평가도이에 따라 국내 유통업체는 상권선점을 위해 다점포화 체제 구축에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외국유통업체의 국내진출은 가속화되고 있다. 96년에 세계적인 유통업체인 네덜란드계의 마크로와 프랑스계의 카르푸가 국내에 진출하여 이미 2개점과 3개점을 개점하였으며,외국의 유명한 화장품 가전 의류 등의 제조 및 유통업체들이 대거국내에 직영점체제를 구축하고 있다.셋째, 국민소득수준의 지속적인 향상으로 소비구조가 고급화되고외국상품에 대한 국민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95년에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에 달함으로써 소비자의 소비패턴이 점차고급화되어 고급 내구소비재를 중심으로 수입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 니즈의 고급화를 충족시키는 고품질 고기능 대용량 등을 갖춘 해외의 고급 내구소비재인 승용차 냉장고 세탁기컬러TV 가구 골프용구 뿐만 아니라 비내구소비재인 의류 가구 위스키 화장품 등의 국내시장 잠식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96년 1/4분기 현재 이들 제품의 국내시장 잠식이 승용차 2.4%, 냉장고 6.3%, 세탁기 1.9%, 컬러TV 1.3%, 의류 8% 등으로 점차 확대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96년 11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발표한주요 수입상품의 경쟁력실태조사에 의하면 수입상품의 가격 및 비가격경쟁력이 상승함으로써 소비자의 수입상품에 대한 선호도가67.5%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이같은 선호현상은 수입상품의 품질수준과 상표인지도가 높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외국브랜드에 대한 일부 소비자의 맹목적인 선호경향은 고급 소비재의 수입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넷째, 국내 제조업체의 대외 가격경쟁력 상실에 따른 해외진출로국내 제조업의 공동화현상이 심화되고 해외개발수입 및 역수입이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주요수입상품의 경쟁력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체중에서 향후 2년간 국내 생산규모의 감소를 예상하고 있는 업체가 94년에 전체 응답 제조업체의 8.6%에 불과하였으나 96년에는 20.4%로 크게높아졌다. 이들 중국 동남아 등 해외로 진출한 제조업체는 생산제품을 역으로 국내에 수입하여 판매하고 있으며 유통업체들은 소비자의 저가지향에 대처하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제조업체를 통해 중저가 상품을 중심으로 개발하여 수입판매하고 있다.◆ 수입비중11.2%로 일본 34%보다 낮아다섯째, 정부가 95년 11월에 허용한 병행수입이 수입자유화의 대폭확대, 수입규제완화, 그리고 유통시장 전면 대외개방 등과 맞물려해외 소비재 수입증가의 촉매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원래 정부는병행수입을 경제활성화, 물가안정, 소비자의 선택범위 확대 등 경제적인 이익의 효과를 고려해 허용했으며 이같은 목표는 어느정도달성했다. 그러나 병행수입이란 국내 독점수입업자에 의해 외국상품이 수입되는 경우 제3자가 다른 유통경로로동일상품(진정상품)을 국내 독점수입업자의 허락없이 수입하는 것을 말한다.따라서 국내에 등록된 수입상표의 경우 85% 정도가 병행수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스포츠용품 화장품 완구 등 해외소비재의 수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병행수입 허용이후 대형할인업체들은 중저가청바지 T셔츠 등 비패션성 의류와 문구 완구 주방기기 등 생활용품 등의 수입을 크게 늘리고 있으며 또한 외국제품만을 전문으로판매하는 전문점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이같은 소비재 수입의 급증추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전체 수입규모에서 차지하는 소비재 수입의 비중은 96년10월 현재 11.2%로 일본의 95년 34%에 비해 크게 낮고 우리와 비슷한 경제수준인 대만의 13%에 비해서도 다소 낮은 수준이다.그러나 올 7월 수입제한으로 남아있는 일부 품목의 전면개방, 수입선다변화품목의 지속적인 축소(99년 완전철폐계획), OECD가입 등으로 국제추세에 맞는 수입관리제도의 운영과 소비자위주의 수입정책의 운영 등 수입정책의 지속적인 변화, 국내제조업의 공동화 현상의 심화, 소비자의 저가지향 및 고급화의 2극분화 현상의 가속화등으로 향후 소비재의 수입은 계속 높은 증가추세를 보일 전망이다.소비재수입의 증가추세는 부정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측면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먼저 부정적인 측면을 보면 무역수지의악화, 국내생산업체에 대한 타격, 국민간 위화감 조성 등을 불러일으키는 반면에 소비자의 상품선택의 폭 확대, 저가제품 수입에 따른 물가안정, 국내제조업체의 품질개선 및 경영효율 촉진 등 긍정적인 효과도 가지고 있다. 향후 한국경제는 실질적으로 개방이 더욱 심화되기 때문에 외국 소비재상품의 국내수입을 인위적으로 막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따라서 외국 소비재상품의 국내수입 급증추세는 국내 제조업체 유통업체 소비자 뿐만 아니라 유통구조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줄여나가는 것이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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