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에서 자아혁신까지 강좌 '붐'

『황당한 기분이란 말 이외 더 이상 표현할 말이 없습니다. 30년가까이 몸담아온 직장을 그만두게 됐다는게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졸지에 당한 일이라 지금은 어안이 벙벙할 따름입니다. 이제 정신을 차려야겠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한 심정입니다.』지난 1월말 퇴직통보를 받고 졸지에 실업자가 돼버린 H그룹 K이사의 탄식이다. 그가 맡은 사업부의 실적이 예전보다 크게 호전돼 은근히 승진을 기대하던 그로서는 청천벽력과 같았다. 그렇다고 퇴직을 대비해 관련업계에 줄을 대려는 노력이나 자기사업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일에 쫓기다보니 그럴 여유도 없었던 것이다.최근 K이사와 같은 직장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 올들어서는 대기업들이 사업재조정을 이유로 사상최대의 임원감축조치를 소리없이 단행하고 있다. 계열사별로 3~5명 정도의 임원을 감원하는 그룹도 있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임원수를 10% 정도까지 줄이려 한다는 설이 직장인들 사이에 흘러다니고 있다. 부·과장 등 사원들의 조기퇴직에 이어 「기업의 별」인 임원들이 찬서리를 맞고있는 것이다.이들 임원들은 사원들과는 달리 위로금조차 공식적으로 거론되는것도 아니어서 개인의 속앓이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기업의 단체수강이 주류2~3년 전부터 명예퇴직 조기퇴직자들이 급증하면서 중간에 퇴직하는 직장인들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들 중도 퇴직자들은경제적인 차원보다는 졸지에 일자리를 잃어버린 것에 대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과거 오랫동안 기업들은 개인발전을 위한 의식개혁이나 직업교육을거의 받지 못한 채 조직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을 주로실시해온게 사실이다. 중도퇴직자들이 늘면서 퇴직자는 물론 직장인들 사이에 자기계발을위한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창업을위한 창업강좌에서 퇴직 및 창업을 대비해 정신적 안정을 찾기 위한 자아혁신강좌에 이르기까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국내에 선보인 자아혁신프로그램 강좌는 스트레스해소에서 좌절감을 극복하는 방법 등 자신의 가치를 정립하고 자신의 환경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있다.이들 프로그램은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 개발된 것으로 번역된 교재를 중심으로 강의를 진행한다. 이와함께 이 프로그램을 현장에 적용, 성공한 사람들을 강사로 초빙해 수강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게 함으로써 자신감을 얻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고있다.수강내용과 기간은 프로그램마다 매우 다양해 개인의 관심과 시간적 여유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보통 자아혁신프로그램은 8주에서 13주에 걸쳐 진행되며 하루2~3시간의 강의와 토론 실습과정을 거친다. 토론은 4~5명이 한 그룹을 이루어 팀장을 선정한 뒤 한 주제를 놓고 각자의 의견을 피력하도록 한다. 팀원이 모두 동참하지 않으면 안되는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조성해 준다.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함으로써 구체적인목표를 설정하도록 유도해 나간다.이같은 방식은 강의를 일방적으로 들었던 심포지엄의 형태와는 달리 이론으로 배운 지식을 몸에 익혀 행동으로 나타나게끔 도와주는과정을 설정해놓고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강좌와 구별된다.현재 이같은 자아혁신 프로그램강좌를 개설하고 있는 기관은 10여군데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강좌로는 외국 자아혁신프로그램 개발기관과 기술제휴한 교육전문업체인 성공전략연구소의 「데일카네기코스」, 한국리더십센터의 「코비리더십 프로그램」과 「성공하는리더들의 7가지 습관 교육과정」 석세스 모티베이션인터내셔널(SMI)의 「퍼스널 석세스 아카데미」 등을 들 수 있다.또한 한국표준협회와 한국능률협회 한국생산성본부 등 개인의 자아혁신을 통한 조직혁신을 위주로 한 프로그램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특히 이들 기업관련 협회의 경우에는 창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기위한 창업예비학교를 운영하고 있어 퇴직자 직장인 대학생은 물론 전문가들의 창업에 직접 도움을 주고 있다.◆ 의사 목사 군인도 발길 늘어이밖에 2월20일부터 이틀간 노후복지개발연구소가 퇴직자들의 창업연금 보험설계 뿐아니라 재정 건강 정신관리에 관한 전반적인 퇴직자 홀로서기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퇴직자 자아혁신 및 대비책 세미나가 서서히 붐이 이루고 있는 것이다.이들 자아혁신 프로그램 수강료는 전문업체의 경우 80만원에서 1백20만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 강의나 실습 등의 내용이 알차 수강생이 크게 몰리고 있다. 또한 한국표준협회 등 국내기업관련 협회에서 실시하는 강좌의 수강료는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저렴한편이다.지난 90년대초부터 국내에 상륙하기 시작한 자아혁신프로그램강좌는 최근 감원바람을 타고 유망시장으로 급확대되고 있다. 자아혁신강좌에 참여하는 수강자는 지금도 기업의 단체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점차 개인의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감원바람이 거세지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개인의 수강자가 2배이상 증가하고 있다.한국리더십센터의 최정식 강사는 『예전에는 기업에서 요청해 실시하는 단체강의가 많았으나 점차 개인들이 시간을 내 찾아오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들 중에는 퇴직자는 물론 직장인 의사 변호사목사 군인도 끼여있다』고 말한다.★ 미니 인터뷰 / 최염순 성공전략연구소 소장실전활용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 자아혁신 프로그램 참여도는.매년 30%이상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저희 연구소가 실시하는 정규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만도 4천명에 이릅니다. 세미나 등 단기프로그램에 참석한 사람을 포함하면 1만명에 달합니다.▶ 참여자의 직업은.아직도 기업의 단체연수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기업들도 예전과는 달리 임직원은 물론 회장까지 참여하는 사례가 대부분입니다.자아혁신프로그램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했음을 입증하는 일면이지요. 개인자격으로 수강하는 사람들의 직업은 실로 다양합니다. 직장인 퇴직자는 물론 중소기업사장 등 경영자에서 변호사 회계사 의사 목사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개설한 프로그램 내용은.현재 13주 45시간의 데일카네기코스, 2일 16시간의 팀리더십코스,7주 24시간의 경영세미나코스 등 3가지입니다. 이중 데일카네기코스는 개인의 자아실현과 의식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앞으로 개설할 프로그램은.실전에 필요한 좀더 구체적인 의식 및 기술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에주력할 예정입니다. 올해에는 세일즈 증대를 위한 13주 과정의「세일즈 어드밴티지 코스」와 전문가들의 프리젠테이션기법과 노하우를 훈련시키는 과정을 신설할 계획입니다. 내년에는 최고경영자를대상으로 회사이미지관리 과정을 개설할 예정입니다.▶ 퇴직자에 대한 충고가 있다면.퇴직을 하나의 휴식기간으로 여기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인생의 목적을 다시 점검하고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명퇴자의 경우 퇴직금과 위로금으로 생활할 수 있는 기간을 살핀 뒤 그 기간에 무엇이든지 준비할 수 있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요즘에는 창업 등 제2인생을 설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한 퇴직을 계기로 사장으로 성공적인 변신을 한사람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이들은 진작 월급쟁이를 그만둘걸 그랬다는 말도 합니다. 저희 연구소와 같은 곳을 찾아 실제로 경험한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많은 위로와 경험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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