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브랜드 '홀러서기'바람

화장품과 의류의 경우 고급품을 생산하는 회사를 중심으로 국내 직접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미 90년대초부터 세계적인 화장품회사와 의류회사들은 국내 소비자들의 고가 외제품 선호경향을 감지,직접 진출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화장품의 경우 프랑스의 샤넬과에스티로더를 판매하는 미국의 ELCA가 91년에 첫 투자자로 나섰다.당시 샤넬은 25만달러로 샤넬코리아를, ELCA는 95만달러로 ELCA한국을 설립했다. 현재 샤넬과 ELCA는 백화점에 20여개의 직매장을거느리며 고급 화장품시장을 호령하고 있다.샤넬과 ELCA는 국내 화장품회사와 관계를 맺지 않고 곧바로 직접투자를 감행했으나 크리스티앙디오르와 랑콤은 국내 화장품회사를통해 제품을 판매하다가 국내 화장품회사와 결별하고 직접 진출하는 방식을 택했다. 랑콤은 한국화장품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다가93년에 코벨이라는 현지법인을 세웠다. 크리스티앙디오르는 태평양에 라이선스권을 줬다가 94년에 태평양과 결별하고 크리스티앙디오르화장품이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크리스티앙디오르와 랑콤은 백화점에 25개 정도의 직매장을 확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클라랑스화장품은 한국에 직접 진출한 화장품회사들이 국내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자 95년에 국내에 법인을 세우고 사업을 시작했다. 원래 클라랑스는 한국에 직접 진출하지 않고 한국 기업에판매권을 주려고 몇몇 국내 기업과 접촉하다 결국 직접 투자 방식을 택했다. 클라랑스는 95년에 2백54만달러를 투자했는데 한국시장이 그만큼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떠오르는 유망 소비시장클라랑스처럼 국내 기업 중에서 라이선스선을 찾다가 결국은 직접투자를 감행하는 예는 의류분야에서도 최근 두드러진다. 세계 최고급 패션브랜드 중의 하나인 이탈리아의 「프라다」를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다. 프라다를 판매하는 이탈리아의 IPI사는 한국에서프라다 수요가 급증하자 한국 기업에 판매권을 주는 것보다 직접투자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판단, 올초 IPI코리아를 설립했다.IPI코리아는 올 4월 서울 청담동에 아시아에서 가장 큰 1백50평 규모의 단독 매장을 개설할 계획이다. 이탈리아의 구치도 곧 국내에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직접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치외에 크리스티앙디오르와 샤넬 등 프랑스 고가 의류들도 한국 기업과 합작,또는 단독으로 현지법인 설립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국내의류업체끼리 독점 수입권을 따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미국의 의류 브랜드 갭도 현재 단독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알려지고 있다.얼마전까지만 해도 국내에 직접 진출하는 해외 의류업체는 드물었다. 나이키 등 스포츠의류업체를 제외한 업체중에서는 기껏 91년에들어온 베네통과 93년에 들어온 리바이스, 95년에 국내 기업과 합작회사를 설립한 홍콩의 지오다니가 고작이었다. 나머지는 국내 의류업체들이 외국업체로부터 독점 수입권을 따내 직수입해 오거나국내 의류업체들이 라이선스권을 가지고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에브랜드만 붙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부터 부쩍 국내 기업을 통하지 않고 직접 진출을 계획하는 외국 의류업체들이 늘고 있다. 물론 국내 직접 진출을 꿈꾸는 의류업체들은 거의세계적인 유명 패션 브랜드들이다. 고가 패션 브랜드들이 최근들어직접 투자방식에 부쩍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국내 고가 패션 시장이 그만큼 매력적이기 때문. 미국과 서유럽 시장은 물론 일본 시장에서도 해먹을 만큼 해먹은 고가 패션업체들에 한국은 떠오르는 유망 시장이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유독 유명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고가 의류를 좋아해 한국은 전망있는 소비시장의 하나로꼽힌다.고가품을 판매하는 외국 업체에 우리나라가 어느 정도 매력적인 시장인지는 유명 보석 유통업체인 미국의 티파니사가 지난해 7월 하얏트호텔에 직영매장을 설치한 사례에서도 알 수 있다.소비생활이 고급화됨에 따라 외국 기업이 국내에 직접 진출, 스스로의 자본에 의해 화장품 의류 보석 등 고가의 유통매장을 개설하는 사례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 와중에 국내기업과 라이선스 관계를 맺고 있던 외국 화장품 또는 의류업체들이국내 기업과 관계를 청산하고 단독 투자로 전환하는 사례도 급증할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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