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출시기 늦지만 영향력 국내 압도

외국계의 입김이 거센 분야로 1조4천억원대의 거대한 시장이 형성돼 있는 컨설팅업계를 빼놓을 수 없다. 비록 국내 진출 역사는 그리 길지 않지만 영향력이나 활동면에서 국내파를 압도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들 외국계 컨설팅사들은 최근 들어 대기업들이 경영혁신이나 구조조정에 적극 나서면서 특수를 누리는 등 국내 컨설팅시장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본격 진출한 것이 불과 10여년밖에안될 정도로 짧은 연륜이지만 성과만큼은 대단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현재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컨설팅 회사는 대략 20여개사에 이른다. 경영컨설팅을 포함, 시스템통합, 유통 등 다양한 분야의 일을한다. 표면상 경쟁상대는 순수 국내자본으로 설립된 5백여개사나되는 국내파 컨설팅사들.그러나 국내시장에 상륙한 해외파 컨설팅사들은 수적으로는 비록큰 열세지만 일을 처리하는데 있어서는 자신있다는 표정이다. 노하우가 많이 축적된데다 해외정보 수집능력면에서 앞서 있어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한다. 또 컨설턴트들의 개인적인 능력 역시 우수하다고 강조한다.실제로 이들 외국계 업체들의 활약은 대단하다. 주요 대기업의 프로젝트를 상당수 확보하며 그 성가를 높이고 있다. 특히 경영전략과 관련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국내 업체들을 압도한다. 국내 업체들이 작은 규모의 일을 따내는데 비해 이들은 많은 시간과 인력이 투입되는 큰 프로젝트를 많이 수행한다. 이는 컨설팅을 의뢰하는 기업들이 노하우가 많고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외국계업체를 선호하는 까닭이다. 한국생산성본부 컨설팅사업부의 김익택책임전문위원은 『현실적으로 외국 업체들이 시스템 면에서 앞서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국내 업체들도 최근들어 데이터베이스를 착실히 구축하는 등 외국 업체들을 따라잡기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국내 컨설팅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외국계 컨설팅 회사들은 일본계와 미국계 등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두 나라의 컨설팅사들이 80년대와 90년대에 걸쳐 속속 상륙,국내 시장을 양분해왔다.◆ 국내 업체에 비해 컨설팅비 비싸이 가운데 80년대 후반에 집중적으로 서울사무소를 연 일본계는외국계 컨설팅사 국내 진출의 효시격이다. 지리적인 이점과 한국기업들이 일본식 경영을 모델로 삼는 경우가 많아 손쉽게 국내 시장에 파고들었다. 일본능률협회컨설팅(JAMC), 젬코, 노무라종합연구소 등이 대표적이다. 한때 국내 경제계에서 인기를 끌었던 무결점운동, 도요타생산방식 등 생산성 및 품질향상 운동이 바로 이런경로를 통해 들어왔다.반면 미국계 컨설팅사들은 90년을 전후해 대거 국내에 들어왔다.물론 그 전에도 간간이 국내기업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나 이때는 대부분 본사 차원에서 일을 수행했다. 그러다가 국내시장이 커지면서아예 단독으로 지사를 내거나 국내의 회계법인들과 합작형식으로직접 뛰어들었다.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맥킨지를 비롯, 앤더슨컨설팅 딜로이트경영컨설팅 보스톤컨설팅그룹 아서디리틀(ADL)등이 여기에 해당한다.이들 미국계의 강점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만큼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에 뛰어나다는 것. 특히 지난 87년 국내에서 활동을 시작,91년 서울사무소를 개설한 맥킨지의 경우 60여명의 컨설턴트 등1백여명의 인원을 풀가동, 경영전략, 조직혁신, 업무개선에 관한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외국계 컨설팅 업체들은잘나가는만큼 컨설팅비도 국내 업체들에 비해 상당히 비싸다는 것이 중론이다. 맥킨지의 경우 4~5명이 한달 정도 투입되는 프로젝트를 기준으로 약 2억~2억5천만원을 받는다. 국내 최고 수준의 업체들이 받는 것과 비교할 때 2배 이상 받는 셈이다.그러나 맥킨지 관계자들은 결코 비싸지 않다고 강조한다. 맥킨지컨설턴트인 이승주 박사는 『우리는 기본적으로 컨설팅비용이 1이라면 효과는 적어도 5가 될 수 있도록 일을 하고 있다』며 『그렇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면 아예 일을 맡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이박사는 『맥킨지의 경우 국내에서 번 돈으로 대학에서 뽑아온 신입사원들에게 외국유학을 보내주는 등 재투자도 활발히 하고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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