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심한 사업, 지성·감성이 '상품'

의류회사나 화장품회사는 다른 분야보다는 여성인력을 많이 인정해주는 편이다. 주소비자층이 여자들인데다 변화가 심한 사업이라 여성의 감각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주)신원 인사팀의 공운영과장은 『패션의 경우 고객의 선호도와 유행, 소재의 변화 등을 민감하게 잡아내야 하는데 여자가 이런 부분에서 더 뛰어나고 빠르다』고밝혔다.여성들이 진출하는 분야도 다양해 지고 있다. 디자인 부분에 여성인력이 많은 것은 오래된 얘기. 최근엔 영업, 텔레마케팅, 고객상담, 고객 신용카드 관리 등을 담당하는 부서에서도 여성들을 더 환영하는 추세다. 공과장은 『고객을 직접 만나야 하는 업무일 경우고객이 남자냐 여자냐에 관계없이 여자직원을 더 신뢰한다』며 『여성들이 일반적으로 상냥하고 부드럽게 접근해 거부감이 적기 때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화장품 분야도 마찬가지다. 태평양의 신익승차장은 『지난해부터영업분야에 고급 여성 인력을 많이 뽑고 있다』며 『화장품전문점사장들이 주로 여자들이라 남자직원이 와서 얘기하는 것보다는 여자들이 와서 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물건을 판매하는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물론 신상품을 기획하고 마케팅 전략을세우는 분야에서도 여성들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태평양에서 신상품을 기획하는 10개 팀 중에서 3개 팀의 팀장이 여성이다. 일반 팀원 숫자로 따져보면 전체 팀원 중 거의 절반이 여성들이다.그러나 의류회사나 화장품회사가 여성 인력을 다른 업종에 비해 더많이 평가해주는 추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많이 뽑는 것은아니다. 공과장은 『전체 1천6백명 직원 가운데 3분의 1이 여자고대졸 여성인력는 전체의 6∼7%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기업에 비해 유별나게 여성이 많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화장품회사도 마찬가지다. 전체 인원수도 그렇지만 여성 임원 비율도 다른 기업에 비해 그다지 높지 않다. 나산패션연구소의 김은경주임은 『의류회사에조차 여성이 적극적으로 진출한지가 얼마 안되기 때문』이라며 『현재 부장으로 있는 여성이 많아 몇년 지나면 여성 임원이많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의류회사나 화장품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여성들의 만족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일단 다른 직종에 비해 봉급이 짜다는 것은 의류회사나 화장품회사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제기하는 불만. 『디자인이든 영업이든 의류회사는 기본적으로 야근이 잦고 고된 일이 많은데 하는 일에 비해 봉급이 적다』(U사. 디자이너 L씨)는게 의류회사 여직원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화장품회사의 경우 『조직이 경직돼 있어 실질적으로 여성이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K사 L대리)고 말한다.화장품회사의 여직원하면 아직도 매장에 나가서 고객들의 미용상담을 받아주고 화장해주는 미용사원으로만 생각하지 중심 인력으로인정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쥬리아의 차효선차장은 『여성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려면 상품 처음 기획단계에서부터 마지막 최종 결정단계까지 여성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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