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빌딩관리시장

빌딩의 설계에서 완공, 사용후 폐기될 때까지 드는 비용(생애비용,Life Cycle Cost)중에서 운영 보수비는 얼마나 될까. 빌딩관리업계에서는 대략 80%로 추산한다. 여기에는 빌딩을 찾아온 외부인을 안내하거나 빌딩입주자들의 안전을 보호하는데 드는 비용, 보일러 엘리베이터 소방설비 등을 관리하는 금액 , 공중위생법에 따라 1년에최소 두번씩 해야 하는 방역비 등이 포함된다.물론 대형 빌딩에서 흔히 볼수 있는 카펫이나 대리석 청소비도 주요 항목중 하나다. 나머지 구성비를 보면건설비(16%),기획설계비(0.4%), 폐기처분비(0.4%) 등이다. 건물 유지비가 시공비용보다 4배나 많다. 가령 1백억원짜리 빌딩을 지을경우 완공후 폐기처분할 때까지 드는 비용이 4백억원이 된다는 얘기다.이처럼 빌딩 유지관리비가 많은 것은 빌딩을 완공한후 해체할 때까지 수십년은 걸리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의 냉난방비나 청소비경호비 방역비 등이 모두 포함된다.빌딩관리의 필요성은 단순히 관리비를 줄이는데 국한되지 않는다.빌딩수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대부분의 국내 아파트가 30년을못 넘기고 재건축에 들어가는 반면 미국이나 유럽에는 환갑을 넘기고도 정정한 빌딩을 자주 볼 수 있다. 미국 뉴욕의 명물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지난 31년에 완공됐지만 아직도 제기능을다하고 있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빌딩을 관리했기 때문에 장수가 가능하다.반면 국내 건물소유자들은 빌딩을 준공하고 나서는 이의 유지·보수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기껏해야 외부에 노출된 부분에 물걸레질 몇번 하고 끝내는 것이 국내빌딩관리의 현주소다. 이런 현실에서 빌딩수명이 짧아지는 것은 당연하다.그러나 최근에는 쾌적한 근무환경에 대한 요구와 인텔리전트빌딩(IBS)의 등장으로 빌딩관리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빌딩의 단순한 유지보수(Maintenance)에서 사무직 근로자의 생산성 향상과 빌딩의 재산가치 창출을 꾀하는 빌딩경영(Management)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쉽게 말하자면 건물주를 대신해서 임대사업과 청소방역 설비관리 등을 총괄한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지난해 중앙개발(삼성) 동우공영(대우) 대생개발(신동아) 등 대기업 계열사를 주축으로 한국빌딩경영협회가 결성됐다.◆ 유지관리비는 시공비의 4배업계에서 추산하는 빌딩관리시장의 규모는 96년 1조7천억원, 97년2조원이다. 2000년에는 3조6천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지난해 경비용역시장이 8천8백억원, 청소 방역이 5천6백억원, 엘리베이터나 전기설비 보일러 등 설비관리시장이 2천6백억원에 달할것으로 추산한다. 올해는 설비시장이 7천억원대, 경비용역시장은9천6백억원대, 나머지 유관산업을 합쳐 3천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시장규모가 훨씬 크다. 이같은 시장을놓고 대기업과 중소용역업체 그리고 공공기관의 상조회가 경쟁과협력을 되풀이하고 있다.중앙개발을 비롯한 대그룹 계열사나 자회사는 단순한 유지·보수에서 빌딩경영으로 업무영역을 한차원 높이고 있다. 또한 그룹 위주에서 비계열사 빌딩까지 확장하는 추세다.대그룹 계열사중 빌딩관리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로는 중앙개발 이외에도 동우공영 LG유통 대생개발 등이 있다. 동우공영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그룹빌딩을 관리하던 차원에 머물렀으나 앞으로는타업체 빌딩에 대한 컨설팅이나 IBS의 관리에 역점을 두겠다』고밝혔다.국내에 진출한 외국업체로는 월드와이드서비스코리아가 있다. 이업체는 주한 외국계 기업들을 주고객으로 삼고 있다. 아직까지는국내 건물주들의 빌딩관리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고전중이다.국내 중소용역업체는 대략 3천여개. 이들 업체는 연간 20억원 미만의 영세업체로 주로 청소나 방역 경비 등 비교적 단순한 업무를 담당한다. 범아 신천개발 진양 고암 등 10여개 업체가 1백억원대를넘고 있다. 국회의사당과 정부종합청사를 비롯한 주요 행정관청은이들 업체가 대행하고 있다.이처럼 대그룹 계열사를 비롯해서 외국기업체들까지 다양하게 참여하지만 시장규모에 비해 수익성은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다. 「인건비 따먹기 장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출액의 70~80% 가량이임금으로 나간다. 중소용역업체는 과당경쟁과 단순업무로 건물주로부터 받는 단가가 낮다. 또한 대그룹 계열사도 지금까지는 주로 그룹빌딩을 관리해 왔기 때문에 수익성에 별로 의미를 두지 않았다.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빌딩관리업의 전망은 양호한 편이라고 말한다. IBS의 신축과 빌딩관리에 대한 건물주의 인식변화 등이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중앙개발 최석곤 빌딩엔지니어링사업부 팀장은 『빌딩의 효율적 관리와 입주자들의 향상된 서비스요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는 건축 기계 등은 말할 것도 없고 고층빌딩이 인체에 주는 변화를 연구하기 위한 생리학 등 종합과학이 요구하며 이를 제대로 제공한다면부가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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