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철한 사명감·프로정신 가져야

이랜드그룹은 국내에서 여성인력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신입사원 채용시 남녀간에 전혀 차별을 두지 않는데다 입사후의 인력운용도 아주 공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랜드가 졸업을 앞둔 여대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것도 이런 인사관리와관련이 깊다는 후문이다. 그렇다면 이랜드의 인사담당자가 보는 직장여성의 참모습은 어떨까. 기획조정실 박지수 인사팀장의 얘기를지면에 옮겨본다.오늘의 이랜드가 있기까지에는 여직원들의 노력이 큰 힘이 됐다.사실 이랜드는 88년부터 여직원들을 대규모로 뽑았다. 남녀의 비율을 거의 5대 5로 맞출 정도로 여성을 많이 채용했다. 이는 당시 회사의 성장속도가 무척 빠른 상황에서 이에 필요한 남성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기가 어려웠던 반면 객관적 자질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여성인력은 많았기 때문이다.또 언젠가는 분명히 여성인력을 적극 활용할 날이 올 것이라는 미래지향적인 사고도 한몫했다.다른 한편에서는 회사 설립 초창기의 여직원들이 기대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는 바람에 회사경영진의 사고를 바꿔 여성들에게 유리한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 그 결과 88년 이후 여직원이 회사의 고속성장에 크게 기여했음은 물론이다. 그러다가 91년부터 여성채용을 약간 줄인 것은 회사업무내용에 비해 여성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균형을 잡으려는 정책적 차원에서 비롯됐다.인사담당자 입장에서 볼 때 이랜드의 경우 남녀직원의 비율을 7대3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지금까지 많은 여성인력을 뽑아 일선부처에 배치해 활용해봤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분명한 것은 여성은 역시 남성과 다른 그들만의 장단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여성만의 신체적, 정신적 특성이 있어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남녀평등을실현한다고 이런 차이점을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인력을 배치한다면 이는 큰 오산이라고 생각한다.예를 들어 여성은 디자인이나 사무관리, 디스플레이 등 섬세한 감각이나 어학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반면 체력이 많이 소모되고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 영업이나 생산관리에는 남성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 특히 경우에 따라 무거운짐도 들어야 하는 영업관리직의 경우 여성에겐 버텨내기 힘들다.또 하나 인사를 담당하면서 느낀 것은 여직원들은 그들 스스로 관리자나 간부가 되기를 기피하고 전문영역에서 전문성을 살리려는경향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여성들이 상당히 이기적으로 비쳐지는 대목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리더십을 가지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는데다 출산이나 가사문제도 만만치 않은 까닭이다.최근 들어 여성계를 비롯한 사회각층에서 직장내의 여사원 문제에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여직원이 설자리는 많지 않아 보인다.논의만 활발하게 이루어질 뿐 뚜렷한 성과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따라서 직장을 둘러싼 모든 구성원의 관심과 인식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먼저 여사원 자신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직장에 대한 사명감과 투철한 프로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전반적으로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에 대해 평생직장의 개념이 희박하고 희생정신이 부족해 경영자 입장에서 채용을 꺼리게 만드는요소로 작용한다.그렇다고 여성들만 변해서는 안된다. 주변 사람들도 적극 도와주어야 한다. 사내 동료들은 여성의 특성을 잘 살펴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하고 가정에서도 남편 등 가족들이 적극 도와주어야 한다. 슈퍼우먼을 기대한다는 것은 여성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우는 셈이 된다.또 사회적으로도 사회복지시설을 확충하여 근무시간 동안은 회사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어야 한다. 이밖에 회사에서는 여성에 대한 그릇된 편견을 버리고 인사제도를 과감히 고치는 용기가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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