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도 패션이다

「겉보다 속이 더 중요하다.」공자님 말씀같은 지당한 말이다. 그러나 최근 패션리더들은 이 말을 좀 다르게 해석한다. 「겉모습이 튀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남이못보는 은밀한 곳이 튀어야 한다」는게 패션리더식 해석. 요즘 신세대들은 겉을 꾸미는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겉옷만큼 속옷에도 관심이 많고 속옷 꾸미기에도 열중한다. 젊은 신세대층 뿐만이아니다. 30대이상 소비자층도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고급스럽고개성있는 속옷을 요구하고 있다. 「속옷 사는데 돈을 아끼지 말라」는게 이들의 소비 신조다.속옷을 중요시하는 신소비계층이 증가하면서 속옷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패션감각을 가미한 고급 브랜드들이 잇달아 등장, 경쟁이치열해지고 있는 것. 최근 속옷 시장의 경향은 20대 초반을 주소비자층으로 하는 신세대 패션내의 인기와 고가 수입품 급증, 한 회사상품만 취급하는 전문점 증가 등으로 분석된다. 전반적으로 속옷에유행감각과 패션성이 가미되면서 고급화되는 추세라고 요약할 수있다.신세대 패션내의 시장은 최근 속옷시장 중에서도 가장 급성장하고있는 부분이다. 지난해 신세대 패션내의 시장 규모는 1천2백억원가량. 전체 내의시장 1조4천억원의 8.6%에 해당된다. 올해는 패션내의 시장이 2천억원 규모로 성장, 전체 내의시장 1조6천억원의12.5%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신세대 패션내의로 구분되는 브랜드는 대체로 다음 8가지다. BYC의「스콜피오」 쌍방울의 「엑스존」 태창의 「오엑스」 좋은사람들의 「제임스딘프레지던트」 헌트의 「헌트이너웨어」 실밭의 「레노마」 신영와코루의 「솔브」 LG패션의 「캘빈클라인」 등. 23세전후를 주 소비자층으로 하며 남녀공용이고 다양한 색상과 감성적인 디자인을 특징으로 하는 브랜드들이다. 가격대는 평균 2만원선.95년부터 급격히 늘고 있는 수입브랜드도 최근 속옷시장의 특징으로 꼽힌다. 올해만 팔머스 세인트마이클 리엘리에브 루시아마리아룰리 엑실리아 등 5개 브랜드가 직수입됐고 입셍로랑과 애로우 등2개의 브랜드가 라이선스 형태로 새로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19개의 직수입브랜드와 1개의 라이선스 브랜드가 상륙했다. 95년에는13개의 직수입브랜드와 3개의 라이선스 브랜드가 도입됐다. 수입국가도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스위스 뉴질랜드 등으로 다양해지는 추세다. 빠리지엔느와 일경물산 예우실업 등은 각 나라에서 직수입한 여러 가지 브랜드들로 수입매장을 꾸며 운영하고 있을정도로 다양한 수입 브랜드들을 선보이고 있다.95년 이후 수입 브랜드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팔머스를 수입, 판매하는 피코리아프랜차이징의 김홍일이사는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고급스럽고 세련된 속옷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는 커질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고급 소재와 다양한 문양의레이스, 감각적인 색상과 디자인을 추구하다 보니 수입 제품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는 설명이다.고가 패션 속옷시장이 급증하면서 외국 속옷을 수입, 새롭게 속옷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업체도 늘고 있다. 지난해만도 일경물산(게스이너웨어 등)과 LG패션(캘빈클라인 언더웨어)신세계인터내셔날(엠포리오 아르마니) 동일방직(쟈키) 등이 수입브랜드를 도입함으로써 속옷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95년부터 수입브랜드 급증속옷이 전반적으로 고급화 패션화되다 보니 유통망도 자사 상품만을 판매하는 전문점 형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속옷 전문점에는 회사 위주의 전문점과 브랜드 위주의 전문점 두 가지가 있다. 회사위주의 전문점으로는 BYC전문점과 쌍방울전문점, 태창의 인아우트(INOUT), 빠리지엔느 등이 있다. 역사가 오래된 회사의 경우 관습대로 자사에서 나오는 브랜드는 모두 취급하는 회사 위주의 전문점을 선호하는 편이다. 빠리지엔느의 경우에는 여러 곳에서 수입한제품을 모아 빠리지엔느라는 편집 매장을 꾸민 경우다.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속옷 매장은 브랜드 위주의 전문점이다. 좋은사람들에서 나오는 제임스딘전문점과 보디가드전문점이 대표적.이외에 코오롱상사의 르페와 헌트의 헌트이너웨어도 깔끔한 브랜드전문점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브랜드 전문점은 다양성은 부족하지만 상품의 주소비자층과 특징이 분명해 매장 성격이 뚜렷하다는게 장점이다.국내 속옷시장은 지금까지 두번의 큰 변화를 겪었다. 85년 BYC(당시 백양)가 속옷에 BYC라는 브랜드를 만들면서 속옷에도 브랜드 바람이 일었다. BYC의 뒤를 이어 쌍방울과 태창이 각각 트라이와 빅맨을 도입, 속옷시장의 빅3 시대를 열었다.두 번째 변화는 90년 좋은사람들의 제임스딘이 몰고 왔다. 제임스딘은 23세 전후의 젊은층을 공략하는 신세대 패션내의를 표방, 내의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연령별 마케팅 전략을 시도했다. 제임스딘은 진정한 의미에서 신세대 패션내의 시장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인정받고 있다.1백20여개(한국섬유산업연합회 추정)의 브랜드가 난립하고 있는 속옷시장 속에는 아마도 세번째 변화의 싹도 숨어있을 것이다. 85년에 BYC가 속옷의 브랜드 시대를 열어 속옷시장의 선두주자로 나섰고 90년에는 좋은사람들이 제임스딘으로 신세대 패션속옷의 시대를열었듯 현재 속옷시장은 새로운 변화를 주도할 다크호스를 기다리고 있다. 고급화 개성화 패션화라는 커다란 흐름 속에서 세번째 변화의 핵심을 먼저 찾아내는 업체가 속옷시장의 21세기 강자가 될것이라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물론 이 「대어」를 낚는 주인공은반짝이는 아이디어와 한발 앞서는 감각을 지닌 업체가 되리라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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