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DS 암 등 불치병 치료의 '첨병'

「작은 고추가 맵다」. 바로 「바이로 메디카 패시픽」에 어울리는말이다. 지난해 11월30일 서울대 유전공학연구소가 중심이 돼 세워진 대학내 최초의 벤처기업이다. 유전공학연구소내 바이러스학연구실의 김선영교수와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연구자금을 지원해주는(주)녹십자와 특허업무를 담당하는 변호사 등 10여명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회사라 하기에는 규모나 인력면에서 미약하기 이를데없다. 영업 재무 인사 등 회사라면 갖춰야 할 조직도 없다. 오직연구개발만이 「전부」인 회사다.그러나 바이로 메디카 패시픽은 대학가 벤처창업의 「전형」으로벤처기업이 만들어내는 고부가가치의 생산성을 여실히 보여줬다는말을 듣는다. 명불허전. 국내 최고의 바이오연구소라는 명칭에 걸맞게 지난 3월 영국의 세계적인 유전자요법전문회사인 (주)옥스퍼드 바이오 메디카사에 45만파운드(약 70만달러)에 이르는 물질특허사용과 AIDS치료제 개발기술계약을 체결하는 성가를 올렸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연구개발비와 별도로 로열티를 지불하기로 계약을 맺어 AIDS치료제개발 등 경우에 따라서는 앉은 자리에서 엄청난경제적 이익을 거머쥐게 된다.바이로 메디카 패시픽에서 개발·수출한 기술은 유전자요법시술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유전자전달물질(벡터)인 「레트로바이러스」의 개발에 관한 것이다. 유전자요법은 화학물질이나 생물제재를이용하는 종래의 치료법과 달리 인체내 체세포의 유전자 이상을 바로잡아 병을 치료하는 요법. 따라서 유전병 AIDS 암 등과 같은 불치병의 치료기술로 선진국에서만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그러나 김교수를 중심으로 한 연구진에서는 과기처(G7프로젝트)와녹십자의 후원아래 3년간 밤낮으로 연구에 몰두, 선진국에서 만들어져 사용하는 것보다 안정성이나 유전자발현량 등에서 월등히 뛰어난 벡터를 개발해냈다.◆ 선진국 연구기관보다 연구효율성 3배이상 지녀이때가 지난해 4월. 그후 특허를 출원하고 9월에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영국 등의세계적인 유전공학기업과 연구소들로부터 공동연구 또는 물질특허에 대한 사용권리를 사겠다는 제의가 밀려 들었다.그러나 외국기업들의 열의와 달리 사전에 김교수가 접촉한 국내제약업체들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미국의 경제회생에는 대학내 벤처나 하이테크연구소가 중심이 됐다. 하나의 연구결과가 제품·산업화되면 그 효과는 엄청나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신물질 신기술을 개발하면 기업을 중심으로 바로 실용화에 들어간다. 하지만한국에선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 김교수의 말이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벤처기업. 『연구능력 기술력 등만 있으면 많은 투자가 없이도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 벤처기업의 장점』이라는 김교수의 지론과 미국 하버드대에서 강의를 하면서 보고 느낀 점을실현한 것이다. 연구지원외에도 창업지원을 하나의 업무로 하고 있는 유전공학연구소의 도움도 컸다.초미니 연구기업인 바이로 메디카 패시픽은 영국으로의 기술수출이라는 성가를 올렸지만 이를 조그만 결실로밖에 인정하지 않는다.『바이로 메디카 패시픽은 국내 최고급인력을 바탕으로 적은 자본과 빠른 응용중심의 연구로 선진국의 연구기관보다 3배이상의 연구효율성을 가졌다』는 자부심때문이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 회사들이 3년동안 1백만달러를 들여 이룩할 수 있는 연구라면 바이로 메디카 패시픽에서는 2년에 60만달러면 더 우수한 품질의 연구결과도가능하다는 것이다.이런 자부심과 밑바탕에 탄탄히 깔린 기술력 연구력을 바탕으로 바이로 메디카 패시픽측은 또 다른 「사건」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AIDS병리연구를 주로 하고 있지만 『임상실험중인 유전자요법을 이용한 항암요법을 실험중이며 항관절염요법을 중점적인 연구과제로추진할 예정』이라고 김교수는 앞으로의 일정을 밝혔다. 『1개월후면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은연중에 연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