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주파모듈 가격혁명, 특허출원 활발

마이크로통신(주)(대표 조삼열·41)은 이동통신용 핵심부품인 고주파모듈을 기존제품의 8분의 1 가격에 만들어 냈다. 고주파모듈은통신기기가 전파를 주고 받을 때 증폭하거나 변환하는 장치로 TV에서 인공위성까지 전파를 사용하는 모든 기기에 사용된다. 이전엔미국과 일본에서 부품을 고가에 수입해 제작했다.개인무선통신(PCS)의 기지국에 사용되는 모듈의 경우 미국에서 수입하면 개당 2천달러(1백80만원)나 된다. 마이크로통신은 고밀도집적회로를 이용해 부품수를 크게 줄여 가격을 3백달러(27만원)선으로 떨어뜨렸다. 국내 주요 통신장비생산업체뿐 아니라 미국의 휴렛패커드와 제너럴인스트루먼트 등 세계적인 기업들도 마이크로통신의 고주파모듈을 사용한다.이달말에 생산한 TV용 튜너의 경우 미국의 무선통신전문지인 MPD(Microwave Product Digest)에 소개되자 6백여개사에서 제품을 구입하겠다고 문의가 빗발쳤다.조삼열 사장은 「제품품질은 기본」이라고 전제한 뒤 『같은 성능이라도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시장에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마이크로통신은 이 고주파모듈을 내놓은뒤 매출이 급신장했다.1995년 매출이 7억원에 불과했으나 고주파모듈을 만든 지난해엔80억원으로 껑충 뛰어 올랐다. 올해 매출목표는 2백20억원이다. 무선통신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올 세계시장은 1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마이크로통신이 고주파모듈의 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릴수 있는 것은핵심부품을 개발해 냈기 때문이다. 가로세로 2mm도 채 안되는 조그만 칩에 30개의 부품을 집적하는데 성공했다. 그만큼 부품가격에대한 부담이 줄었고 크기도 작아졌다.고주파모듈은 회사설립 3년만에 상품화했다. 고주파모듈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갈륨비소반도체로 만든 고밀도집적회로(MMIC)다.5년전 조사장은 이 집적회로의 설계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에있는 여러 반도체개발사들을 찾아다녔다. 선진기술자들과 정보를교환하며 설계기술을 갈고 닦았다. 신제품이 나오면 모두 구입해뜯어보았다. 이때 조사장은 「휴렛패커드」와 「셀레리텍」이 있는 캘리포니아에서 「아나디직스」가 있는 뉴저지, 「레이시온」「알파」 등이 있는 보스톤에 이르기까지 미국전역을 헤집고 돌아다녔다. 여러 회사의 기술자들을 만나 이야기하면서 설계기술뿐 아니라 각사제품의 고유한 특징을 알게 됐고 가격수준도 알게 됐다.그러나 설계기술만 확보했다고 모든게 끝난 게 아니었다. MMIC를제조할 설비와 인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하나에 수만달러씩하는 장비를 구입할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국내에선 적격회사를 찾을수 없어 미국으로 눈을 돌렸다. 미국을돌아다니며 습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패트리어트미사일을 개발한 레이시온사가 갈륨비소반도체를 적정 가격에 만들수 있음을 확인할수있었다.그러나 한국에서 알려지지도 않은 작은 회사가 미국의 거대한 방산업체에 부품제작을 발주하기란 쉽지 않았다. 2년에 걸쳐 20번이나담당자를 만나 설득한 끝에 부품개발계약을 성사시켰다. 개발착수금으로 35만달러를 지급하고 개발완료후 반도체를 7년동안 독점공급받는다는 조건이었다.현재 마이크로통신이 보유하고 있는 반도체회로설계관련 특허는10개. 출원중인 특허는 15개나 된다. 이는 삼성전자와 전자통신연구소(ETRI)에 이어 가장 많은 특허다.올 하반기엔 미국에 독립법인을 세울계획이다. 최신기술동향도 파악하고 우수인력도 발굴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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