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계의 새로운 패러다임

요소 환원주의벽에…시장·사회 파악하려면 사고·행동전환 필요

미국 뉴멕시코주의 한 시골에 있는 산타페연구소. 이곳에서는 지금21세기를 향한 장대한 지식패러다임전환을 겨냥, 반기의 봉화가 올려지고 있다. 이 봉화를 보고 세계에서 모여드는 사람들은 마레이겔만 노벨물리학상수상자, 케네스 아로 노벨경제학상수상자 등 지식 영역의 영웅들이다. 그러나 이상한 것은 이 반기에 채색된 글자가 복잡계라는 별다를게 없는 단어다.지금 복잡계 따위 고색창연한 말이 왜 이정도까지 주목받는 것일까. 복잡이나 복잡성이라는 말은 우리가 일상 상용하는 말이다. 그런데 왜 ? 그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복잡성이라는 것의 실체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복잡한 것과 마주치면 어떻게 해왔던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단순화해왔던 것이다. 우선 그대상을 각각 상세하게 분석 조사, 최후에 이같은 분석결과를 종합해 왔던 것이다. 우리는 이런 방법에 의해 대상인 본질을 알게 됐다고 생각해 왔고, 이게 실제로 근대과학의 기초적인 발상과 방법이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요소환원주의」라는 방법이다.그러나 이 요소 환원주의는 지금 한계에 부딪쳐 있다. 복잡계라는단어가 새삼 주목을 받는 이유는 실로 단순화시킴에따라 본질을 이해할 수가 없다는 점을 강하게 인식하기 시작한 까닭이다. 근대과학이 미성숙했던 시대에는 이런 요소환원주의라도 대상을 어느정도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근대과학이 성숙해지면서 그 인식수법의한계를 알아차리게 됐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단순화하면 이해할수 없게되는 것일까? 그것은 단순화시키면 잃어버리게 되는 소중한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것은 왜 그럴까? 이 세계가 복잡해지면 새로운 성질을 획득하게 된다고 하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물의 분자. 그것은 하나로는 온도가 변화해도하나의 물분자에 지나지 않지만 수백만개가 집합하면 100도 이상에서는 수증기, 0도 이하에서는 얼음, 그중간영역에서는 물의 성질을나타낸다. 특히 그것이 대량으로 공중에 모이게되면 비늘구름이나양털구름같은 모양을 만들어낸다.이처럼 원래 우리가 사는 세계는 복잡화하면서 획득하는 새로운 성질은 이를 분할, 단순화시킴에 의해 잃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살아있는 물고기를 해부해 조사한 후 봉합해 원래대로 돌리려해도 그 생명을 잃어 원래모습대로 되돌릴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 단순화시키며 잃어버리는 소중한 것들 많다그렇다면 만약 요소환원주의나 그 분석과 종합이라는 수법이 한계를 갖고 있다면 이같은 복잡계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가 ?마땅히 통찰이라는 수법을 사용해야 한다. 지금까지 과학분야에서는 이단시돼왔던 통찰이나 직감이라는 수법이 이러한 복잡계를 이해하는데 뛰어난 수법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최근 복잡계로서의 성질을 강하게 띠고 있는 시장을 이해하기 위한 시장조사나 시장분석이라는 방법이 한계에 부딪쳐 있다. 그러한 것이 「타운워칭」과 같이 직감적으로 시장을 파악하는 수법이나 프로듀서 등 감각적으로 소비자니즈를 파악하는 인재가 중시되는 이유인 것이다.이처럼 복잡계로서의 성질이 짙어지는 시장이나 사회를 이해하기위해서는 「통찰」이나 「직감」이라는 수법을 쓰는게 유용하다.그렇다면 이 시장이나 사회에 작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 작용에 있어 우리들이 이해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은 복잡계로서의 시장이나 사회는 자기조직성이나 자발적인 창의성을 갖는다는 점이다. 바꿔 말하면 자연에 질서나 구조를 형성하는 성질을 갖는다고 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애덤 스미스의 「신의 보이지않는손은」 시장질서의 창의성을 논한 것이다. 따라서 복잡계에 작용하기 위해서는 이 자기조직화와 창의성을 촉진하는 수법이 유효하다.예를들면 인트라넷의 도입에 따라 정보화된 기업이 당초 플랫조직을 실현하는 것도 그후 자기조직적으로 계층구조조직이나 권한분산체계가 생겨나는 것을 촉진하는 수법에 다름아니다.그렇다면 특히 이러한 시장 및 사회의 자기조직화와 창의성을 촉진하기위해서 어떻게하면 좋을까? 3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이다.시장 및 사회를 개방계(오픈), 비평형계(다이내믹), 자기가속계(포지티브 피드백)상태로 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자기가속계라는것은 예를 들면 붐이 붐을 부르고 히트가 히트를 부르는 상태이다.최근의 시장에 있어서 디팩트 스탠더드(사실상의 표준) 라는 현상이 주목되는 것도 이 자기가속계가 성립돼 있기 때문이다. 산타페연구소의 브라이언 아더의 수확체증이론도 시장에 있어서의 자기가속계를 논한 것에 다름아니다.그렇다면 시장 및 사회에 있어 이 자기가속계를 성립시키려면 어떻게하면 좋을까? 정보공유를 통해서 정보공명을 낳게하는 것이다.사실상의 표준의 성립, 붐이나 히트의 출현도 소비자가 서로 정보를 공유, 그 공유된 정보를 공명함에 의해 생기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통찰·직감 통해 시장·사회 현상 이해그래서 만약 우리가 이 공명을 낳고 자기가속을 일으켜 자기조직화를 하면 「미크로의 동요가 매크로의 대세를 지배」하게 된다.그것은 「비선형성」이라고 불린다. 복잡계의 또하나의 중요한 특성이다. 그리고 그 특성을 최대한 살려 활약하는 것이 안트레플레너(벤처기업가)에 다름아니다. 그로인에 복잡계의 시대인 21세기는단 한명의 기업가라도 시장이나 사회에 큰영향을 주고 활약할 수있는 시대인 것이다.그러나 기업가가 또 하나 이해해 두어야 할 게 있다. 그것은 복잡계로서의 시장은 「법칙이 바뀌고 바뀔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복잡계라는 것은 진화계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며 진화를 특징으로삼는 것이다. 그리고 복잡계로서의 성질을 짙게띠는 시장이나 사회에 있어서는 이 진화가 가속화된다. 그로인해 우리는 그 라이프타임 가운데에서 이 법칙의 진화와 조우한다. 예를들면 정보기술시장은 하드주도의 시장법칙에서 소프트주도의 시장법칙으로 진화하고,표준경쟁의 시장법칙에서 상호운용성의 시장법칙으로 진화해 간다.따라서 기업가는 현대시장에서 절대의 법칙이 없다는 것을 알고새로운 시장법칙이나 룰을 스스로 만들어간다는 발상을 하지않으면안된다. 그리고 또 한가지 기업가가 이해해두지 않으면 안되는 게있다. 그것은 「복잡계로서의 시장과 사회의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예측불가능성. 그것은 비선형성과 자기언급성을 가진 시장이나 사회의 근본적인 원리이다. 그러면 이 예측불가능성앞에서 우리는 어떤 행동원리를 취해야 할 것인가. 그것은 이미 앨런 케이가 언급한 바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것을 발명하는 것이다.』 예를들면 복잡계시장에 있어서는 시장예측이라고 하는 방관적 발상에는 한계가 있다. 이제부터 요구되는 것은 전략적인 시장창조의 발상이다. 복잡계시장이나 사회에 있어서절대법칙은 없고 또 미래는 한정돼 있지 않다.이로 인해 기업가에게 요구되는 것은 예술감각이다. 확실한 미래예측도 되지않고 배워야할 과거의 법칙도 없다는 상황아래서 현재에걸고 단 한번의 예술로써 선택과 의사결정을 행해가는 역량이다.복잡계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우리들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복잡계로서의 성질이 강한 시장과 사회에 있어 이러한 사고와 행동스타일을 전환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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