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서비스 개화…S/W 질로 승부

마이크로소프트를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업체로 키운 빌 게이츠회장이 컴퓨터에 처음 접한건 초등학교 시절이다. 육성회에서 어머니들이 아이들을 위해 컴퓨터를 들여놓자는 아이디어를 내 1960년대 말에 컴퓨터를 접하는 「행운」에 접했다. 물론 모니터가 있는 오늘날의 컴퓨터와는 크게 달랐지만 어린 게이츠의 호기심을 끌기엔 충분했다. 그는 친구들과 삼목놀이(서양식 오목)를 하며 컴퓨터와 친해졌다. 게이츠회장은 컴퓨터에 빠진 주요한 요인을 『컴퓨터가 제공하는 피드백 경험』이라고 그의 저서 에서 회고한다.어린이 컴퓨터교육은 수많은 한국의 빌 게이츠를 키워낼수 있는 가능성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어린이들의 컴퓨터교육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올초 교육부가 초등학교의 컴퓨터보급에 민간업체들도 참여할 수 있게 함에 따라 교육서비스 업체들이 PC 제조업체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교육전문기관등과 제휴해 어린이 컴퓨터교육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교육서비스는 초등학교에 멀티미디어 PC 뿐 아니라 컴퓨터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을 무료로설치해 주고 대신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수강료를 받는 사업이다.교육부는 올해 2천~2천5백개의 학교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학교당 3백명이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3만원씩 매달 1년간수업료를 지불하는 것을 계산하면 올 시장규모는 2천7백억원대라는추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초등학교만을 고려한 수치이고 유치원이나 중등학교까지 고려한다면 시장규모는 이보다 훨씬 커질 것이란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현재 한교원 솔빛 퓨처키즈등 40여개 업체가 컴퓨터교육서비스시장을 두고 격전을 벌이고 있다. 교육부가 계획을 발표한 이후 한달남짓되는 기간동안 4백여개 학교가 민간업체와 컴퓨터교육계약을 마쳤다. 교육부관계자는 『한 학교에 보통 3백~4백80명의 초등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서비스로 2천7백억 수업료 챙겨1994년부터 영어과목으로 초등학교 교육서비스사업을 해온한교원(대표 이태석)은 한글과컴퓨터 LG소프트 LGIBM등과 제휴해초등학교에서 멀티미디어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찬진의 초등학교 컴퓨터교실」이란 브랜드를 사용하는 한교원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컴퓨터교육을 실시하고 있다.이 회사는 컴퓨터의 사용법보다는 컴퓨터를 활용한 교육에 중점을두고 있다. 이를 위한 교육과정을 현직교사들과 함께 개발한 상태이고 다른 교과목과 컴퓨터교육을 연계하기 위해 초등학교 4, 5,6학년의 교과목도 CD타이틀로 개발해놓은 상태다. 한교원은 40여개학교와 계약을 체결했고 3백여개 학교와 교섭중이다.컴퓨터학원으로 출발한 퓨처키즈(대표 박승환)도 초등학교 컴퓨터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1학년에서 6학년까지 단계적으로 학습을 진행하는 퓨처키즈 역시 컴퓨터의 활용을 통해 컴퓨터를익히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젊은 예술가」란 과목의경우 인터넷을 통해 예술가에 대한 정보를 습득한뒤 이를 바탕으로 문서작성기와 그림그리기 프로그램을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방식이다. 전국 지사 30개를 통해 40개 학교와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8개교는 이미 수업에 들어간 상태.퓨처키즈는 초등학교뿐 아니라 유치원에서도 「언로케이션」이란프로그램으로 교육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15개 유치원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초등학교와 달리 한 유치원에 6대를 설치하지만 월고정비는 비슷하다는게 퓨처키즈측의 얘기다.덕윤에드코(대표 이성균)는 「컴퓨터토트」란 브랜드로 초등학교와유치원 탁아소를 대상으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4~7세의유치원생의 경우 그림일기를 만들고 그날 있었던 일을 기록하면서문서작성기와 그래픽 프로그램을 익히도록 한다. 32개 학교에서 교육을 진행중이고 전국에 지부는 13개가 있다.솔빛(공동 대표 문우춘·박현제)도 멀티미디어타이틀개발과 시스템구축노하우를 살려 「솔빛 애프터스쿨」이란 브랜드로 초등학교 컴퓨터교육에 나섰다. 솔빛은 위성을 이용, 중앙집중식 원격강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각각의 교실에는 보조강사가 어린이들의 학습을 돕고 있다. 솔빛관계자는 『컴퓨터교육은 그 자체로서 끝나는게아니라 다른 교과목에 직접 활용하면서 익히는게 효과적』이라며『컴퓨터 뿐 아니라 영어와 과학 등 기타 과목의 교육도 함께 다룰예정』이라고 밝혔다.이외에도 컴퓨터서당 한길교육정보 등 전국에서 40여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학교컴퓨터교육은 컴퓨터교육 서비스 시장 뿐 아니라 컴퓨터의 보급에 따른 파급효과도 대단할 것이란게 업계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학교 컴퓨터교육 파급 효과 커한교원의 이태석사장은 『학교는 무료로 컴퓨터교육시설을 확보할수 있어 좋고 학생들은 최신의 교육을 받을수 있어 좋은것 아니냐』며 『이로 인한 컴퓨터의 신규수요와 소프트웨어등 CD타이틀시장의 활성화까지 따지면 그 파급효과는 상상 이상의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따라 LG소프트, 삼성전자, 세광데이타테크, 아리수미디어, 삼우컴앤컴, 파스텔 등 CD타이틀업계에서는 초등학교 교과과정에 맞춘 교과타이틀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한 학교에 3백명씩 2천5백개학교가 참여한다고 보았을 때 75만명이 컴퓨터와 CD타이틀의 신규수요세력으로 떠오르게 된다는 것.민간참여 컴퓨터교육을 기획한 교육부 교육매체설비과의 김동옥 과장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반드시 2개 이상의 업체가 입찰에 응하도록 했고 결정은 학부모와 교사대표가 참여하는 운영위원회에서하도록 했다』며 『9백인 이하의 초등학교는 국가예산으로 컴퓨터를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업계관계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는 것은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제한 뒤 『어렸을 때부터 익숙한 프로그램과 브랜드는 관련제품의 장래수요에도결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강조했다.★ 컴퓨터와 '잘' 놀면 창의력 늘어요컴퓨터를 아이들에게 사줬다고 방치해선 곤란하다. 소프트웨어의활용여부에 따라 컴퓨터의 가치가 백배 만배 빛나기도 하고 고철덩어리만도 못한 애물단지가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아이들이 접할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주변관리용, 학습용, 게임용등으로 나눌수 있다. 주변관리용은 문서작성기나 그림그리기 일정관리 친구관리 등 학교생활등 주변의 일들을 관리하고 정리할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유아나 초등생은 성인용 프로그램보다 어린이용으로 나온 것을 사용하는게 좋다. 학습용 교육 프로그램은 성장단계별로 나와있다. 게임은 양날의 칼과 같은 존재다.한국교원대 백영균교수(교육공학)는 『컴퓨터를 처음 샀을 때는게임에 푹 빠져 학업을 게을리 할때가 있는데 이때는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거나 야단치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것등 비교육적인 것을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은좋지만 너무 억제하면 부모와 갈등요인이 돼 바람직하지 않다는것. 교육적인 프로그램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면서 게임에 빠져 있는시간을 조금씩 자연스럽게 줄이도록 이끄는게 필요하다.백교수는 『모든 아이들이 프로그래머나 전산전문가가 돼야 하는것이 아니므로 일상속에서 컴퓨터를 활용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즉 국어나 작문시간에는 문서작성기를 사용하고 미술시간에는 그래픽패키지를 이용하고 음악시간에는멀티미디어기기를 이용해 악기를 체험하게 하면서 컴퓨터를 생활속의 일부로 활용하도록 하는게 필요하다는 것.『컴퓨터만 샀다고 아이들의 전유물이 되게 방치하지 말고 가족이함께 즐길수 있는 매체가 되게 할 필요가 있다』는게 교육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회장의 말은 컴퓨터를 사준 많은 부모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장난감(컴퓨터)을 그냥 갖고 노는 것이 아니라 장난감을 변화시켰다.… 장난감에다 좀더 많은 기능을 덧붙이려는 충동은 아이들을창조적으로 놀게 하는 원동력이다. 그것은 창의력의 본질이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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